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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공습과 정권 교체로 새해를 개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뒤이어 그린란드 점령을 위한 전투를 마무리하기 위해 스위스 다보스를 찾았다. ‘대화의 정신’(A Spirit of Dialogue)를 주제로 개최한 제56차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 연례 회의(‘다보스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세계주의적 사고방식이 재앙이라고 밝혀온 그는 현상유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면으로 맞서 싸우러’ 가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1]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연설을 통해 ‘미국의 핵심 국가 안보 이익을 지키고 미주에 대한 위협을 막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에’ 그린란드에 대한 소유권을 미국이 가져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면서도, 군사력을 사용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확실히 그는 대화(협상)를 통해 그린란드에 대한 ‘영구적’ 권리를 확보하는 틀을 수용했다. 이는 분절되고 긴장이 높은 세계 정세 속에서 다양한 지역 및 산업 이해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진솔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난제에 대한 공동 대응을 모색하자는 다보스포럼의 정신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2]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길고 장황한 다보스 연설을 마친 지 몇 시간 만에 미국이 역사적으로 다른 많은 영토를 획득해 온 것처럼 덴마크에게서 그린란드를 획득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즉각적인 협상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덴마크는 물론 유럽 동맹국들의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어서, 앞으로 대화의 정신이 잘 지켜질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2026년 다보스포럼과 트럼프 대통령의 현장 행보를 통해 세계적 질서의 전환기적 특징과 위험요인을 짚어 본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야욕과 대서양 동맹의 재구성
미국 정부가 나토(NATO) 동맹국 덴마크의 영토인 그린란드를 획득하려는 움직임은 대서양 동맹을 혼란에 빠뜨렸다. 1951년 그린란드 방위 협정을 통해 미국은 그린란드에 군대를 배치할 권한이 있고, 덴마크와 나토는 미국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미국은 자국 영토로 복속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린란드에 굳이 주권을 가지지 않더라도 더 많은 군사 기지를 확보하고 병력 주둔을 늘릴 수 있다. 더 많은 정보 공유와 안보 확대도 중요한 광물 자원을 확보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그런데도 영토를 소유하겠다는 것은 그린란드인과 덴마크, 그리고 유럽과 NATO에게 넘은 수 없는 한계선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에 관세 무기를 들었다가 내려놓고 무력 사용을 배제하면서 은근히 무력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내비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명시적으로 미국은 그린란드가 러시아와 중국 등의 위협에 노출되었다고 보고 북극과 자국 안보를 이해 그린란드를 소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린란드 안보를 지키겠다는 약속은 실제로 미국 국토가 된다면 더욱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실상 나토에 대한 미국의 집단 안전 보장 약속이 실제로는 생각보다 약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그는 그린란드 문제에 대한 유럽의 협조 여부를 거듭 나토의 미래와 연결시키면서, 유럽인들이 미국의 보호에 감사하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미국이 나토 동맹 비용을 거의 100% 부담했다는 허위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초에 뉴욕타임스(N.Y. Times)지와 가진 장시간 인터뷰에서 왜 그렇게 그린란드가 중요하냐는 질문에 대해 “성공하기 위해 심리적으로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며, “소유권이 임대 계약이든 조약이든 단순히 문서에 서명하는 것으로는 얻을 수 없는 것들, 즉 기반을 제공한다”고 대답했다.[3]
주목할 점은 그가 법률에 어긋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도덕성만이 해외에서 미군의 무력 사용과 같은 권력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제약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을 줄곧 제기하는 것이 회자되기는 하지만, 본질은 대서양 동맹과 나토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 자신의 주장에 근거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대로 된다면 대서양 동맹은 해체되고 새로운 질서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의 남은 임기가 3년이라는 것과, 미국이 독립적인 주와 사법부, 연방 체제와 이를 구성하는 민주적이고 자유주의 선거의 기반을 가진 나라라는 것이다.
