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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시 체제’ 첫 FOMC, 물가 안정과 레짐 체인지 강조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 6월 3주차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의 최신 경제 뉴스와 트렌드 분석

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한 마리 제비가 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니다.”
이 말은 원래 고대 그리스의 아이소포스(이솝) 우화에서 비롯되어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기록된 속담으로, 영국 등 유럽과 중국에서는 원래 봄이던 것이 여름으로 변했다. 북유럽 지역은 제비가 초여름에 오는 철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어로는 “One swallow does not a summer make.”, 중국은 이 영어를 직역해 “一燕不成夏”라고 쓴다. 한 가지 사례로 추세나 일반적인 결론을 도출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제비 한 마리가 날아온 것은 미약하지만 분명한 계절 변화의 신호이다. 이솝 우화에 나온 그 제비는 얼어 죽었고, 위대한 철학자 역시 의미를 폄하했지만 말이다.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이끈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기대치 않게 ‘물가 안정 의지’를 강조한 것 역시 그런 사례로 보인다.
워시 의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개최한 6월(16~17일) FOMC는 ‘만장일치’로 연방기금금리(FFR) 유도 목표를 기존 3.50~3.75%에서 동결했다. 4차례 연속 동결이다. 분기별 경제전망 보고서의 ‘점도표’는 연준이 금리 인하가 아니라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알렸다.[1]
워시 의장이 기자 회견에서도 ‘물가 안정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확고하게 피력하자, 월가는 즉각 반응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9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1%, 나스닥 종합지수는 1.34% 각각 하락 마감했다. 또한 2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16bp(1bp=0.01%p) 급등한 4.21%를 기록해 작년 5월 초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6대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지수(DXY)는 100선을 돌파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의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68% 가까이 반영했다. 12월 회의까지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84%에 달한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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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미국 연방기금금리 변화

출처: Federal Reserve. 딜로이트 인사이트

이번 FOMC 결과는 모두 금융 시장에서 예상한 것이며, 워시 의장 체제에서 갑자기 크게 변한 것은 전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이미 커다란 변화, 특히 앞서 워시 의장이 강조했던 연준의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 방향이 분명히 제시되었다.
6월 점도표, ‘연내 금리 인상’ 시사
6월 FOMC 결과 자체는 금리 동결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12대 0의 만장일치로 이루어진 것은 주목되지만, 그 내부에 형성된 이견이나 입장 변화는 알 수 없다. 사실 이러한 결과 자체로만 보면 별다른 변화가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금융 시장과 학계, 언론의 ‘페드와처’들에게는 이번 6월 회의가 중대한 분수령으로 각인된다.[3]
앞서 4월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 결정이 8대 4 다수결로 결정됐다. 1명(스티븐 미란 이사)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했고, 다른 반대 의견 3명(베스 해먹, 닐 카시카리, 로리 로건 총재)은 금리 동결에는 찬성했지만 성명서 문구에 금리 인하 기조를 드러내는 단어인 ‘추가적인’(additional)을 포함하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4]
6월 FOMC는 새롭게 워시 의장이 처음 주재하는 가운데, 미란 이사가 빠지고 제롬 파월 전 의장이 이사 자격으로 참여했다. 이들이 새롭게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기 때문에, 금리 동결 만장일치로 의견 변화를 읽어내기 힘들다.
정책 성명서는 매우 간결한 양식으로 바뀌었는데, 특히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 선제적 지침 제공) 문장이 아예 사라졌기 때문에, 앞으로 정책 운용의 방향성도 알 수 없게 됐고 이를 둘러싼 이견도 나올 수 없었다.
6월 성명서의 문구에서 경제 활동에 대한 평가는 4월과 마찬가지로 “견조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는 표현을 유지했지만, “부분적으로는 중동 분쟁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라는 문구가 추가됐다. 또한 “생산성 향상과 자본 투자는 강력하다”고 추가 기술한 부분이 눈에 띄지만, 그 자체로 정책 기조에 대해 알려주는 부분은 없는 사실 적시에 가깝다.
노동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일자리 증가는 노동인구와 속도를 맞추고 있으며 실업률은 변화가 없다”고 평가해, 4월의 “평균적으로 계속 낮은 일자리 창출”이란 부정적인 문구가 사라졌다. 이 대목은 현재 연준 정책 결정자들이 우려했던 노동시장의 약화와 이에 따른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편 인플레이션에 대한 평가 문구는 “2% 안정 목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상태이며, 부분적으로는 에너지를 포함한 특정 부문의 물가를 끌어올린 공급 충격을 반영하고 있다”로 앞선 성명서에 비해 물가 압력이 높아진 배경은 좀더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여기서 물가 압력을 높인 요인이 ‘공급 충격’이란 대목을 추가한 것은 앞으로 이 때문에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리기가 까다롭다는 의견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전체적인 성명서의 기조는 모호하지만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분기별로 나오는 경제전망요약(SEP) 보고서는 좀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5]
연준 이사회 멤버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의 경제 전망과 적절한 정책 금리 가정에 커다란 변화가 발견된다. 3월 보고서와 비교할 때 확연하게 달라진 것은 19명의 위원들 중에서 9명이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는 것이다. 3월까지는 이러한 의견을 낸 위원이 제로(0명)였다. 이번에 금리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1명으로, 12명에서 대폭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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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FOMC 점도표 변화

