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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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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이 종료되면서,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9월 고용 보고서 및 소매판매, 소비자심리지수 결과가 각각 발표되었다.[1][2][3]고용 지표가 긍정적, 부정적 데이트를 모두 포함한 가운데, 소비자들의 심리가 악화되면서 소비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다.
고용 보고서의 경우 미국 경제 여건이 양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증거가 될만한 데이터가 있는가 하면, 경제가 약화되고 심각한 역풍에 직면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데이터도 함께 존재했다. 이 가운데 주식 시장의 호황으로 부유층은 혜택을 보지만 주거비와 식료품 비용이 올라가면서 저소득층은 타격을 입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은 전반적으로 경제 회복력에 대한 믿음을 잃어가고 있는 듯한 양상이다.[4]
12월 미국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던 소비가 흔들리자 추가 금리인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의 금리 인하에 지나친 기대를 걸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5]
최근 발표된 최신 미국 거시지표와 연준의 움직임을 살펴보자.
엇갈린 양상의 9월 고용보고서
미국 정부가 발표하는 고용 보고서는 사업체(establishment) 조사와 가구(household) 조사 자료를 포함한다. 사업체 조사에 따르면 9월 신규 일자리(농업 부문 제외)는 전월 대비 11만 9,000개 늘었다. 이는 비교적 양호한 수치이며 많은 분석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다. 먼저 발표된 ADP 리서치의 민간부문 고용 조사에서는 9월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에 더욱 서프라이즈로 작용했다.[6]
이번 보고서는 앞서 두 달간 임금고용 수치를 하향 수정했다. 그 결과 지난 6월과 8월은 모두 고용이 감소했고 5월에는 소폭 증가하는데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따라서 9월 일자리 증가 수치는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4개월간으로 보면 일자리 증가세는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그림 1. 미국 실업률과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 추이(2023년 9월~2025년 9월)
출처: U.S. BLS, 딜로이트 인사이트
보다 중요한 것은 세부 사항에 있다. 9월 전체 고용 증가 수치는 양호했지만, 일자리가 증가한 것은 소수의 산업에 집중되었다. 예를 들어 광업, 제조업, 무역 및 운송, 창고업, 전문 및 기업 서비스 산업은 고용이 감소했다. 정보 및 금융 서비스업의 고용도 미미한 증가세를 보였다. 9월 고용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은 의료 및 사회복지, 식품 서비스, 그리고 주 및 지방 정부였다. 이 세 가지 산업 부문이 9월 고용 증가의 거의 전부(99.7%)를 차지했다. 이러한 집중화 현상은 전체 노동 시장은 근본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사업체 조사 결과 9월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이 전년 대비 3.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높은 임금 상승율이 최근 6개월 동안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임금이 물가보다 빠르게 상승하면 구매력이 높아진다. 그러나 임금 상승율이 더 가속화되지는 않고 있는데, 이는 노동 시장이 물가 상승 압력에 기여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관세로 인해 내년에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임금이 이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구매력 손실이 발생하여 소비 지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딜로이트의 2026년 전망은 관세 관련 물가상승으로 인해 소비 지출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7]
자영업자를 포함하는 가구를 대상으로 한 별도 조사에 따르면, 9월에는 노동 시장에 재진입 인구가 증가하면서 경제활동인구가 생산가능인구보다 두 배 빠르게 증가했다. 그 결과 경제활동참가율(labor force participation rate)은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고용 증가율은 경제활동인구 증가율보다 훨씬 더디게 나타났다. 이로 인해 실업률은 8월 4.3%에서 9월 4.4%로 상승하여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실업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9월 고용 보고서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초에 금리인하 사이클을 개시했던 연준은 최근 금리인하 결정에도 불구하고 경제 여건이 견조하고 물가 상승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시사했다. 연준이 내년까지 계속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보편적이지만, 아마도 점진적인 속도에 그칠 것이다. 긍정적 소식과 부정적 소식을 모두 담고 있는 9월 고용 보고서는 연준의 향후 정책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정책 변화를 예측하는 페드와치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9월 고용 보고서가 나온 직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소폭 인하할 확률은 30% 수준에서 39%로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 확률은 그 다음 날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의 금리 인하 시사 발언 이후 갑자기 71%로 급등했고, 소매판매 및 소비자심리 지표가 나온 25일에는 85%까지 높아진 상태다.[8]
그림 2. 12월 FOMC 25bp 금리인하 가능성 추이
출처: CME FedWatch Tool Historical Data, 딜로이트 인사이트 분석
미국 경제의 복잡한 신호들
미국 경제는 여전히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9월 고용 보고서가 고무적인 신호와 우려스러운 신호를 동시에 보여준 가운데, 다른 몇 가지 보고서가 불확실성을 더 가중시켰다.
콘퍼런스보드(The Conference Board)의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95.5에서 88.7로 하락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명령을 발표했던 4월 이후 최저치로, 팬데믹이 진정되면서 인플레이션 양상이 전개되던 2022년에 이어 5년 만에 두 번째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그림 3.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출처: The Conference Board, NBER. 딜로이트 인사이트
소비자의 단기 미래 전망을 반영한 기대지수가 63.2로 전월 대비 8.6포인트 급락했다. 11월까지 기대지수는 10개월 연속 경기 침체 여부를 가늠하는 80선을 밑돌고 있다. 현재 사업 및 노동시장 여건을 반영한 현재상황지수는 126.9로 전월 대비 4.3포인트 하락했다.
