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의 최신 경제 뉴스와 트렌드 분석
|
안녕하세요. 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
|
새해를 맞으면 모든 경제 주체들은 올해 전망을 내다보며 사업 및 투자 전략을 점검하고, 기존 포트폴리오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그런데 전망이란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모든 보고서의 행간에는 빠져나갈 구멍이 있는데, 그건 바로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이다. 계획이란 예측하지 못한 변수에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초(목표와 전략 및 전술)를 세우는 것이지, 무조건 따라야 하는 원칙 같은 것이 아니다.[1]
‘불확실성’이 상수가 되어 버린 세계에서는 이렇게 유명한 경구조차 무의미할 지경이다. 과거 국가 연구개발 프로젝트나 초대형 사업 전약에서나 사용하던 ‘시나리오 플래닝’(scenario planning)이 유행하는 것은, 알 수 없는 변수나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다방면의 순차적 계획을 수립해 위기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민첩성과 회복탄력성을 갖추려는 것이 주된 이유다.[2]
연초부터 미국은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강제 축출하고, 그린란드를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했다. 또한 미국 법무부와 검찰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형사 기소 움직임을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산하기구 31개와 비(非) 유엔기구 35개에서 미국이 탈퇴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이들 기구 중 다수가 미국의 주권 및 경제적 역량과 충돌하는 급진적인 기후 정책, 글로벌 거버넌스, 이념적 프로그램을 추진한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반도체 관세 확대 가능성을 제시하는 등 관세 정책을 계속 활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처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치지 않는 노력 덕분에 2026년은 ‘세계 질서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지정학적인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지금, 진정한 위험은 미국과 중국 양대 강국(G2)의 임박한 충돌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상황을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비유하며, 양국의 전략적 선택이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해왔지만, 현재 G2는 갈등을 적절히 관리하고 있으며 관련 위기는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3]
주요국들은 미중 ‘디커플링’보다는 ‘미국 자체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줄이는 것이 가장 시급한 상황이다. 다른 나라들에게 미국은 예측 불가능하고 신뢰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미국이 주도한 자유주의적 세계 질서에서 성장하고 지위를 구축해 온 서방국가들과 아시아 선진국은 패권적 질서를 새로 쓰고 있는 미국과 관계를 재설정하고, 가능하면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방법을 찾느라 분주하다.
이런 점에서 2026년의 최대 위험요인이자 주목해야 할 변수들은 모두 ‘미국’과 직접 결부되어 있다.
2026년 글로벌 최대 위험은 ‘미국 자체’
글로벌 정치 컨설팅 업체인 유라시아 그룹(Eurasia Group)이 제시한 올해 10대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서 전 세계 최대 위험은 바로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 자체’라고 진단했다. 세계 최대 강대국인 미국이 정치 혁명의 한 가운데 있으며, 트럼프의 혁명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미국과 세계 전체가 한 세대에 걸쳐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이다.[4]
이러한 새로운 현실에 대응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지정학적 과제다. 유라시아 그룹은 중국과 인도 그리고 걸프지역 국가들은 성공하겠지만, 유럽과 캐나다, 멕시코, 남반구 국가들은 커다란 불안정 상황에 놓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3년 남은 상황에서 2026년 11월 중간 선거라는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미국 시민들이 경제에 불만을 표출하고 트럼프의 지지율이 낮아지면서 민주당이 다시 하원 다수당을 차지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5] 하지만 상원의 지배력을 뒤집을 수 없다면 하원 다수당만으로는 트럼프의 거부권을 무력화하거나 정치적 혁명 흐름을 막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그림 1. 트럼프 대통령 순지지율 추이(%)