출처: Federal Reserve 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June 2006). 딜로이트 인사이트

구체적으로 연내 0.25%포인트 금리인상이 3명, 0.50%포인트 인상이 5명, 0.75%포인트 인상이 1명이었다. 금리 동결이 8명, 0.25%포인트 금리 인하는 1명이었다.
이번 SEP에서 전망치 제출은 19명이 아니라 18명으로 줄었는데, 워시 의장이 소신대로 전망치를 제출하지 않았다. 만약 워시 의장이 전망치를 냈다면 인하 의견은 2명으로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경제 전망표를 보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이 3월의 2.4%에서 2.2%로 낮아지고, 인플레이션(PCE 기준) 전망치가 크게 높아진 것(헤드라인 2.7%→3.6%, 근원 2.7%→3.3%)이 확인된다. 이러한 인플레이션 전망에 따라 적정 정책 경로 예상에서 올해 기준금리 예상치가 3.4%에서 3.8%로, 내년 전망치도 3.1%에서 3.6%로 높아졌다. 현행 기준금리 3.625%에 비해 올해는 최소 1차례 금리 인상을 분명히 예상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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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6월 FOMC의 경제 전망 및 정책 금리 예상

출처: Federal Reserve 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June 2006). 딜로이트 인사이트

2027년 기준금리 전망의 중앙값이 3.6%라는 것은 내년까지 금리인하를 기대할 수 없거나 일단 금리가 인상되었다가 다시 내려오는 수순을 예상한다는 것이다. 2028년까지도 기준금리는 3.4% 수준으로, 장기 적정 기준금리로 가정하는 3.1%보다는 높게 유지되는 것으로 본다.
연준 내 지형의 변화
FOMC에 참여하는 연준 정책 결정자는 의결권을 가진 12명의 위원회 멤버(member)와 참가자(participant)로 나뉜다.
6월 회의의 멤버는 워시 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겸 연준 부의장 그리고 6인의 연준 이사[마이클 바, 미셸 보우먼, 리사 쿡, 필립 제퍼슨, 제롬 파월, 크리스토퍼 월러), 4명의 지역 연은 총재(베스 해먹(클리블랜드), 닐 카시카리(미니애폴리스), 로리 로건(댈러스), 애나 폴슨(필라델피아)] 등 총 12명이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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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2026년 FOMC 일정 및 멤버