미국 정부가 그린란드를 장악하려는 결의는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초래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는 동시에 미국 달러화 가치와 주가지수가 하락했다. 주식·채권·통화 가치가 동시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는 보통 민감해진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떨어지거나 외국인 자본이 급격히 유출됐을 때 나타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놓고 대서양 동맹국들에 대한 관세 부과 시도를 철회하고, 협상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겠다고 물러서자, 투자자들은 다시 환호했고 주식·채권·통화 가치가 동시에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그린란드 소유권에 도전한 유럽 국가들에 대해 새로운 관세 부과 위협을 철회했고, 유럽연합(EU)은 작년에 미국과 체결한 무역 협정의 이행을 연기했다. 이러한 새로운 관세 위협은 앞선 무역 협정의 의미와 최종 성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무엇보다 국가 비상사태를 근거로 시행되는 미국 관세 부과 정책의 합법성에 관한 미국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남아 있기도 하다. 그린란드 관련 관세 부과 시도는 법원이 불법 판결을 내리면 실패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뤼테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한 뒤 그린란드를 포함한 북극 지역 전체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이 도출됐다고 밝혔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시장의 혼란과 유럽의 저항이 결합되고 국내적 비판이 고조되자 그린란드에 대한 무력을 사용한 점령 계획을 철회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대서양 동맹 관계는 위험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다보스포럼 행사장에서 유럽을 비판한 뒤 야유를 받았다.[4]
이런 점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다보스 연설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캐나다인들은 우리의 지리적 위치와 동맹 소속이 자동으로 번영과 안전을 가져온다는 오래된 편안한 가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가 전환이 아니라 단절 한가운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견국가들이 이러한 단절에 대응하기 위해 단결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 패권을 중심으로 한 세계 질서는 허구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유엔(UN)과 세계무역기구(WTO)와 같은 다자주의 질서의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강한 자는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약한 자는 해야 할 일을 한다"는 투키디데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캐나다와 같은 국가들은 강대국의 강압을 피하기 위해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가 예정된 시점에 카니 총리는 중국 시진핑 주석과 만나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선언하는 등 미국의 압박을 우회하는 다각화 전략을 통해 관계 재설정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5]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서(NSS)와 돈로주의(Don-Roe Doctrine) 선언에 비추어볼 때 연초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개입과 이란 공격 위협 그리고 그린란드 점령 움직임은 이러한 계획의 구체화를 위한 실행으로 보인다. 이는 2026년을 세계 지정학적 질서의 전환기로 자리매김할 것이며, 최대 위험 요인이다.[6]
‘대화의 정신’ 강조는 ‘단절의 징후’
1971년 소규모 기업인들의 모임인 ‘유럽경영심포지엄’으로 출발한 민간 재단은 1973년 주제를 세계로 확대하고 1981년부터 다보스에서 포럼을 개최하기 시작했다. 1987년에 ‘세계경제포럼’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50년 넘게 정치, 경제, 문화, 언론, 종교, 시민사회 기구의 지도자들을 초대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국제 정상회담 규모로 성장한 민간 회의이다.
사진 출처: WEF/Mattias Nutt
다보스포럼은 해당 시기의 쟁점을 다루기 위한 큰 주제를 제시하고 있는데, 우리가 크게 주목하게 된 것은 2016년 ‘제4차 산업혁명’이란 주제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는 마케팅 요소가 강했지만, 시대를 압도하는 유행어가 됐다. 2018년 ‘균열된 세계에서 공동의 미래 창조’란 주제는 기술 혁명과 더불어 ‘미중 경제 전쟁’이란 당시 세계 지정학적인 과제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앞서 포럼은 초대받은 사람만 참석하는 배타적인 특징 때문에 부자들의 잔치 혹은 신자유주의적 질서에 편승하는 엘리트의 축제라고 비판을 받았지만,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삼은 2016년 이후부터는 기술과 더불어 지속가능성, 지정학적인 변화와 협력 주제를 결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다보스포럼의 개최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도 나왔다. 행사 규모가 너무 커지기도 해서 좀더 넓고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옮기고, 지나치게 엘리트 중심적이란 비판에 대응하여 참여 대상과 방식도 개방적으로 바꾸자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다보스가 외지고 노후화되기도 했지만 고급 휴양지가 행사의 이미지와 연결되어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전이 공식적으로 논의되는 것은 아니며, 다보스의 상징성과 스위스 측의 반대로 인해 개최지 변경이 아니라 ‘재창조’(reinvention) 의견도 제기된다.[7]
2019년 주제가 ‘세계화 4.0: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구조 형성’이었고, 2020년은 ‘결속력 있고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이해관계자들’로,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준다. 2021년 행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취소되고 2022년과 2023년 그리고 2024년은 ‘전환점에 선 역사’, ‘분절화된 세계에서의 협력’, ‘신뢰의 재구축’을 다룬다. 2025년에는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지능형 시대를 위한 협업’(Collaboration for the Intelligent Age)을 주제로 삼았지만, 올해는 ‘대화의 정신’(A Spirit of Dialogue)이란 보다 모호한 주제가 등장했다. 공식 주제가 ‘대화’이고 다른 곳에서는 불가능한 대화를 나눌 기회를 제공하는 장은 분명하지만, 현실은 미국의 일방주의적 공세 속에서 국제 협력이라는 본질이 훼손되는 ‘단절’ 상황이다. 올해 다보스회담의 의제는 시작하기도 전에 실패할 운명처럼 보인다.