출처: The Economist. 딜로이트 인사이트
유권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떨어지면 좀더 온건한 정책적 태도와 유화적인 제스처가 나타날 수 있지만, 반대로 정치 혁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저항이 커지면서 트럼프와 지지자들이 더욱 큰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행정부의 면책이 확대되고 법치주의가 약화되면 기업들도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유라시아 그룹은 경영자들이 정부에 대한 정치적 정렬과 노출 비용을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할 것이며, 보복의 대상이 될 경우 표적 조사, 연방 계약 우대 및 면세 지위 상실, 공개적인 질책, 투자 약속 요구, 외국 파트너에 대한 투자 철회, 나아가 정부의 부분 소유 및 통제 시도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6]
미국 내부의 정치 혁명은 외부로는 관세와 같은 정책을 넘어 군사력 행사를 포함하는 ‘돈로 독트린’(Don-Roe Doctrine)으로 표출되고 있다. 또한 지역 고립주의적 미국이 다자협력 관계에서 철수하면서 팍스-아메리카나(Pax Americana) 질서는 해체되고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후퇴로 독재자들의 부상과 군사적 경쟁이 강화되는 긴장의 세기를 맞이할 것이다. 이에 따라 2026년은 ‘세계 질서의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유럽과 결별 알린 트럼프 2기 국가안보전략(NSS)
2025년 12월 5일 백악관이 공개한 국가안보전략서(National Security Strategy, NSS)는 예상보다 충격적인 내용을 포함했다. 특히 미국의 전통적 우방이자 대서양 동맹의 핵심 파트너인 유럽에 대해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인식을 표출했다.[7]
이번 전략서는 유럽을 자유주의 질서 수호를 위한 공동 파트너에서 격하하여 ‘거래적 혹은 조건부 동맹’으로 규정하면서 안전 보장을 위해 일차적인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나토 동맹국에 대해 203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높이라는 요구를 명기했다.[8]
2기 트럼프 정부는 기존 미국의 외교안보 전략이 실패했으며, 핵심 목표를 민주주의, 인권 등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본토 방어로 좁게 정의한다. 이를 위해 1823년 제임스 먼로가 발표한 먼로 독트린을 끌어와 ‘트럼프 귀결’(Trump Corollary)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과거 먼로 독트린이 20세기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정당화하는 루즈벨트 귀결(Roosevelt Corollary)로 이어진 것을 차용한 것이다.[9]
한편 이번 전략서는 중국에 대해 ‘상호 경제관계 재조정’이 가능한 경쟁자라고 정의함으로써 과거에 ‘핵심 안보위협’이라고 규정한 것에 비해 우선순위를 낮췄다. 군사적으로는 제1도련선을 중심으로 한 군사적 억제력을 유지하고 남중국해의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등 해상 패권 억제 목표를 유지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국, 일본, 호주 등 동맹국의 역할 분담을 강조하고 있다.[10]
또한 러시아에 대해서 미국의 직접적인 적이나 위협으로 명시하지 않고 ‘유럽이 실존적 위협으로 여기는 대상’으로 국한하여 규정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에 대해서도 영토 수복과 최종적인 승리가 아닌 신속한 적대행위 중단을 목표로 삼아 미국의 역할을 중재자로 놓았다. 이는 미국이 G2 경쟁자로 받아들이는 중국에 대한 견제를 위해 러시아와 관계를 갈등보다는 관리하는 대상으로 변경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11]
유라시아 그룹은 올해 최대 위험 1위로 ‘미국 자체’를, 3위로 ‘돈로 독트린’(중남미 개입 확대)을 각각 제시한 데 이어, 6번째도 ‘미국식 국가 자본주의 위험’을 꼽았다. 북미자유무역협정인 USMCA(미국 멕시코 캐나다협정)의 좀비화(9위)까지 모두 미국 자체가 위험인 요인들이다.[12]
AI 패권 경쟁 위한 ‘제네시스 미션’
올해 주목해야 할 변수는 AI 투자 주기가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 또한 얼마나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인가하는 것이다. 유라시아 그룹이 최고 위험들 중 한 가지로 제시한 것은 바로 AI의 ‘인쉬티피케이션’(enshittification) 가능성이다.[13] 올해 많은 미국 AI 기업들은 수익성 달성을 보이라는 압박에 직면하면서 착취적이고 사회적인 기능 장애가 있거나 문제가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 정부가 경제안보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민관합작 프로젝트인 ‘제네시스 미션’(Genesis Mission)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14] 국가 주도의 AI 투자 덕분에 인해 당분간 AI 투자 성장 추세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4일 AI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인 제네시스 미션을 개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15]