출처: Federal Reserve, 딜로이트 인사이트 저자 추정

전문가들은 워시 의장을 비롯한 다른 FOMC 위원들의 기조 변화의 신호를 예의주시해왔다. 제롬 파월 전 의장이 일반 이사 자격으로 참여했는데, 그는 팬데믹 시기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오판하여 금리 인상을 너무 늦게 단행한 것이 8년 재임 기간 동안 한 가지 큰 실수였음을 인정했다. 따라서 그의 성향은 ‘중립적 매파’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올해 4월 FOMC에서 반대표를 낸 베스 해맥, 닐 카시카리, 로리 로건 총재 등 3명의 연은 총재들 중 원래 매파로 분류되는 로건 총재 외 나머지 두 명은 중립파이지만 인플레이션 강경파로 변했음을 보여준다. 게다가 4월 회의 이후로 위원회 내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반대 여론이 더욱 강경해진 것으로 보인다. 몇몇 위원들은 공개적인 발언을 통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상승할 경우 다음 번 조치는 금리 인하가 아닌 금리 인상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 내 분위기가 크게 변화되었음을 가장 잘 보여주는 인물은 바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이다. 그는 올해 5월 연설에서 자신이 지난해 3차례 금리 인하를 지지한 이유는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였지만, 이제는 인플레이션과 중동 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의 충격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7]
한편 컨센서스 합의를 중시하는 FOMC 운영 방식을 감안할 때,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금리 인하 전망을 거두어 들였을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하 전망에 1명은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나 혹은 멤버가 아닌 다른 지역 연은 총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연준 개혁 TF 출범과 쟁점들
연준이 올해 긴축 정책으로 방향 전환을 매듭 짓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 워시 의장이라는 점은 아이러니다. 그가 작년부터 금리 인하를 주장했고, 또한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의장으로 선출되었기 때문이다. 워시 의장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할 역량과 의지를 갖고 있다”며, “바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8]
워시 의장은 앞서 연준 재직 시절이나 그 이후에도 매파적인 인물로 알려졌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그를 지명할 때는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더 낮아져도 된다는 인식에 동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도 워시 의장이 취임 직후 현재와 같은 여건에서 금리 인하를 강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무리하게 금리 인하를 추진했다가 표결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안정한 고용 시장으로 인해 고금리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두 차례 이상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이에 비해 관세 효과는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었고, 이러한 효과가 사라지면 물가 압력은 연준의 안정 목표치인 2%를 향해 다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9]
불과 4~5개월 만에 이러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고용이 다시 증가했고 물가 압력은 반등해 3%를 넘어섰다. 생산성 향상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으로 기대됐던 인공지능(AI) 구축 노력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되고 있다. 반도체 칩, 전력, 데이터센터 건설 자재 공급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키면서 경기 침체가 아닌 호황의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등하는 주가 덕분에 투자자들의 소비가 증가했다.
게다가 대이란 전쟁으로 휘발유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이란과 종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되면 이러한 물가 압력이 완화되겠지만, 그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최근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 원인으로 중동 분쟁의 영향을 ‘일부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워시 의장은 첫 회의부터 ‘레짐 체인지’ 작업을 개시했음을 기자회견을 통해 알렸다. 연준의 의사소통 방식과 정책 운영 체계 전반을 재검토하기 위해 각각 ▲연준 커뮤니케이션 ▲대차대조표 ▲기존 데이터 출처 활용 및 의존 ▲전환기 시대 생산성과 일자리 ▲인플레이션 프레임워크 등 5개 핵심 영역을 검토하는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중이라고 밝힌 것이다. 외부 전문가도 참여하는 이들 TF는 연내에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다.
그는 이미 이번 정책 성명서에서 포워드 가이던스 문장을 들어내는 개혁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그는 "이번 성명은 우리가 파악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현재의 정책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소위 선제안내 역시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이 점도표와 같은 도구를 포함한 ‘선제적 지침’에 대해 비판해 왔다. 이번에도 그는 연준 위원들이 제출하는 금리 전망을 "지우개 달린 연필"에 비유하며, 전망치는 강한 확신에 기반한 게 아니라 여러 시나리오 중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경로를 선택한 것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점도표와 경제 전망 수치를 각각 제시하지 않았고, 기존 점도표 방식 뒤에 조용히 숨는 침묵 전략을 시행했다. 
선제적 지침의 역할과 한계
지난 수십 년 동안 중앙은행은 투명한 의사소통이 정책 효과를 높인다고 믿어왔다.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공개하느냐가 주택담보대출 금리, 시장 여건, 그리고 전반적인 대출 비용에 영향을 미친다.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 연준 이사였던 워시 의장은 당시 벤 버냉키 의장이 21세기 중앙은행의 가장 큰 두 가지 혁신, 즉 양적 완화(QE)와 금리 결정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설명 방식을 도입하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이다.
버냉키의 ‘선제적 지침 제시’ 전략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1990년대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이 시작한 변화를 더욱 확대한 것이다. 과거에 연준은 일단 금리 결정 내용을 발표하고, 이후 금리 방향에 대해 힌트를 주거나 특정한 방향에 대해 설명하곤 했는데, 이를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투명하게 제시한 것이다.
버냉키 전 의장은 의장이 되기 전인 2003년 연준 동료들에게 "모호함은 나름의 용도가 있지만, 주로 포커처럼 비협력적인 게임에서 쓰이는 것이다. 통화 정책은 협력적인 게임이기 때문에 금융 시장을 우리 편으로 만들고 그들이 우리 대신 일을 해주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선제적 지침’을 제공하는 것은 기준 금리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금리 경로가 실제 경제를 움직인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 투자자들이 연준의 정책 기조를 이해하면 연준이 공식적으로 금리를 결정하기 전에 스스로 금리를 올리거나 내림으로써 정책 효과를 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책의 투명성과 개방성은 통화 정책을 더욱 예측 가능하고 효과적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전 세계 중앙은행 표준으로 채택되었다.
버냉키의 보좌관처럼 행동하면서 그의 눈과 귀 역할을 하기도 했던 워시 의장이 2011년에 이사직을 사임하게 된 것은 연준의 2차 QE 정책에 대한 이견 때문이었다. 사임 이후에도 워시는 연준이 QE와 선제적 지침, 두 가지 혁신 정책을 지나치게 확대했다고 줄기차게 비판해왔다.
워시 의장은 취임식에서 과거 불가사의한 언행의 대가였던 그린스펀 전 의장을 기렸다. 그는 버냉키 전 의장을 초청하거나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연준 체제를 다시 1990년대로, 연준이 좀더 폐쇄적이고 논쟁이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해결되던 시절로 돌아가는 것임을 시사한다.
또한 워시 의장은 2021~2022년 연준의 정책 실패 사례를 강조해왔다. 그는 4~5년 전에 발생한 이러한 ‘수십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치명적인 정책 오류’로 인한 부담을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면서, 인플레이션이 한번 자리를 잡으면 이를 다시 끌어내리는 데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당시 연준이 인플레이션 급등 사태를 ‘일시적’이라고 언급한 것 자체가 의도치 않게 약속처럼 인식되어, 인플레이션 후퇴의 기준을 높여버렸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워시 의장이 물가 안정 달성 의지를 강조한 것은 그의 기존 입장에 비추어 모순된 것이 아니다. 
기대 인플레이션의 중요성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지금까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불과 수년 전 팬데믹 사태에서 보았듯이, 일시적인 충격으로 보이는 일련의 사건들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의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최근 중동 분쟁에 따른 유가 충격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물가 충격이 발생했다. 이러한 두 가지 충격은 각각 일시적인 것으로 볼 수 있고, 이 경우 정책 결정자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간과’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충격이 상호작용하여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키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지속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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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10년 기대인플레이션과 실질-인플레 위험 프리미엄

