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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종료돼도 인플레이션 압력 지속된다

🌎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 4월 4주차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의 최신 경제 뉴스와 트렌드 분석

안녕하세요. 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2월 말 개시한 대이란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세계 경제는 상당 기간 동안 인플레이션 위험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이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이 해협은 석유와 천연가스 외에도 비료, 헬륨, 알루미늄 등 중요한 원자재들이 공급되는 통로이기도 하다. 중요한 원자재 통로의 흐름이 막히면 세계 경제는 타격을 입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치솟게 된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가공식품과 서비스 요금,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며 물가 상승세가 고착화되는 ‘2차 파급 효과’를 통해 근원 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럴 경우 중앙은행은 경제 성장률 하락을 감수하더라도 물가를 잡기 위한 긴축 정책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세계 경제는 과거 오일 쇼크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인플레이션+경기 침체)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제2의 수에즈 모멘트’
이란이 이번 전쟁의 경험을 토대로 호르무즈 해협을 무기로 삼아 세계 경제를 인질로 삼을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될 경우, 미국에게는 ‘제2의 수에즈 모멘트’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수에즈 모멘트란 과거 1956년 수에즈 위기 당시 영국이 미국과 국제 사회의 반대 속에 군사 개입을 시도하다 실패하여 제국의 위신이 추락한 사건을 일컫는다.[1]
언론을 통해 이란 전쟁 발발 과정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한 사전 계획이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고 해협의 완전한 개방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연료비 등 필수품 가격이 상승하자, 트럼프 정부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 이미 미국 내 여론조사는 오는 11월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2]
이란 전쟁의 여파는 미국의 위신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다. 세계 경제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현재 석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차질은 1970년대 1·2차 오일쇼크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가스 공급 감소를 합친 것보다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세계 경제가 석유와 천연가스 모두와 관련된 위기를 겪은 경우는 처음이며, 전시에 에너지 생산 시설이 피해를 입으면서 발생한 위기도 전례가 없다.[3]
IEA는 4월 석유시장보고서(OMR)에서, 이란 전쟁으로 인해 공급 부족과 높은 가격이 지속됨에 따라 수요 파괴 양상이 나타나 올해 세계 석유 수요가 일일 1억 430만 배럴로 전년대비 일일 8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 2분기에 수요 감소량은 일일 150만 배럴에 달할 것을 보이는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한 석유 수요 감소 이후 최대 규모이다. 전쟁 발생 직후인 3월에 세계 석유 공급은 일일 9,700만 배럴로 1,010만 배럴 감소해,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12개 회원국과 그 외 11개 주요 산유국을 합친 OPEC+의 산유량은 일일 4,240만 배럴로 940만 배럴 줄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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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세계 석유 수요

출처: IEA OMR(2026 Apr), 딜로이트 인사이트

역사상 최악의 석유 공급 충격 속에 3월 국제 유가는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정제업체들이 중동 화물 대체 조달에 나서면서 현물 벤치마크 및 스프레드는 선물시장을 크게 상회했다. 일례로 북해산 브렌트유 현물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르면서 전쟁 직전 수준보다 60달러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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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미국 이란 공격 이후 국제유가 변화

출처: 한국석유공사, 딜로이트 인사이트

전쟁이 끝나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더라도 폐쇄되거나 손상된 석유 및 가스전을 재가동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일부 유전은 6개월 안에 가동될 수 있지만, 다른 유전은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카타르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라스 라판 LNG 단지 복구에 최소 3년, 최대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1,280만 톤의 LNG 생산이 가동 중단되는 셈이며, 나아가 카타르 콘덴세이트 수출량이 24% 감소하고 액화석유가스(LPG)는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헬륨 생산량이 14% 감소하고, 나프타와 황 생산량도 각각 6%씩 감소할 전망이다.[5]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4월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 때문에 세계 원유 생산량이 중동 지역에서 3월 한 달간 일일 750만 배럴 감소했으며, 4월에는 일일 910만 배럴, 5월에도 일일 670만 배럴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EIA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점진적으로 재개된다는 가정 하에, 올해 말에는 원유 생산량이 전쟁 이전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6]
이에 따라 EIA가 제시한 단기 원유 가격 전망에 따르면, 브렌트유(Brent)는 2026년 2분기에 정점을 지나 4분기까지 배럴당 88달러 아래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84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6년과 2027년 평균 원유 가격 예측 수치는 3월 전망 보고서에 비해 각각 20%, 18% 상향 조정했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4월에 갤런당 4.30달러에 접근하며 정점을 지났으며, 올해 평균 3.7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적인 경유 공급 부족 현상 등으로 미국 주유소의 경유 가격은 4월에 갤런당 5.80달러로 최고치를 찍었으며 연간 평균 4.80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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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EIA의 원유 가격 전망