당초 다보스포럼의 취지는 지도자들이 공통의 과제에 맞서고 미래를 정의할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열린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개방성과 협력의 정신 위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올해 포럼의 하위 주제는 ‘경쟁이 치열한 세계에서의 협력,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 인재 투자, 혁신의 책임 있는 활용, 지구 한계 내에서의 번영 구축’이라는 다섯 가지 핵심적인 글로벌 과제를 제시한다.
올해 5대 핵심 의제에 숨은 의미
시대적 과제 혹은 상징성을 드러내는 메인 테마에 비해 하위주제인 5대 핵심 의제는 고민되는 현실적인 과제를 좀더 잘 보여준다.
먼저 경쟁이 더욱 치열한 세계에서 협력이란 의제는 전례 없는 지정학적 긴장과 지경학적 분절화에 직면한 현실을 드러낸다. 이러한 현실은 다자간 협력 메커니즘, 즉 규칙에 기반한 세계 질서의 해체와 함께 이전에는 당연시했던 규범과 동맹 관계의 변화 그리고 신뢰의 약화를 유발한다.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양극화는 이러한 질서의 변화를 부추기는 요인들 중 하나이다. 이러한 어려운 현실은 새로운 협력 메커니즘을 절실하게 요구한다.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과 인재 투자 그리고 혁신의 책임 있는 활용이란 세 가지 의제는 모두 AI 기술에서 파생되는 것으로, 경제의 생산성 증대, 인력의 리스킬링 및 회복탄력성 요구, 기술의 윤리와 규제 문제 극복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첨단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 성장세가 계속 둔화되고, 특히 지역별 계층별 양극화가 확대되고 있는 점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것은 AI가 가져올 생산성 증대 효과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보여준다. 생성형 AI 사용자 증가세는 폭발적이었지만, 이것이 얼마나 빠르게 업무와 일상생활을 변화시킬 것인지는 미지수다. 이는 곧 현재의 AI 투자가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거품이 되면서 커다란 붕괴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AI 거품’ 우려와 직결된다.
또한 미래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AI 등 기술 변화와 인구구조 변화 그리고 녹색 전환 등의 요인에 따라 2030년까지 일자리의 4분의 1이 변화되고 현재 업무 능력의 39%가 쓸모 없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인재의 리스킬링은 물론 인력의 탄력적 운용을 위한 투자가 중요하다.
AI와 생명공학, 양자 컴퓨팅 등 첨단 기술 혁신을 좀더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게, 또한 보다 광범위하게 배포하기 위해서는 주요 기술 간의 융합과 함께 윤리적 모델 구축이 필요하며, 나아가 기술 혁신을 뒷받침하는 에너지 수요 충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해결 방안의 도출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구 한계’ 내에서 번영이란 주제는 환경 보호와 경제 성장의 양립 가능성을 그 한계 내에서 고민하려는 것이다. ‘지구 한계’란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보존해야 하는 영역들을 지구시스템과학적으로 제시한 개념이다. 인간 생존에 필수적인 9개의 시스템 중 이미 7개가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한계 내에서 순환 경제와 재생 경제, 포용적 접근방식을 통해 지구 자원을 고갈하거나 사람들을 소외시키지 않고서도 장기적인 번영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보스포럼은 자연 친화적인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이 2030년까지 연간 10조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제출했다.
