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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중동 전쟁의 경제적 충격파 점검

🌎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 3월 2주차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의 최신 경제 뉴스와 트렌드 분석

안녕하세요. 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주 전 시작한 대 이란 전쟁을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끝낼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당장은 쉽게 빠져나갈 방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작전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수월하게 낸 것에 비하면, 이번 전쟁은 커다란 외교적, 정치적, 나아가 경제적 실수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중동 전쟁이 언제 끝날지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장기화되는 분쟁이 금융시장과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셈법이 분주하다.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는 파괴적인 중동 전쟁은 이 지역이 세계 경제의 주요 에너지 저장고라는 점에서 물가와 거시경제 활동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선진국 경제는 과거에 비해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졌기 때문에 거시경제적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동 석유와 가스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및 저개발 국가는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고, 미국과 서구 선진국들의 경우에도 에너지 비용의 급등이 소비자의 구매력을 저하시키고 정치적인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1]
이번 중동 전쟁의 거시경제적 충격이 어떤 양상으로, 어떠한 경로로 파급될지 살펴보자. 
전쟁 종료 시점 임박? 관건은 ‘호르무즈’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작전과 마찬가지로 신속한 이란 지도부 교체와 새로운 정권 수립을 목표로 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전쟁은 2주차에 접어들면서 예측할 수 없는 형세로 이어지고 있다.
이란 정권이 예상보다 더 공격을 잘 견디고 계속해서 맞서 싸울 수 있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무엇보다 강력한 무기인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 쪽으로 기울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한 이러한 불균형 때문에 이번 중동 전쟁은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그림 1. 전쟁 개시 이후 브렌트유 가격 변화

출처: FRED 데이터, 딜로이트 인사이트 분석

앞서 2월 28일 이란에 대한 대대적 공습을 개시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이 대략 4~5주, 혹은 그것보다 조금 더 길게 소요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이후 열흘이 지난 3월 9일부터 갑자기 “전쟁이 곧 끝날 수 있다고 내가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기 시작했다. 같은 날 장중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던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90달러 아래로 급격히 하락하면서, 그의 발언의 진위가 국제 유가 급등에 대한 부담에서 나온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2]
그러나 조정 받을 것 같던 에너지 선물 가격은 사상 최대 규모인 전략비축유 4억 배럴을 방출한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유조선에 대한 새로운 공격 소식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12일 대륙거래소(ICE)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선물 5월물은 거의 9% 넘게 급등한 배럴당 100.46달러로 마감해 다시 100달러 선을 넘었다. 뉴욕상품거래소의 서부텍사스유 선물도 9.7%나 오른 배럴당 95.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2026년 12월물 만기의 경우 배럴당 81달러까지 상승해 중장기적으로 유가가 하향 안정될 것이란 기대가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분석가들은 우회 공급이나 전략비축유 방출이 장기화되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공급 손실을 해결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본다. 맥쿼리의 분석가들은 전략비축유 4억 배럴은 전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4일치,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량의 약 16일치에 해당한다고 추산했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인 우드 맥켄지는 전쟁으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및 석유 제품 공급량이 하루 약 1500만 배럴 감소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원유 가격이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3]
앞서 골드만삭스의 분석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동량이 앞으로 5주 동안 현재와 같은 꽉 막힌 상태를 유지할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스와 같은 투자은행은 이미 현재 상황은 실질적인 공급 차질에 직면한 것과 같다면서 브렌트유 현물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번스타인은 올해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65달러에서 80달러로 상향 조정하고, 전쟁이 장기화되는 극단적인 경우에는 120~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놓았다.[4]
그림 2. 브렌트유(’26.5월물)와 유럽 천연가스(TTF ’26.4월물) 가격 추이