출처: EIA STEO(2026 Apr), 딜로이트 인사이트

이러한 원유 가격 전망에 대해 EIA는 여러가지 변수 때문에 불확실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선 예측 모형을 가동하려면 호르무즈 해협 폐쇄 기간에 대한 가정을 세워야 하는데, 해협 폐쇄로 인해 생산이 중단되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이러한 중단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또한 사실상 해협이 폐쇄된 적이 없었던 만큼, 해협이 개방 후 어떤 모습일지도 예상하기 어렵다. EIA는 석유 생산량이 완전히 회복되려면 수개월이 걸릴 것이며, 모형 분석에 따르면 변수들이 해결될 때까지 연료 가격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7]
지정학적 에너지 충격, 가격 민감도 2배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고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완만하게 상승한다는 가정 하에 올해 세계 경제(GDP) 성장률이 1월에 제시했던 3.3%에서 3.1%로 하향 조정되었다. 전쟁이 아니었다면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4%로 상향 수정될 예정이었다.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기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기존 3.8%에서 4.4%로 0.6%포인트 상향 수정됐다.[8]
앞서 3월 하순에 선진국 중간 경제 전망을 내놓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전쟁으로 인한 급등한 국제유가가 올해 중반에는 진정될 것이라는 전제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작년 말에 제시한 수준으로 유지했다. 하지만 주요 20개국(G20) 인플레이션율은 4.0%까지 작년 말 예상치(2.8%)보다 1.2%포인트나 크게 뛰어오를 것으로 내다봤다.[9]
이들 국제 기구는 지난해 세계 경제가 미국 관세 부과로 인한 무역 차질과 정책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회복탄력성을 보였고, 이러한 회복세가 2026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해 이러한 성장세가 멈췄고, 이제는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에너지 집약적 상품 및 서비스 비용을 증가시키고, 공급망을 교란하며, 물가상승률을 높이고, 구매력을 약화시킨다. 또한 기업과 노동자들이 손실을 만회하려는 시도 속에 이러한 영향이 증폭될 수 있으며, 특히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임금-물가 상승의 악순환이 심화될 수 있다. 그 결과 거시경제 위험이 높아지고 긴축 통화정책이 예상되면 금융시장의 급격한 가격 재조정이 촉발될 수 있다. 자산가치 하락, 위험 프리미엄 상승, 자본유출 증가, 달러 강세 등을 통해 금융 여건이 경색되고, 총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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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전쟁의 지속 기간과 규모에 달린 세계 경제 전망

출처: International Monetary Fund(2026 Apr.), 딜로이트 인사이트

IMF는 기본 전망이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고 올해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19% 정도 완만하게 상승한다는 가정 하의 도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장기화되고 석유 시추 및 정제 시설에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할 경우, 세계 경제가 받는 타격은 더욱 심화되고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에너지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오르고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며 금융 여건이 다소 악화되는 ‘부정적 시나리오’의 경우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2.5%로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율은 5.4%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에너지 공급 차질이 내년까지 지속되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현저하게 불안정해지며, 금융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는 ‘심각한 시나리오’에서는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모두 2%로 떨어지고, 인플레이션율은 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10]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충격으로 석유 생산량이 1% 감소하면 유가가 약 11.5% 상승하며, 가격 민감도가 기존 공급 충격 대비 약 2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충격 초기에는 생산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재고가 단기적으로 감소하나, 이후 불확실성에 대비한 예비 수요로 재고가 늘어나고 이 과정에서 경제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인식이 확대되며 유가 변동성이 증가한다. 또한 산업 생산은 시차를 두고 감소하는 반면 물가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승한다. 특히 에너지 재고가 부족하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산업 생산 감소와 물가 상승이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11] 
월가의 괴리 현상과 투자자 기대
중동 전쟁 종료와 향후 전망이 오리무중인 가운데, 미국 월가에서는 주식과 채권 시장의 괴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시작되자마자 미국 증시의 S&P 500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중동 전쟁이 발생하기 전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반면, 원유 선물 가격과 국채 수익률은 고점에서는 크게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쟁 발발 이전에 비해서는 훨씬 높은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주식 투자자들은 마치 전쟁이란 없었던 것처럼 환호하고 있지만, 채권 및 원자재 상품 투자자들은 아직도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우려하고 있어 시장 간 괴리가 특징적이다.
3월 말까지 S&P 500 지수는 전쟁 이전 수준보다 약 8% 하락했는데, 전쟁의 잠재적인 부정적 영향에 대한 광범위한 불안감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월 7일 2주간의 휴전을 발표한 후 4월 22일까지 S&P500과 코스피는 각각 12.5%, 18.5%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하지만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배럴당 107달러 선에서는 후퇴했지만 여전히 100달러 선을 넘고 있어 전쟁 전과 비교할 때 40%나 오른 상태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3%를 넘었다가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전쟁 직전보다 30bp 이상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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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이란 전쟁 이후 금융시장 변화

