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
|
무역 정책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무기가 되고 있다. 조직의 리더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전체적인 부담과 산업별 전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알아야 한다.
관세 부과는 전술적인 조치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글로벌 공급망과 제휴, 기업의 전략을 재편하는 변혁 요인이 되었다. 이로 인해 기업 리더들은 관세의 세부적인 사항을 관리하는 동시에 해당 업계에 미치는 보다 광범위한 영향에 대응해야 하는 두 가지 해결 과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딜로이트는 변화에 직면한 글로벌 기업과 직접 협력하며 얻은 통찰력과 더불어 딜로이트의 관련 전문가 12명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다양한 부문에서 작용하는 동력을 분석하고 조직의 리더가 해당 위험을 관리하고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주요 대응 방안을 검토한다.
일시적 변화가 아닌 근본적 변화
2025년 1월까지만 해도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변경이 일시적이고 전술적인 책략인지 아니면 근본적인 재설정인지 여부가 불확실했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쉽지 않았다. 거의 1년이 지난 지금은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이러한 최근 정책의 변화는 미국이 전후 무역 정책 및 세계무역기구(WTO)의 다자간 규범으로부터 명확하게 단절되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유무역 원칙은 좀더 거래 중심 접근방식으로 대체되었다. 이에 따라 과거 주요 교역 상대국에게 기본적으로 부여하던 최혜국대우(Most-Favoured-Nation, MFN) 지위는 더 이상 자동으로 부여되는 것이 아니고, 광범위한 정책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연장 또는 철회할 수 있는 일종의 특권이 되었다.
관세가 꾸준히 언론 매체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인공지능(AI) 하드웨어, 반도체칩 제조 장비, 양자 컴퓨팅, 생명공학 등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와 같은 비관세 조치를 포함하는 새로운 정책 체계의 한 가지 요소일 뿐이다. 다른 조치들은 경쟁국 내 첨단 기술 부문에 대한 대외 투자를 제한한다. 제약 산업과 같은 일부 부문은 관세 비용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약가를 낮추려는 미국의 정책으로 인해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세부 사항이 무엇이든지 간에,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핵심 원칙은 무역이 더이상 공공재가 아니라 정치적,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는 것이다.
딜로이트 미국 법인의 지반 다타(Jivan Datta) 세무 담당 임원은 "무역 정책을 계속해서 좁은 관점에서 보고, 전후 규칙 기반 무역 시스템이라는 낡은 관점에서 상황 변화를 해석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최근 미국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 일부 아시아 국가들과 맺은 양자 무역 협정에서 볼 수 있듯이, 관세와 무역 정책은 광범위한 미국의 전략적 목표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딜로이트 아일랜드 법인의 루이스 켈리(Louise Kelly) 무역 전략 및 리질리언스 부문 리더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많은 국가의 초기 대응은 다른 무역 관계는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 행정부와 합의에 도달하려는 초기 열망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것은 더 이상 전체적인 그림이 아니다. 전 세계적인 대응 방식은 단순한 조정 차원에서 근본적인 구조조정과 대안적 접근 방식의 도입으로 진화했다"고 말했다. 기업 리더들은 이러한 새로운 현실에 대응해야만 한다.
그림 1. 글로벌 관세 대응을 위한 시나리오 플래닝
출처: 딜로이트 분석
산업별 영향 분석
새로운 패러다임은 모든 부문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몇몇 부문에서는 관세 평가 및 국제 물류 분야에서 새로운 규정 준수를 관리하는 것과 같은 기술적인 과제가 중요하다. 반면, 어떤 부문은 가치가 어디에서 창출되고, 누구에게 제공되는지, 규칙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가치를 어떻게 보호할지를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관건이다. 다양한 주요 산업 분야에서 활동하는 딜로이트 리더들과 인터뷰를 통해 이끌어 낸 다음 사례들은 이러한 역학 관계가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여준다.
제약 산업
‘제약’이라는 약칭은 이것이 단일 산업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실제로 관세 파동에 대한 대응은 핵당 기업이 전체 산업 내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최첨단 연구개발 기업과 제네릭 의약품을 대량 생산하는 기업이 겪는 어려움은 서로 다르다.