한편, 이번 다보스포럼은 ‘블루 다보스’란 기치를 내세우고 있다. 2026년이 '물의 해’이기도 한데, 이미 세계는 물 순환의 불균형에 직면해 있으며 이것이 삶과 생계에 영향을 미치고 경제적 번영을 저해하고 있다는 관점에서 제시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다보스포럼은 푸른색을 테마로 다양한 행사와 발표가 진행됐다. 해양에서 담수에 이르기까지 수생태계가 세계 안정, 무역, 생계, 식량 시스템 및 기후 회복력에 미치는 중요한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다.
경제 전망 ‘개선’ 속 AI ‘경계’
세계 경제 성장률은 계속 둔화되고 있지만, 주요 전문가들의 경제 인식은 지난해 4월 미국 관세 정책 개시 시점에 비해서는 개선되고 있다.
올해 다보스포럼 개최와 함께 공개된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서베이 결과, 주요 경제학자의 53%가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약화될 것, 28%는 변화가 없을 것, 19%는 경제가 강화될 것으로 각각 예상했다. 여전히 글로벌 경제 전망은 부정적인 쪽에 기울어 있지만, 지난해 9월 조사 결과 약화될 것이란 의견이 72%에 달한 것과 비교해 보면 심리가 개선됐다. 조사 결과는 1년 단기 경제 전망과 더불어 성장, 정책 및 투자를 좌우하는 심층적인 구조적 변화를 포함하는데, 특히 단기 전망이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8]
경제 전문가들은 AI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AI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낙관론과 함께 투자 붐을 지속시켜왔지만 이로 인한 자산가치 과대평가 위험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경제 전문가들 과반수는 AI로 인해 미국 경제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중국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의견도 42%에 달했다. 이러한 기술 진보에 따라 2년 내에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란 의견 비중은 72%에 달했으며, 과반수(52%)가 1년 안에 미국 증시에서 AI 주식 가치가 하락하여 세계 경제에 단기적(59%)이지만 광범위한 영향(74%)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관세에 대한 세계 경제의 회복력에도 불구하고 한계는 드러날 것으로 보이며, 공공부채 증가와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높다고 본다.[9]
국제통화기금(IMF)의 피에르-올리비에 고란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의 하방 위험이 더 크며, 이는 성장 동력이 미국 기술 부문과 주식시장 호황 등 몇몇 소수의 동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AI가 생산성과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호황이 급격하게 역전되어 혼란이 발생한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다만 그는 AI 자산은 과거 닷컴 버블 당시와 같은 시장 과열 수준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10]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는 AI가 기술 및 대기업과 선진국 경제권을 넘어 더욱 널리 사용되지 않으면 투기 거품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AI가 거품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확실한 지표는 기술 발전으로 다른 분야의 기업들이 아닌 기술 기업들만 혜택을 보는 경우라고 지적했다.[11]
그림 1. 경제 전문가들의 AI 자산 전망
출처: World Economic Forum Chief Economists' Outlook(January 2026)
최고 위험요인: 단기 ‘지경학적 대립’, 장기 ‘극한 기후’
다보스포럼이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위험 보고서’(The Global Risks Report) 2026년 판은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평온한 세계를 예상하는 지도자나 전문가 비중은 1%에 불과했다.[12]
세부적인 특징은 지경학적인 대립(geoeconomic confrontation)이 향후 2년간 단기 최대 위험으로 부상하는 등 경제적 지정학적 위험이 일제히 순위가 높아지는 동시에 환경 위험 순위가 대부분 낮아졌다는 것이다.
단기 위험 순위에서 상위 10대 위험 순위 외에도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위험이 각각 8계단 상승한 11위와 21위를 차지했고 자산거품 붕괴 위험이 7계단 상승한 18위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환경 오염 위험이 3계단 내려간 9위에, 지구 시스템의 중대한 변화 위험이 7계단 하락한 24위에, 생물다양성 손실 및 생태계 붕괴 위험과 생물학적 화학 및 핵무기 위험은 각각 5계단 내려간 26위와 28위를 기록한 것이 눈에 띈다.
이에 비해 10년 장기 최대 위험은 여전히 극한 기상 현상 등 환경 위험과 허위정보 AI의 부정적 결과, 사이버 보안 등 기술적 위험,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 등 사회적 위험이 차지했다. 10위 내에 경제 및 지정학적 위험은 없었다.[13]
그림 2. 장단기 10대 글로벌 위험 순위(2026년 보고서)
출처: World Economic Forum The Global Risks Report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