출처: S&P, ICE, U.S. Treasury, 딜로이트 인사이트

이는 많은 투자자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가 더욱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미국과 이란이 최종적인 평화 협정을 체결하더라도 세계 경제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되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주요 정책 당국자와 민간 경제학자들도 전쟁이 끝난 후에도 인플레이션 충격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인들에게 부담을 줄 것이라고 경고한다.
CME그룹의 페드워치툴(FedWatchTool)에 따르면 전쟁 전까지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최소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79%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재는 그러한 기대 비율은 5% 미만까지 떨어졌다. 선물 투자자들은 12월 말까지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기대를 70% 이상 반영 중이며, 한 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이 26% 정도로 보고 있다.[12]
미국 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가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작년에는 관세 수입이 급증하면서 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되기도 했지만, 올해 2월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상당 부분이 불법이라고 판결하고 이란 전쟁으로 군사비 지출 증액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재정 적자 전망은 악화되고 있다. 재정 적자가 커지면 정부는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부채를 발행해야 하므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고 수익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전쟁 종료와 기업 실적 기대감에 따른 주식 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 기업들이 갈수록 마진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는데, 중동 전쟁으로 인해 우려가 현실화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투입 비용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러한 비용을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들
이란 전쟁이 촉발한 인플레이션 압력은 전쟁이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지속되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인들에게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은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상승한 것이 관찰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노동통계국의 발표에 따르면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3%로 올라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주로 휘발유 가격 급등에 기인한 것이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란 전쟁이 시작될 당시 갤런당 2.98달러였던 휘발유 가격은 한때 4.30달러까지 접근한 뒤 4월 16일 현재 여전히 주간 평균으로 4달러 선을 넘고 있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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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미국 휘발유 가격 변화(’26.4.16 현재)

출처: AAA, 딜로이트 인사이트

농업부터 트럭 운송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의 핵심 연료인 디젤 가격은 전쟁 발발 이후 갤런당 3.76달러에서 5.59달러까지 급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인 2022년에 기록했던 최고치인 5.82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조셉 가뇽 선임 연구원은 "연말이 되면 체감 물가가 예상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더라도 연말까지는 연초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14]
전쟁 직후 소비자 물가 급등은 주로 주유소 연료 가격 상승에 기인했지만, 이것이 경제의 다른 영역에 파급되는 2차 영향은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분쟁이 장기화되고 에너지 가격이 높은 상태로 유지될수록 기업들이 가격 책정에 고비용의 에너지 투입 비용을 반영하면서 이러한 높은 가격이 다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진다"고 경고했다.[15]
그는 중앙은행이 일시적인 석유 공급 충격의 영향은 경시하는 편이지만,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인플레이션과 미국 경제 성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고 이것이 지난 3월 17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고 시인했다.
3월 물가 지표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3월분은 4월 하순 발표 예정인데, 지난해 11월 2.8%에서 상승하며 2월에 기록한 3%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팬데믹 이후 물가 급등으로 5.6%를 돌파했던 근원PCE 물가지수는 작년 4월까지 2.6%대로 하락했지만, 이후에는 계속 반등하는 양상이다.[16]
월러 이사는 3월 CPI에서 에너지 부문은 10.8% 급등했고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까지 고려하면 3월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약 3.5%, 근원 물가 상승률은 약 3.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기간 휘발유 가격은 18.9%, 디젤유 가격은 44.2%나 급등했다. 연료비의 영향을 받는 운송 서비스 비용은 3월에 전년동기 대비 4.1% 상승했다.
그는 최근까지 국제유가 선물 가격과 전반적인 주식 시장은 전쟁이 지속되고 해협이 폐쇄된 상태로 유지되며 생산 및 운송 차질로 에너지 가격이 높게 유지될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한 전쟁이 장기화되고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수록 기업들이 높은 에너지 투입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게 되면서 이러한 고가 현상이 다른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인플레이션 우려는 4월 미시간대학교의 소비자심리지수가 11% 하락한 47.6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주된 요인이었다. 미국인들은 향후 1년간 물가가 4.8%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한 달 전의 3.8%보다 대폭 상승한 수치이다.[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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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이런 전쟁 후 기대인플레이션 급등