출처: FRB of Cleveland, 딜로이트 인사이트

여기서 이론적인 난제가 등장한다. 사람들이 일련의 물가 충격이 일시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 미래에 평균 인플레이션율이 지금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충격을 경험한 사람들의 기대는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어 동전 던지기의 경우에도 결과는 앞면과 뒷면 둘 중에 하나이고 이는 독립적이라 상관관계가 없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를 실행한 사람은 수차례 모두 앞면 혹은 뒷면이 나왔을 경우, 이러한 제한된 몇 차례의 경험에 근거하여 다음 번 확률에 대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 단순하지만 구체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특정한 결과가 발생할 확률을 조정하여 기대하는 것이 흔하게 발생한다. 이 때문에 다음 번 동전 던지기에서 앞면 혹은 뒷면이 나올 확률에 50% 이상의 가중치를 부여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예상 수익이 제로(0)에서 양의 수치로 증가하게 된다.
기대 인플레이션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인플레이션 발생의 실제 과정을 알지 못한 채 일련의 물가 상승 충격을 경험할 경우, 다음 물가 충격도 하락이 아니라 상승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최근의 물가 충격이 일시적이라고 믿는다고 하더라도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이를 감안하면 관세와 같은 단일한 물가 충격은 쉽게 간과할 수 있지만, 일련의 추가 물가 충격을 간과하는 것은 훨씬 더 위험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연준은 팬데믹 사태 이후 인플레이션 급등 사태 이래 5년 이상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인플레이션 사태 때 연준은 이것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고, 이 때문에 긴축 정책으로 전환하는 데 신중했다. 이는 앞서 10년간 낮은 인플레이션 지표를 경험한 것이 크게 작용했을 수 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예측에 있어 지나치게 경험에 기초한 접근 방식을 취했던 것이다.
연준은 늦었기는 해도 2022년에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함으로써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극적으로 낮추는 데 성공했지만, 결국 아직까지 안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워시 의장은 이러한 과거 연준의 실책에 대해 비판해왔기 때문에, 이번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에 대해서 물가 안정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그는 기대 인플레이션의 안착이 중요하다는 사실과, 연준의 물가 안정 의지에 대한 신뢰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인플레이션 추세 지표와 2021년의 ‘착오’
워시 의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측정 방식을 ‘근원’(core)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아닌 '절사평균’(trimmed mean) PCE 물가지수로 바꾸자는 의견도 제시했지만, 이러한 물가 측정 지수의 변경은 마치 연준이 물가 안정 목표를 바꾸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또한 절사평균 물가지수가 최근 기준선에 비해 크게 낮아진 가운데, 이 지표가 발생시킬 수 있는 왜곡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변동성이 매우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품목의 물가를 보는 ‘근원’ 인플레이션과 달리 ‘절사평균’은 특정 백분위수 임계 값 상하단을 제외한 인플레이션 지표이다.
2026년 2월 현재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이 3.0%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절사평균 PCE 물가 상승률은 2.3%로 하락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이러한 편차는 추세 지표의 특징으로 치부될 수도 있다. 보통 근원/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차이가 발생한 이후 결국 절사평균 인플레이션으로 수렴하기 때문이다.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보면, 최근 인플레이션 추세가 계속 둔화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추세가 지연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되는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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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추세 지표와 분기하는 인플레이션 지표