이는 과학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훈련시켜 신약 개발, 양자 컴퓨팅 등 혁신을 이루는 것을 목표하며 엔비디아와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도 참여하는 'AI 맨해튼 프로젝트’로 불린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최고 두뇌들이 모여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한 ‘맨해튼 프로젝트’에 비견한 것이다. 여기에는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또한 표면적으로는 ‘과학’ 경쟁이지만, 이면에서 과학,에너지, 우주, 양자 연구를 엮는 거대 플랫폼을 통해 장기적인 군사정보 우위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AI를 산업 기술이 아니라 전략 무기로 취급하는 전환점이란 평가도 제기된다.[16]
트럼프 정부는 제네시스 미션이 1960년대 달착륙을 위한 아폴로 프로그램 이후 연방 정부의 과학 관련 자원이 최대 규모로 동원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AI를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막대한 전력과 자원이 투입되는 '제조업'이자 '에너지 산업'으로 정의했기 때문이다.[17] 슈퍼컴퓨터와 데이터센터를 묶어 10년 내 미국의 과학 연구 생산성을 두 배로 높이겠다는 야심은 필연적으로 전력 전쟁으로 이어진다.
제네시스 미션이 발표 이후 나온 NSS는 미국 경제안보 강화를 위한 6가지 전략 중에서 에너지 패권을 명시했는데, 이는 AI 산업의 폭발적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이에 발맞춰 연초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침공을 통해 세계 최대 유전을 장악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미 셰일 오일 개발로 석유수출국이 된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까지 활용해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 기반 마련과 함께 저유가를 통한 물가 안정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자형 경제’, 연준 그리고 달러화 자산
최근 미국 델타항공의 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목받은 것은 프리미엄 좌석 판매량이 이코노미석 판매량을 사상 처음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가장 저렴한 좌석 판매량이 전년 대비 7% 감소한 반면 비즈니스석 및 일등석 판매량은 9% 증가했다. 부유층과 기업이 호황을 누리는 반면 저소득 시민들 다수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으로, ‘K자형 경제’(K-shaped economy) 현상으로 불린다.
그림 2. 미국 주가지수 vs. 소비자심리
출처: FRED. 딜로이트 인사이트
K자형 경제는 양극화 현상으로, 다수의 저소득층이 지출을 줄이는 반면 고소득층이 주식과 부동산 투자 수익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지출을 늘림에 따라 경제가 침체되지 않는 현상을 일컫는다. 무디스의 분석에 의하면 지난해 미국인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비 지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관건은 이러한 추세의 지속가능성에 있다. 부유층이 현재의 소비 습관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부의 불평등 심화나 광범위한 경기 침체를 초래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18]
미국 경제는 2025년 3분기에 무려 4.3%라는 고성장률을 기록하며 잠재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자랑했다. 그런데 일자리는 별로 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비농업부문 일자리 수는 58만 4,000개 증가했는데 팬데믹 이후 가장 완만한 수준이었다. 특히 4월 이후 일자리 증가 규모는 9만 3,000개로 월 평균 1만 1,600개에 그치는 등 8개월 동안 고용이 거의 늘지 않았다.
이처럼 고용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4%대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노동생산성이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산성 향상은 대부분 기술 부문에서 발생했고, 기술 부문에서도 생산은 증가했지만 고용은 감소했다. 제조업 고용은 4월 이후 총 7만 3,000개가 줄었다.