딜로이트 전문가 인터뷰에 따르면, 2025년 1월 무역 정책의 변화가 발생하기 이전까지는 제약 업계 전반이 국제 무역에 필요한 절차와 서류 작업을 명목상 비용이 드는 형식적인 절차로 간주했다. 하지만 이제 제약 부문의 많은 기업은 세관 통과 비용이 몇 배나 증가했으며, 세관 요건 미준수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게다가 관세를 고려한 계획 수립에 따른 부수적인 비용도 소비자 가격 책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망, 생산 부지(site), 그리고 특히 지식재산(IP) 관리 및 보호에 연관된 연구개발(R&D)의 입지(location)가 핵심적인 해답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복수의 부문 간 협력적 접근방식(multidisciplinary approach)이 필수적이다. 딜로이트 글로벌의 피에르 앙리 르보(Pierre-Henri Revault) 생명과학 및 의료 산업 세무 및 법률 책임자는 "세계 최고의 관세 전문가조차 완벽한 해답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것이 매우 빠르게 분명해졌다. 전반적인 영역에 걸쳐 다양한 기술 역량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터뷰 결과, 지속적인 불확실성에 직면한 제약사들은 대체로 상황이 전반적으로 안정화되기를 기다리기보다는 현재 여건에 적응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대응은 유연하지만 또한 의도적으로 역전될 수 있게 설계되었는데, 이는 현재 관세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더욱 복잡한 문제는 미국 행정부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더 낮은 약가를 제공하려는 노력에서 비롯되는데, 이는 이미 높은 무역 장벽으로 인해 압박을 받고 있는 업계에게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
미국 내에서 생산이 지배적인 산업의 경우, 관세 변화의 영향은 주로 수입 자재 및 부품, 특히 철강, 알루미늄, 구리 및 파생 제품에 부과되는 새로운 비용과 요건에서 비롯되었다. 이것이 미국 수입업체들에게는 이제 흔한 경험이 되었지만, 이들 부문은 다년 계약 체결 및 엄격한 인허가 제도 적용 등과 같이 대응의 자유를 제한하는 특정한 제약을 받고 있다.
주목할 만한 업계의 반응 중 하나는 핵심 부문 활동 이외의 인수에서 벗어나 중앙 집중화를 강화하고, 관세 대응 관리와 미래 전략 개발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다.
딜로이트 미국 법인의 린지 버크먼(Lindsey Berckman) 항공우주 및 방위 부문 책임자는 "항공우주 및 방위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제조시설 부지를 설립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유연한 조달 방식은 인증, 인허가 및 보안 요건을 고려할 때 실현 가능한 선택지가 아닌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조달 관행이 크게 붕괴됨에 따라, 항공우주 및 방위 기업들은 정책 변화에 대응하고 위험 완화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다기능 태스크포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산업
자동차 산업의 관세에 대한 대응은 지역마다 뚜렷한 차이가 있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미국 생산업체의 경우 전반적인 경제적 계산 결과 철강 및 알루미늄과 같은 투입 비용의 증가를 고려하더라도 공급망을 재설계할 필요 없이 마진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관세율은 영국과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약 15~20% 수준으로 잠정 책정되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현재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인해 많은 품목에 대한 관세를 실질적으로 회피하고 있지만, 2026년 USMCA 재검토가 협정의 미래와 북미 공급망의 역학 관계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기 때문에 협정 프레임워크가 변경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딜로이트 영국 법인의 닉 스미스(Nick Smith) 자동차 부문 책임자는 "자동차 산업이 강력한 국가의 경우, 낮은 수출 관세율이 부과될 가능성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결과제를 성장으로 전환한 사람들이 역사의 승리자이며, 이는 현재 상황에도 마찬가지이다. 신속한 의사 결정과 시뮬레이션 및 예측 분석과 같은 도구를 활용하면 눈에 보이는 어려움을 기회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유럽 기반 생산업체들은 현재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지하고, 전략을 ‘대응’(respond)에서 ‘재정비’(refresh)로 신속하게 전환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민첩성을 유지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공급망을 재구성하거나 투자 및 생산 시설을 최종 시장의 인접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 또한 모색해야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과 여타 아시아 지역 생산업체들은 기존의 프로세스와 관행을 유지하면서 관망하는 접근 방식을 계속 취하고 있다.