출처: Intercontinental Exchange(ICE), 딜로이트 인사이트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조기 종료 발언이 유가를 끌어내리는 효과를 내기는 했지만, 언제쯤 어떤 조건 하에서 중단될 것인지 당장은 가늠하기 힘들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해서 모순되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앞서 그는 9일 미국 언론 매체와 인터뷰에서 전쟁이 “거의 끝났다”고 말했다가, 같은 날 공화당 의원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는 “완전히 결정적으로 적을 굴복시킬 때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며 군사 작전을 당분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한 그는 이날 연설 이후 기자회견에서 “전쟁 종료가 임박했지만 이번 주에는 아닐 것”이라고 말해 조기 휴전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동시에, 나중에 “이 정도면 엄청난 성공이라고 부르고 떠날 수도 있지만 더 나아갈 수도 있고 그럴 것”이라고 모호하게 발언했다.
이러한 이해하기 힘든 모순적인 발언은 미국 정부가 금융시장의 ‘패닉’ 상황에 직면하여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유가는 낮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은 인위적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5]
일부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도 ‘타코’(TACO: 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레이드를 활용할 조짐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국이 성과에 만족하여 물러난다고 해도, 생존을 놓고 선택지가 없는 이란은 전쟁을 멈추지 않을 수 있다. 이란은 정권의 생존 보장과 함께 믿을 수 있는 침략 재발 방지 합의를 요구한다. 전쟁의 또다른 당사국인 이스라엘은 이란 정권의 붕괴와 핵무기 위협의 완전한 제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이며, 전쟁을 멈출 조짐이 없어 미국에 또다른 부담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이중의 충격을 준다. 당장 해협을 통과하는 기존 수출이 중단될 뿐만 아니라, 세계 석유시장의 수급 균형을 맞추는 수단인 OPEC+의 산유량 조절 정책과 OPEC의 예비 생산능력 대부분 역시 해당 해협이 폐쇄된 동안에는 거의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6]
과거에도 유가가 단기간 급격히 상승한 뒤 안정을 찾는 경우에는 거시경제적 충격이 완만했다. 따라서 고유가가 장기화되지 않는 한 세계 경제에 큰 위협이나 주요국 통화 및 재정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요인이 되지는 않는다. 앞서 JP모간의 분석가들은 경험적으로 에너지 가격이 40~50% 상승해도 기업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따라서 경제 성장을 저해할 정도가 되려면 이보다 훨씬 큰 가격 상승이나 보다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군사적 충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국제 유가 및 주요 에너지 상품 가격이 단기적으로 급등한 이후 전쟁의 양상이 예측한 대로 흘러가거나 에너지 시장의 수급 전망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가격이 완만하게 조정되는 것이다. 연초까지 국제 기구나 주요 에너지 분석 기관들은 올해 석유 시장의 공급이 초과상태여서 브렌트유가 올해 말까지 배럴당 60달러 중반 아래로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에너지 이상의 영향력: 요소 비료와 공급망 차질
석유와 가스 외에도 질소 비료의 원료인 전 세계 요소 수출량의 3분의 1이 걸프 지역에서 생산된다. 중동의 주요 요소 수출국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으로, 수출이 현재 폐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이루어진다. 특히 카타르는 LNG 플랜트 파괴로 인해 요소 생산에 차질이 빚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인도의 비료 생산이 중단되었고, 파키스탄의 비료 생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7]
특히 비료는 에너지 제품과 달리 농업 일정에 맞추어 공급되어야 하는 특징이 있다. 북반구의 겨울이 지나고 봄철 비료 살포 활동이 활발해지는 지금 중동 전쟁이 오래 지속될 경우 발생하는 요소 공급 차질은 세계 농업 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전 세계 식량 생산 위험 요인이다.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도 전쟁 초기 혼란으로 인해 비료 가격이 크게 상승한 바 있는데, 이번 중동 전쟁도 이와 유사하거나 혹은 전쟁 지속 기간에 따라 과거에 비해 더욱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미국 비료협회(The Fertilizer Institute)에 따르면 지난 2월 27일부터 3월 6일 사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요소 비료의 톤당 가격은 30% 급등했다. 
그림 3. 요소 가격 변화(미 달러/톤)

출처: Trading Economics, 딜로이트 인사이트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면서 전 세계 컨테이너선의 10%가 발이 묶였다. 이들 선박은 에너지 외에도 글로벌 공급망과 연결된 상품을 운송하고 있다. 따라서 해협의 장기 폐쇄는 여러 산업의 공급망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중동의 여객 및 화물 항공을 포함한 민간 항공 운항도 차질을 빚고 있다.
전 세계 상품 교역액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8조 달러 규모의 항공 화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한데, 특히 항공으로 운송되는 상품은 반도체, 휴대폰, 의약품 등으로 부가가치가 높다. 전 세계 항공 화물의 12% 이상이 중동을 경유하는데, 이번 전쟁으로 인해 중동 항로가 막히면서 세계 항공 화물 수송 능력이 18% 감소했고, 중동 지역 내 수송 능력은 40%나 줄었다. 
석유 시장의 높은 탄력성, 문제는 천연가스
당장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물동량 회복 속도와 이란의 보복 강도가 에너지 가격 전망의 핵심 변수이다. 투자은행 JP모간은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 일일 400만 배럴 정도가 당분간 계속 줄어든다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크게 웃돌 수 있다고 봤다. 또한 연중 배럴당 80달러 수준을 유지하는 지속적인 위험 프리미엄 시나리오 하에서 올해 상반기 세계 경제(GDP) 성장률이 약 0.6%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이란 분석을 제시했다.[8]
이러한 전망에서 보이듯, 고유가 상황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계산법에 따르면 유가가 10% 상승할 때 세계 GDP 성장률은 약 0.15%포인트 감소하고, 다음 해 인플레이션율이 0.4%포인트 상승한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르면 GDP 성장률은 0.4%포인트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은 1.2%포인트 상승한다. 특히 중동에서 에너지 수입량이 많은 국가, 그 중에서 에너지 비용의 비중이 큰 경제적으로 낙후한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초기 충격이 발생한 후 한 달 뒤에는 국제 유가 변화가 초기 반응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이전에도 초기에는 각종 전문가들이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고 당분간 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실제로는 항상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떨어졌고, 계속 하락세를 보이곤 했다.
급격한 가격 변화에 대한 에너지 공급의 장기적인 탄력성은 생각보다 훨씬 컸다. 수요 탄력성 또한 예상보다 큰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 동안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 에너지나 대체 에너지원을 도입한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고, 그렇지 않은 국가들도 이러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어 높아진 가격이 오랫동안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단기 전망에 따르면, 브렌트유 가격은 향후 두 달 동안 배럴당 95달러 이상을 유지하다가 2026년 3분기에 80달러 아래로 떨어지고 연말에는 약 7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 평균 가격은 배럴당 64달러로 전망했다. 다만 이러한 전망은 중동 분쟁의 지속 기간과 그로 인한 원유 생산 차질에 대한 모델 가정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9] 
그림 4. 브렌트유 현물 가격 전망