출처: U.S. BEA, FRB of Dallas. 딜로이트 인사이트

미국 절사평균 PCE 물가지수는 117개 품목의 물가 변동률을 정렬시킨 후 24번째 백분위 수 미만(24%)과 69번째 백분위수 이상(31%)의 구간 변동률을 제거한 나머지 품목의 가중평균이다. 상하단 제거 구간이 비대칭적인 이유는 가격 변동 분포의 특징을 고려한 것이다. 평균적으로 하단 10%의 물가 변동이 상단 10% 변동에 비해 분포 중앙에서 더 멀어지는 ‘음의(좌측) 왜곡’(negatively skewed)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를 무시하고 상하단 제거 구간을 동일하게 했을 경우 남은 구간의 가중평균치는 전체적인 분포에 비해 높게 나타나게 된다. 이 때문에 상단의 제거 구간을 좀더 넓게 하는 것이 잠재적으로 높게 나올 수 있는 편향을 제거하는 방법인 셈이다.[10]
하지만 왜곡이 늘 음의 구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 시기에는 양의 구간으로 치우칠 수가 있다. 이렇게 양의 왜곡도가 크게 상승할 때는 추세 지표인 절사평균이 근원 및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에 비해 뒤처지는 양상을 보이곤 했다. 1974년과 2021년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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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절사평균 지표의 왜곡도 변화

출처: U.S. BEA, FRB of Dallas(저자 계산). 딜로이트 인사이트

2021년 인플레이션 급등 시기에 절사평균이 실제 물가 추세보다 지연되는 특징을 보였다. 평소에는 상품 물가가 서비스 물가에 비해 완만하거나 하락하는 특징을 보이지만, 팬데믹 사태로 인해 상품 물가가 크고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인 데다 일부 서비스 물가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수요 급감 이후 급격히 반등하는 특징을 보였기 때문이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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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2021년 물가 변화 추세를 반영하지 못한 절사평균 지표