출처: University of Michigan, 딜로이트 인사이트

이미 미국은 항공유 가격이 두 배로 오르면서 항공사들의 비용이 증가했고, 이에 따라 항공권 가격도 인상되었다. 미국 농업연맹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30% 이상 상승한 질소 비료 가격은 올해 하반기 식료품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연료비 상승으로 인한 운송비 상승으로 소비재 업계는 몇 달 안에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물가 상승 억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물가 사태는 정치적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가 상승 때문에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로 하락했으며, 올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입지를 약화시킬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소득이 낮은 소비자들이 연료비 지출 비중이 더 높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충격에 더욱 심각하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생산에 천연가스로 만든 비료가 필요한 식품을 비롯한 다른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석유는 립스틱부터 골프공까지 모든 것을 만드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결국 이러한 제품들의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운송비 상승은 식료품, 의류 및 기타 필수품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 앞으로 수개월 내에 이러한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식품 가격은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뒤 약 3~6개월 정도가 지나면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물가가 상승하면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 능력은 감소한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3월 평균 주간 소득은 0.9% 감소했다. 실질 임금 상승률 둔화는 소비자의 가처분 소득 감소로 이어져 상품 및 서비스 수요를 약화시키기 때문에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상대적으로 완만한 식품 및 임대료 물가 상승은 지난 1년간 높은 물가 상승률로 어려움을 겪었던 저소득 가구에게는 다소 다행스러운 소식이었지만, 소비자들의 비관적인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기업은 제품 가격을 올리는 데는 빠르지만, 내리는 데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향이 있다. 이미 다수 기업이 공급업체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SM의 3월 서비스가격 지수는 7.7%포인트 상승한 70.7을 기록하며 2022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업들은 결국 이러한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고객에게 전가하여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수 있다. 
'높은 물가, 단기 성장률 둔화, 고용 창출 부진'
주요 경제전문가들은 이란 전쟁이 경제 성장과 물가, 고용을 모두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따라 전쟁 이후 미국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월 3일부터 9일까지 실시한 최신 분기별 서베이 결과, 경제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단기 성장 둔화, 그리고 고용 창출 부진을 예상했다. 또한 이러한 미국 경제 전망의 주된 역풍으로 전쟁이 끝난 후에도 높은 유가가 지속될 가능성을 꼽았다.[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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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미국 원유선물(WTI) 가격 전망

출처: FactSet (실제), WSJ 서베이(전망), 딜로이트 인사이트

조사 결과 경제전문가들은 향후 12개월 내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을 33%로 예상했는데, 1월 조사 당시 27%에 비해 높아진 수치다. 또한 유가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경기 침체 가능성이 50%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봤다. 일부 전문가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125달러 이상으로 상승하여 1년 이상 유지될 경우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봤고, 다른 전문가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 유가가 8~10주 동안 지속될 경우에도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19]
전문가 서베이 결과 WTI 가격은 올해 연말에 배럴당 79.66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4월 7일 기록한 단기 고점 112.95달러 대비 약 30% 하락하는 것이다. 유가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PCE 물가지수 기준으로 연말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9%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1월 조사 때 2.6%에 비해 높아진 것으로,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여파가 상당한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조사에 참여한 경제전문가들은 이란 전쟁 전까지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는 양호한 성장 추세를 보였지만, 2분기와 3분기부터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4분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2%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올해 4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1월 조사 때의 2.2%보다 낮아진 것이다. 

[1] Harold James, “Donald Trump’s Suez Moment,” Mar. 25, 2026

[2] The Economist, “Our midterms forecast predicts pain for Donald Trump,” Apr. 21, 2026

[3] Financial Times, “Iran war is the greatest threat to global energy ‘in history’, warns IEA,” Mar. 20, 2026

[4] International Energy Agency(IEA), “Oil Market Report - April 2026”, Apr. 14, 2026

[5] Reuters, “Exclusive: Iran attacks wipe out 17% of Qatar’s LNG capacity for up to five years, QatarEnergy CEO says,” Mar. 19, 2026

[6]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EIA), “Short-Term Energy Outlook, April 2026”, Apr. 7. 2026

[7] Ibid.

[8] International Monetary Fund(IMF), “World Economic Outlook: Global Economy in the Shadow of War”, Apr. 14, 2026

[9] OECD, “OECD Economic Outlook, Interim Report March 2026”, Mar. 26, 2026

[10] IMF, op. cit.

[11] CEPR, “The Effects of Geopolitical Oil Price Shocks”, Apr. 12, 2026.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최신 해외학술 정보(제2026-7호, 2026.4.17)”에서 재인용

[12] CME Group, “FedWatch Tool”, Accessed Apr. 23, 2026

[13] AAA, “Drivers See Small Break as Gas Prices Tick Lower,” Apr. 16, 2026

[14] Financial Times, “Impact of Iran war will hurt US even after conflict ends, economists warn”, Apr. 19, 2026

[15] Christopher J. Waller, “One Transitory Shock After Another”, Apr. 17, 2026

[16] U.S. Bureau of Economic Analysis, “Personal Income and Outlays, February 2026”, Apr. 9, 2026

[17] University of Michigan, “Surveys of Consumers: Preliminary Results for April 2026”, Apr. 10, 2026

[18] The Wall Street Journal, “The Cost of War: How Economists Predict the Economy Will Fare,” Apr. 15, 2026

[19] Ib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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