식품 및 농업
딜로이트의 전문가들은 식품 및 농업 부문 전반에 걸쳐 세 가지 유형의 대응 방식을 지적했다.
첫 번째는 새로운 환경에 맞춰 공급망을 조정하는 것이다. 많은 농식품 기업이 최근 또는 향후 관세의 영향을 받지 않는 국가에서 대체 공급업체를 물색해 왔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호주, 캐나다, 멕시코, 인도, 베트남, 태국, 에콰도르, 과테말라와 같은 국가들이 다양한 농산물의 주요 대체 공급원으로 부상했다.
두 번째는 기업들이 관세 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통합 재무설계 도구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러한 도구의 기법에는 환율 및 관세 위험 헤지, 재고 전략 수정, 계약 재협상 등이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기업들은 공급망 전반에 걸쳐 제품 생산 및 공급 방식을 재구상하고 있다. 딜로이트의 미래 식품 부문 리더인 제임스 캐스콘(James Cascone)은 "기업들이 재료비 절감과 마진 개선을 위해 혁신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러한 투자는 제품 개량부터 자동화 및 정밀 농업에 대한 투자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소비자 산업
소비자 산업에서는 관세 문제가 두 가지 유형으로 나타났다.
첫째, 원자재나 농작물과 같은 1차 상품을 취급하는 기업은 급변하는 정책 환경에 대응하여 민첩성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과 선물 계약에 얽매이는 데 따른 경직성 사이에 갈등이 존재한다. 딜로이트 독일 법인의 아스트리드 브레겐호른-쿠스(Astrid Bregenhorn-Kuhs) 글로벌기업 세무자문 파트너는 "여기서 유연성은 물류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성의 문제이다"고 말했다.
둘째, 이제는 과거처럼 물류업체와 세관중개인에게 규정 준수 및 절차를 의존하기보다 공급망 전반의 가치와 원산지를 철저히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는 오류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과 벌금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사고방식은 매우 위험하다.
관세의 적용 범위 확대
지금까지 관세는 주로 상품(그리고 수입 상품과 연계된 특정 서비스)에 집중적으로 적용되어 왔다. 하지만 앞으로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관세가 면제되는 ‘독립적인 국경 간 서비스’(stand-alone, cross-border service)에 관세를 부과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수년 동안 WTO의 전자상거래 유예 조치로 인해 전자적 전송물(electronic transmission)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원칙이 점점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 상품 수입과 관련되지 않은 전자적 전송 및 서비스는 현재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수 있지만, 다른 방식으로 과세될 수 있다. 딜로이트 영국 법인의 제임스 칼데코트(James Caldecourt) 국제무역 책임자는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은 디지털 서비스 제공업체의 광고 수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미국은 미국 외에서 제작된 영화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처럼 세금이나 관세 등 새로운 형태의 세금을 이러한 서비스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은 금융서비스, 미디어, 통신, 엔터테인먼트, 전문 서비스 등의 분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절차
최고 경영진에게 주는 중요한 교훈은 관세 문제에 대한 집중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지만 이것 만으로는 충분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새로운 글로벌 무역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민첩성과 회복탄력성을 바탕으로 총체적으로 대응해야만 한다. 오늘날 경영진은 주요 무역상대국의 관세 및 비관세 정책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광범위한 변화와 기회에 완전히 적응해야 한다.
미래의 방향이 어떻든지 간에, 지금까지의 경험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조치가 위험을 관리하고 기회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 관세를 둘러싼 새로운 경험은 기업의 리더들이 기술적 관세 문제에 대한 자세한 전문적 지식에 직접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나아가 무역 정책과 광범위한 정책 동향 간의 상호 연관성을 이해할 필요성을 부각했다.
그림 2. 단계별 실천적 리더십의 핵심 역할과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