출처: U.S. BEA, FRB of Dallas, FRB of Cleveland. 딜로이트 인사이트

이처럼 왜곡도가 ‘양의(우측) 왜곡’(positive skewed)으로 바뀌었을 경우 절사평균 물가지수의 신호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절사평균은 분포의 하단보다 상단에서 더 크게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음의 왜곡이 아닌 경우 기존 추세를 과소평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를 감안하면 최근 절사평균이 보이는 하락 추세는 믿을 만한 신호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12]
이러한 왜곡도의 변화와 물가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지난해 관세 부과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관세가 물가 상승에 일시적으로 기여한 것이라면 최근 왜곡도의 상승 역시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작년 9월 이후 주택서비스 이외 부문에서 발생하는 물가 상승폭이 강화된 것이 지속된다면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되는 조짐일 수도 있다. 관세로 인한 상품 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이상치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중동 분쟁으로 인한 석유 관련 제품의 공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에너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물가 상승 외에도 이들 제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상품 및 서비스 물가에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물가 변동의 왜곡도가 계속 양의 구간에서 유지되면서, 절사평균 PCE 지표가 인플레이션 추세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 
레짐 체인지 동력: AI와 생산성 향상
워시 의장의 ‘레짐 체인지’ 동력은 AI가 이끌어 낼 생산성 향상에 있다. 문제는 생산성이 향상되면 물가 상승을 초래하지 않고 기업이 임금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산성 향상은 더 빠른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며, 이는 소비자 지출과 기업 투자 증가로 이어져 병목 현상과 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13]
생산성 증가 속도가 빨라진다면 실질 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으며, 경제는 높은 금리 환경에서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린스펀 의장 시절인 1990년대 중반에 기준금리는 수년간 약 5%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으며, 이는 당시 2~3% 범위에 머물던 인플레이션율보다 훨씬 높았다. 그린스펀이 이끄는 연준이 실질 금리를 오늘날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했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많은 분석가들이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지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견 차이가 있다. 최근 분기의 생산성 향상은 오직 기술 부문에서만 나타났다. 대부분의 다른 분야는 아직 생산성 향상이나 AI의 광범위한 도입을 경험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AI로 인한 장기적인 생산성 강화 전망이 맞는다고 해도, 지금 당장은 AI 성과에 기반해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섣부른 시기로 보인다.
미국 경제는 현재 2% 초중반의 성장률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막대한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투자가 없었다면 미국 경제는 거의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IT 부문의 성장률 기여도는 1999년 인터넷 거품 시기보다도 높은 사상 최대 규모 기록이다. 최근 5개 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평균 0.9%포인트로 역대 최고치다. 최근 1년 이상 미국 경제 성장은 AI에 의존한 셈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미국 비농업 기업 부문의 노동 생산성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연율로 0.8%를 기록, 2025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2.8%에 달했지만, 대부분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기술 부문의 생산성 향상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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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미국 비농업 기업 부문 생산성 추이

출처: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딜로이트 인사이트

1947년 이후 미국 비농업 기업 부문의 장기 노동 생산성 증가율은 연평균 2.1% 수준이다. 최근 생산성 증가율 둔화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강력한 혁신 기술의 도입이 생산성 둔화 추세를 역전시킬 것이란 기대가 있는 한편, 혁신은 항상 기하급수적 성장보다는 누적 성장을 가져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성장 속도는 둔화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또한 경쟁 장벽, 소득불평등 심화, 인구증가율 감소, 부문 간 및 부문 내 혁신의 불균등성으로 인한 병목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생산성이 둔화되었다는 주장도 있다.[14]

[1] Federal Reserve, “FOMC statement”, Jun. 17, 2026

[2] CME Group, “FedWatch Tool”, Accessed Jun. 18, 2026

[3] The Wall Street Journal, “As Kevin Warsh Arrives, Expect Him to Move Slowly,” Jun. 14, 2026

[4] Federal Reserve, “FOMC statement”, Apr. 29, 2026

[5] The Wall Street Journal, “Fed Holds Rates Steady, but More Officials See Higher Rates as Next Move,” Jun. 17, 2026

[6] Federal Reserve, “About FOMC”, Accessed Jun. 17, 2026. FOMC에 참여하는 지역 연은 총재는 12명 중 5명씩 매년 순번을 바꾸게 되는데, 이 중에서 뉴욕 연은 총재는 부의장으로 당연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나머지 11개 지역 연은 총재가 4명씩 순번을 바꿔서 참여한다. 의결권이 없는 지역 연은 총재들은 FOMC 회의에 참석하여 토론에 참여하여 의견을 내고, 경제 상황 및 정책 선택지에 대한 위원회 평가에 기여한다.

[7] Christopher J. Waller, “Policy Risks Have Changed”, May 22, 2026

[8] The Wall Street Journal, “Warsh’s Commitment to Inflation Fight Sparks Market Slide,” Jun. 17, 2026

[9] Robert Minton, Madeleine Ray, and Mariano Somale, "Detecting Tariff Effects on Consumer Prices in Real Time – Part II," FEDS Notes, Apr. 8, 2026

[10] Federal Reserve Bank of Dallas, “Skewness warrants caution as Trimmed Mean PCE inflation eases”, Apr. 16, 2026

[11] Federal Reserve Bank of Cleveland, “Adjusting Median and Trimmed-Mean Inflation Rates for Bias Based on Skewness”, Mar. 24, 2022

[12] Federal Reserve Bank of Dallas, op. cit.

[13] 딜로이트 인사이트, “‘워시 시대’의 연준 통화정책 기상도”, 2026년 5월 29일

[14] Ibid. 

Deloitte Ins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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