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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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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은행 산업을 좌우하는 미국 경제가 2026년 낙관론과 신중론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2026년 미국 경제의 향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에 따라 은행 산업은 예상 밖 변수들을 마주할 수 있다. 특히 관세 영향과 노동시장 추이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기준으로 볼 때, 2026년 미국 경제는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비관적 시나리오: 관세가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시간이 갈수록 본격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 그 결과, 물가 상승 압력과 노동시장 경색이 가중될 수 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정체되거나, 일부 분기에서는 소폭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미국 달러화 가치는 추가로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
•낙관적 시나리오: 반대로, 이러한 위험 요인들이 잠복 상태를 유지하면서, 경제가 별다른 충격 없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도 있다.
•기준 시나리오: 가장 현실적인 경로로는 일시적 둔화 후 회복의 중간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즉, 2026년 경제는 잠시 주춤하겠지만, 이 조정은 짧은 기간에 그치고 이후 회복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26년 GDP 성장률은 1.4%로 예상된다. 이는 2025년 1.8%에서 다소 낮아진 수준이다.1
한편 2026년 소비자 심리가 악화돼, 소비 지출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025년 2분기 기준 가계부채는 18조4,00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소비자신뢰지수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2 소비심리의 양극화도 뚜렷하다. 고소득층은 여전히 지출을 늘리고 재정적 여유를 유지하는 반면, 중산층은 재정 압박을 느끼고 있다.3 2025년 8월 기준으로 저소득층의 연간 소비 증가율은 0.3%, 고소득층은 2.2%로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4 이러한 추세는 2026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딜로이트 경제전망(Deloitte’s Economics Forecast)에 따르면, 기준 시나리오에 따른 2026년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은 약 1.4%로 예상된다.5
기업투자는 다소 엇갈린 전망을 보인다. 데이터센터 구축 등 AI 관련 프로젝트가 기업 투자 확대를 견인할 수 있으나,6 관세 불확실성이 기업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딜로이트는 2026년 기업투자 증가율이 약 3%로 2025년의 3.6%에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노동시장 또한 약세 신호를 보이고 있다. 구인 건수는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으며, 청년층 실업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7 딜로이트는 2026년 임금상승률은 완화되고, 실업률은 2025년 4.2%에서 2026년 4.5%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8
인플레이션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5년 완만하게 상승한 이후, 2026년 약 3.2% 상승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노동시장이 약화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는 2026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3.125% 수준으로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9
수익률 곡선 또한 가팔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장기금리는 높은 기대 인플레이션, 연방정부 부채 우려, 달러화 강세로 인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10 단기금리는 2026년의 낮은 금리 환경에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경제 여건 속에서 글로벌 은행들은 2025년 3분기까지 쌓은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2026년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금리 하락과 경기 둔화가 순이자수익(NII)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2024년 감소세를 보였던 은행권 NII는 2025년 상반기에 4% 증가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11 하지만 2026년 NII의 성장세는 완만할 것으로 보이며(그림 1), 이는 주로 대출수익률 하락에 기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예금조달비용은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자지급예금의 평균 조달비용은 이미 2025년 상반기에 2.5%까지 낮아졌다.12 다만 예금 확보 경쟁이 여전히 치열해 예금 베타(deposit beta)*는 지역은행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13
* 예금 베타(deposit beta): 단기(기준) 금리 변동에 대한 예금 이자율 변화의 민감도. 예금 베타가 하락하는 것은 은행이 금리 변화를 예금 이자율에 반영하는 정도가 낮아지는 것을 의미하며, 반대로 예금 베타가 높아지는 것은 은행이 금리 상승을 예금에 더 많이 반영해야 하는 등 취약해지는 상황을 보여준다.
[그림 1: 비이자수익 증가에 힘입어 은행 수익 증가 지속 전망]
참조: 2025~2027년 전망치는 딜로이트 분석 결과이며, 2021~2024년 수치는 S&P Market Intelligence의 미가공 데이터를 딜로이트가 정리한 결과임.
출처: Deloitte Center for Financial Services analysis of S&P Market Intelligence database.
한편, 금리 하락으로 대출 증가율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가 낮아진 환경에서 기업 차입이 활기를 되찾아, 2025년 상반기에 5.6% 감소했던 상업 및 산업(C&I) 대출 규모가 반전될 수 있다.14 특히 AI 및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현금이 풍부한 대기업조차도 부채 조달 경로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비은행 금융기관과 사모신용 부문과의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며, 특히 중견기업 대출에서 이러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업용 부동산(CRE) 시장은 반등세를 보이며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거래 활동은 2024년 대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며,15 CRE 대출 또한 일정 부분 안정화된 상태다. 다만 은행들은 기존 차입자와 신규 차입자 모두에 대해 선별적이고 보수적인 대출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신용카드 대출은 2025년 상반기 2.8% 감소한 후 2026년에는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16 2025년 연준이 7월 발표한 대출담당자 설문조사(Senior Loan Officer Survey)에 따르면, 카드대출 수요는 둔화됐으며 은행들은 대출 기준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17
은행들의 발표에 따르면, 신용손실(credit loss)*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18 실업률 상승으로 대손충당금이 소폭 증가할 수 있으나, 급격한 손실 증가는 예상되지 않는다. 다만 학자금 대출 연체율은 다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19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은행들은 충분한 대손충당금과 양호한 자본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어 거시경제의 충격에도 무리 없이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 신용손실(credit loss)은 채권·대출 등 금융자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중, 차주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발생하는 손실을 뜻한다.