이처럼 기술 부문과 비기술 부문 사이에서 나타나는 생산성 추세도 ‘K자형 경제’의 또다른 양상이다. 이는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주로 기술 부문에서만 나타나며 그 외 부문에서는 제한적임을 보여준다. 특히 데이터센터가 가동되면서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기술 부문은 고용 인력이 매우 적거나 오히려 고용이 줄기도 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빠르게 증가한다. 하지만 미국 경제의 대부분은 이러한 생산성 향상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림 3. 미국 기술부문 vs. 비기술 서비스 제조업 생산성 추세(2018년1분기=100)
출처: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딜로이트 분석
AI를 둘러싼 우려는 미국 정부의 제네시스 미션 추진과 같은 국가적 차원의 투자 때문에 줄어들 가능성이 있지만, AI 산업에 대한 높은 기대 수준과 갈수록 높아지는 부채 위험은 자산시장의 버블 논란을 주기적으로 재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달러화는 2025년 상반기에 큰 폭의 약세를 보인 후,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영향에 대한 우려와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의 조정으로 인해 약세 추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 내부의 금리 인하를 둘러싼 이견이 높아지는 가운데, 올해도 1~2차례 추가 금리인하가 예상되기 때문에,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19]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연준 의장을 금리 인하에 우호적인 인물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미 형사 기조 압박에 대해 반발한 파월 의장은 남은 임기 동안 최소 1차례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 이후 신임 의장 체제하에서 중간선거까지 최소 1차례 이상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연초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과 그린란드에 대한 복속 의지, 연준 의장에 대한 공격과 독립성에 대한 침해 논란 등은 국제 유가와 소비자물가, 금리, 달러화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다양한 요인들이 겹치면서 궁극적으로는 무위험 안전 자산인 미국 국채의 위험 프리미엄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정책 금리가 하락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채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2026년 세계 경제는 여전히 저금리와 저유가 그리고 유동성 확대에다 AI 투자가 지속되는 효과를 누리겠지만, 다양하게 내재된 위험요인 때문에 또다시 변동성을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법원 관세 판결 ‘주목’
관세 정책이 비관세 장벽과 함께 상대 국가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무기로 계속 활용되고 미국의 무력 사용이 증가하면 갈수록 소프트파워도 약화될 것이다. 그러나 2026년에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쟁이 심화되고 경제적 혼란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미 중국과의 관세 전쟁에서 트럼프 정부는 거래주의적인 합의를 선택했다. 중국이 희토류에 대한 지배력을 과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통제가 현실화할 경우 전기차와 반도체 그리고 첨단무기를 생산할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또한 중국은 미국 공급망을 우회하면서 새로운 무역 거래를 통해 1.2조 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 무역 흑자를 달성했고, 미국도 동맹국과 협력을 통한 대안 공급망 구축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 때문에 동맹국가에 대한 관세 부과 의지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 대법원은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적법하지 않다는 판결을 인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상호관세 부과는 무효화되고 기존에 30만 개 이상의 기업으로부터 징수한 관세 최대 1,500억 달러의 환급 요구에 직면하게 된다.
미국 정부는 최종심 결과에 따라 무역법 제122조를 통한 최대 150일간 15%의 일시적 관세 부과와 품목별 관세로 변경한 뒤 대안을 마련하면서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301조, 관세법 338조 등을 통해 일시적 관세와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전망이다.[20]
무역확장법 232조는 이미 품목별 관세 부과에 사용되고 있다. 이 조항은 철강, 알루미늄, 반도체 등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품목의 수입에 대해 관세와 쿼터를 부과할 수 있게 한다. 또 무역법 301조는 불공정 무역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이들 두 가지 부과 근거법은 관세의 대상이 제한적이고 또한 발동을 위해서는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의 조사가 전제되어야 하는 등 절차와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비해 연방 기관의 조사 없이도 미국 상품을 차별하는 나라의 상품에 최대 50%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관세법 388조가 활용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