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기간 및 충격에 대해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약 2주간 지속되는 짧고 강렬한 분쟁이다. 이 경우 전 세계 연간 원유 수출량의 약 1.4%와 LNG 수출량의 비슷한 비율 손실이 예상된다. 두 번째는 3개월간 지속되지만 시설에 대한 장기적인 피해는 제한적인 분쟁이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2026년 전 세계 원유 및 LNG 수출량의 5~6% 손실이 예상된다. 세 번째는 역시 3개월간 지속되지만, 특히 이란의 하르그 섬을 비롯한 생산 시설에 장기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분쟁이다. 이 경우 전 세계 원유 및 LNG 수출량의 8~9% 손실이 예상되며, 그 영향은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 EU 천연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당 120유로까지 치솟게 된다. 이러한 마지막 충격 시나리오와 비교할 만한 전 세계적인 공급 충격은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발생했던 에너지 쇼크 사례가 유일하다.[10]
우리나라는 수입 원유의 70%, 수입 액화천연가스(LNG)의 20%를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고, 이 중 9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또한 상대적으로 생산 활동의 에너지 집적도가 높다는 점도 불리한 여건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는 등 과거 오일 쇼크와 같은 사태가 나타날 경우 경제 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하고 물가는 2.9%포인트 급등할 것이란 시나리오도 제시하기도 했다.[11]
유럽중앙은행(ECB)은 유가가 10% 상승하면 유럽 경제의 인플레이션율이 직접적으로 0.4%포인트 상승하고, 기업들이 비용 증가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이후 3년 동안 간접적으로 0.2%포인트가 추가되는 것으로 추산한다.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가스 가격 상승분의 약 10%가 1년 내에 물가에 반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유가 급등으로 인해 금융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줄어들고 있다.
한편, 석유와 달리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가동 중단 사태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LNG 시장의 공급은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향후 10년 동안 카타르가 전 세계 LNG 시장의 약 4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22년 러시아 파이프라인 가스 공급량이 급격히 감소한 이후 유럽은 해상 LNG 수입에 구조적으로 의존하게 되었으며, 카타르가 주요 장기 공급국 중 하나이다. 따라서 카타르 수출에 지속적인 차질이 발생할 경우 유럽의 가스 수급 균형뿐 아니라 주요 아시아 수입국들의 수급 균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12]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이번 위기가 "세계 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카타르 최대 LNG 시설 공격으로 인해 이번 분쟁이 빨리 종식되더라도 정상적인 생산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에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컨설팅회사 리스타드의 분석에 따르면, 카타르의 기반 시설이 거의 또는 전혀 피해를 입지 않고 15일 후 수출이 재개될 경우 올해 전 세계 LNG 생산량이 4.3%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전쟁이 한 달 동안 지속된다면 감소폭은 14%를 넘어설 전망이다. 작년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는 호르무즈 해협이 12개월 동안 봉쇄되는 상황을 가정할 경우, 가스 가격이 상승하여 다른 지역에서 생산량이 증가하더라도 연간 생산량이 15%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러한 분석은 2026년 LNG 수요가 거의 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나온 것이다.
천연가스는 유정에서 석유처럼 바로 생산을 재가동할 수 있지만, LNG는 그렇지 않다. LNG는 영하 160°C까지 냉각해야 액체 상태로 만들 수 있어 카타르는 5일 생산량 이상은 비축할 수 없다. 보통 LNG의 액화 및 선적 재개에 2주가 소요되며, 최대 용량에 도달하는 데는 4주에서 6주 정도 걸린다. 또한 석유와는 달리 천연가스는 전략적 비축량이 없다. 유럽연합(EU)은 최소 저장량을 의무화하지만, 겨울을 보내면서 현재 저장량이 평소보다 낮아진 상태이다. 리스타드는 카타르의 공급 차질이 4월까지 지속될 경우, EU가 내년 겨울을 대비한 가스 저장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러시아산 가스 수입 전면 금지 조치가 재고될 가능성이 거론된다.[13]
아시아 국가들이 중동 LNG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국은 52일치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이지만, 일본은 약 20일치, 대만은 11일치 정도의 재고만 확보하고 있다. 인도는 재고가 5~6일치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어 비상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