콘퍼런스보드 측은 "소비자들은 높은 물가와 소득 감소 지속에 여전히 불만을 품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12개월 동안의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지수는 4.5%였는데, 다만 이는 관세 발표로 인해 6.5%에 달하는 고물가를 예상했던 올해 초에 비해서는 낮아진 수치다.
소비자의 경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가운데, 미국 인구조사국은 9월 미국 소매 판매가 0.2% 증가한 7,333억 달러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고, 앞서 몇 달간 견고한 증가세 이후 갑작스러운 둔화 양상이다.
게다가 9월에 주유소 물가가 2.0% 상승했는데, 휘발유를 제외하면 8월부터 9월까지 소매 판매는 변동이 없었던 셈이다.
일부 소매 품목 판매는 되레 감소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딜러 판매는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전자제품 및 가전제품 매장 판매가 0.5% 감소했고, 의류점 0.7%, 백화점 0.7%, 매장이 없는 소매점(온라인 등) 0.7% 각각 줄었다.
앞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소매 판매는 관세 부과 예상과 실제 시행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컸다. 이러한 변동성 기간을 제외하면, 9월 소매 판매 실적은 2024년 8월 이후 최악이다.
그림 4. 미국 소매판매 월별 추이
출처: U.S. Census Bureau. 딜로이트 인사이트
이처럼 부진한 9월 소매판매와 완만한 고용 증가, 취약해진 소비자 심리 지표 등을 결합해 보면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들 지표로 인해 연준이 12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제조업 및 서비스업의 생산 활동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난다. S&P글로벌이 발표한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 결과 11월 제조업 PMI는 51.9로 전월 대비 하락하며 4개월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지수는 50선을 넘었다. 서비스업 PMI는 55.0으로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양대 부문을 포함한 종합 PMI도 54.8로 4개월 최고치였다.[9]
그림 5. 미국 분기 GDP 성장률과 PMI
출처: S&P Global, BEA. 딜로이트 인사이트
S&P글로벌은 "PMI 데이터는 11월 미국 경제가 비교적 활발했음을 시사하며, 4분기 현재까지 연간 GDP 성장률이 약 2.5%에 달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추가 금리 인하 기대와 정부 셧다운 조기 종료 전망이 낙관론을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다만 S&P글로벌은 "제조업체들은 신규 주문 증가 둔화와 완제품 재고의 증가라는 우려스러운 조합을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행보를 둘러싼 불확실성
앞서 연준 정책 결정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실제로 연준이 최근 공개한 10월 FOMC 의사록은 “참가자들은 12월 회의에서 어떤 정책 결정이 가장 적절할지에 대해 매우 다른 견해를 표명했다"고 기록했을 정도이다.[10]
의사록은 “위원회가 점차 중립적인 정책 기조로 전환함에 따라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추가로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판단했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12월 회의에서 25bp 추가 인하가 반드시 적절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고 썼다.
이어 “여러 참석자들은 향후 회의 기간 동안 경제 상황이 예상대로 전개될 경우, 12월에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추가로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평가했고, 많은 참석자들은 경제 전망에 따라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목표 범위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결국 “모든 참석자는 통화 정책이 미리 정해진 방향이 아니며, 다양한 데이터, 변화하는 경제 전망, 그리고 위험의 균형을 고려하여 결정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그림 6. 연준 점도표(2025.9.17 SEP 기준)
출처: Federal Reserve, CME Group. 딜로이트 인사이트
이 가운데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최근 12월에 추가 금리 인하가 적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윌리엄스 총재는 우선 “내 생각에는 노동 시장이 냉각되면서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한 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방 위험은 다소 완화되었다. 관세로 인한 2차 효과의 증거가 없는 한, 기저 인플레이션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지난 두 차례의 FOMC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25bp씩 인하하기로 한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했다”고 밝혔다.[11]
이어 그는 "앞으로 물가 상승률을 장기 목표치인 2%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회복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최대 고용 목표에 과도한 위험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윌리엄스 총재는 “현재 통화 정책은 다소 긴축적인 것으로 보지만, 최근 조치 이전보다는 다소 완화되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조정하여 정책 기조를 중립 범위에 더욱 근접시키고, 이를 통해 두 목표 달성 간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여지가 여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준 의사록은 위원들이 현재 경제 여건을 어떻게 보는지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의사록은 "주택 서비스 부문의 디플레이션이 높은 상품 물가 상승으로 상쇄되면서 근원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올해 초 시행된 관세 인상의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자동화와 AI를 통해 달성된 최근 생산성 향상이 기업의 이윤을 유지하고 비용 증가가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정도를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12]
노동 시장에 대해서는 불충분한 데이터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참석자들은 일자리 창출 둔화의 원인을 대체로 이민 및 노동력 참여 감소로 인한 노동 공급 감소와, 완만한 경제 성장과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노동 수요 감소로 돌렸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참석자들은 내년 노동 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위원들은 또한 소득 계층 간 지출 패턴의 격차에 대해 언급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고소득 가구는 주식 시장의 호조로 인해 상대적으로 소비 증가의 기반이 강해진 반면, 저소득 가구는 높은 가격과 경제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고 지출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지막으로 의사록은 "일부 참석자들은 무역 긴장이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하고 전반적인 경제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언급했다"고 전했다.
현재 가장 중요한 거시 지표는 인플레이션 보고서인데, 이는 다음 달 10일 FOMC가 종료된 이후에 발표될 예정이다. 10월 고용 보고서 데이터도 11월 고용 보고서에 포함할 예정이며, 역시 FOMC가 끝난 12월 16일에나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연준 관계자들은 이들 지표에 대해 사전에 보고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