다각화된 강력한 비(非)이자수익은 2026년에도 은행들의 핵심 수익원 역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수료 기반 수익이 증가세를 지속할 전망이다(그림 1). 투자은행 및 자본시장 부문은 기업간 거래가 활성화되고 자본조달 비용이 하락함에 따라 주식 및 채권 발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산운용 부문 또한 부유층 대상 자문서비스를 확대해 수수료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20 반면 지급결제 부문은 소비 둔화로 인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형은행은 스테이블코인, 데이터 사업화,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 등 새로운 수익원을 통해 비이자수익을 확대할 수 있다.
2026년에는 완만한 수익 성장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비용 통제에 더욱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직원 보상비용과 기술투자가 증가하면서 효율성 비율(efficiency ratio)*이 다소 압박을 받을 수 있다(그림 2). 그러나 일부 은행의 경우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 효과가 2026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21
* 은행의 효율성 비율(efficiency ratio)은 비이자성 운영비용을 수익으로 나눈 것으로 비용 효율성과 수익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그림 2: 미국 은행 효율성 비율, 2026 소폭 상승 전망]
참조: 2025~2027년 전망치는 딜로이트 분석 결과이며, 2021~2024년 수치는 S&P Market Intelligence의 미가공 데이터를 딜로이트가 정리한 결과임.
출처: Deloitte Center for Financial Services analysis of S&P Market Intelligence database.
미국 은행들의 자본 건전성은 여전히 양호하다. 지난 5년간 보통주자본비율(CET1 ratio)*은 평균 14% 이상을 유지해 왔다.22 또한 보완적 레버리지비율(eSLR)** 규제 완화가 제안된 만큼, 대형은행의 총자본요건이 현재의 5~6%에서 3.5~4.5%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23
* 보통주자본비율(CET1 ratio)은 총자본에서 보통주를 통해 조달되는 자본의 비율로, 국제결제은행(BIS)이 정한 바젤(Basel) 자기자본비율 중 핵심 재무 건전성 지표다.
** 보완적 레버리지비율(eSLR)은 연준이 은행에 부여한 자본규제로, 이에 따르면 대형은행은 자기자본을 총자산 대비 3%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2025년 상반기 기준, 미국 상위 20대 은행들의 초과자본(excess capital)은 2,500억 달러를 넘었다.24 따라서 은행들은 배당 및 자사주 매입을 통해 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한편, 일부 자본을 성장 투자 및 AI 전략 실행에 재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은행들은 예금 이탈 가능성에 대비하면서도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 기반 결제 혁신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평가하고 있다. 토큰화 예금과 결제용 스테이블코인(PSC)의 비교 분석이 본격화되면서, 은행권은 규제 환경, 고객 신뢰, 기술 투자 여력 등을 기준으로 현실적인 대안과 역할을 탐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PSC는 빠른 송금 속도와 낮은 수수료, 프로그래머블 결제 기능을 앞세우며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있으나, 이는 은행 예금 기반 축소와 수수료 감소라는 잠재적 위협도 동시에 내포한다. 이에 은행과 결제기관은 발행자·수탁자·인프라 제공자 등 다양한 참여 방식 중 어떤 역할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가장 부합하는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회계·보고 기준 역시 새로운 영역에 맞게 재정비가 요구되며, 금융산업 전반은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 가능성을 염두에 둔 구조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권은 분산된 AI 프로젝트를 통합해 조직적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명확한 AI 비전 수립과 책임체계 구축을 출발점으로, 빌드 vs. 바이(build vs. buy) 전략 재평가, 투자수익률(ROI) 측정 강화, 산업 특화 모델 및 에이전틱 AI 도입 준비 등 실행 중심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전환은 궁극적으로 데이터 품질·접근성·정합성이 담보된 현대적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2026년까지 데이터 전략 고도화를 핵심 우선순위로 삼는 은행이 크게 늘고 있다. 동시에 금융범죄 대응 영역에서는 AI 기반 분석·모니터링 기술이 자금세탁방지(AML) 엔진의 신뢰성을 강화하고 규제 당국의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부상했다. 변화하는 규제 환경을 기술 혁신과 결합해 리스크 관리 역량을 전략적 우위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확산되며, 금융기관의 디지털·AI 기반 전환은 향후 경쟁 구도를 결정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