출처: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Short-term Energy Outlook(2026 March) 딜로이트 인사이트

전쟁의 기간 및 충격에 대해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약 2주간 지속되는 짧고 강렬한 분쟁이다. 이 경우 전 세계 연간 원유 수출량의 약 1.4%와 LNG 수출량의 비슷한 비율 손실이 예상된다. 두 번째는 3개월간 지속되지만 시설에 대한 장기적인 피해는 제한적인 분쟁이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2026년 전 세계 원유 및 LNG 수출량의 5~6% 손실이 예상된다. 세 번째는 역시 3개월간 지속되지만, 특히 이란의 하르그 섬을 비롯한 생산 시설에 장기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분쟁이다. 이 경우 전 세계 원유 및 LNG 수출량의 8~9% 손실이 예상되며, 그 영향은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 EU 천연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당 120유로까지 치솟게 된다. 이러한 마지막 충격 시나리오와 비교할 만한 전 세계적인 공급 충격은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발생했던 에너지 쇼크 사례가 유일하다.[10]
우리나라는 수입 원유의 70%, 수입 액화천연가스(LNG)의 20%를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고, 이 중 90% 이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또한 상대적으로 생산 활동의 에너지 집적도가 높다는 점도 불리한 여건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는 등 과거 오일 쇼크와 같은 사태가 나타날 경우 경제 성장률이 0.8%포인트 하락하고 물가는 2.9%포인트 급등할 것이란 시나리오도 제시하기도 했다.[11]
유럽중앙은행(ECB)은 유가가 10% 상승하면 유럽 경제의 인플레이션율이 직접적으로 0.4%포인트 상승하고, 기업들이 비용 증가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이후 3년 동안 간접적으로 0.2%포인트가 추가되는 것으로 추산한다.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가스 가격 상승분의 약 10%가 1년 내에 물가에 반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유가 급등으로 인해 금융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줄어들고 있다.
한편, 석유와 달리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가동 중단 사태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LNG 시장의 공급은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향후 10년 동안 카타르가 전 세계 LNG 시장의 약 4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022년 러시아 파이프라인 가스 공급량이 급격히 감소한 이후 유럽은 해상 LNG 수입에 구조적으로 의존하게 되었으며, 카타르가 주요 장기 공급국 중 하나이다. 따라서 카타르 수출에 지속적인 차질이 발생할 경우 유럽의 가스 수급 균형뿐 아니라 주요 아시아 수입국들의 수급 균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12]
카타르 에너지 장관은 이번 위기가 "세계 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카타르 최대 LNG 시설 공격으로 인해 이번 분쟁이 빨리 종식되더라도 정상적인 생산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에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컨설팅회사 리스타드의 분석에 따르면, 카타르의 기반 시설이 거의 또는 전혀 피해를 입지 않고 15일 후 수출이 재개될 경우 올해 전 세계 LNG 생산량이 4.3%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전쟁이 한 달 동안 지속된다면 감소폭은 14%를 넘어설 전망이다. 작년 옥스퍼드 에너지 연구소는 호르무즈 해협이 12개월 동안 봉쇄되는 상황을 가정할 경우, 가스 가격이 상승하여 다른 지역에서 생산량이 증가하더라도 연간 생산량이 15%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러한 분석은 2026년 LNG 수요가 거의 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나온 것이다.
천연가스는 유정에서 석유처럼 바로 생산을 재가동할 수 있지만, LNG는 그렇지 않다. LNG는 영하 160°C까지 냉각해야 액체 상태로 만들 수 있어 카타르는 5일 생산량 이상은 비축할 수 없다. 보통 LNG의 액화 및 선적 재개에 2주가 소요되며, 최대 용량에 도달하는 데는 4주에서 6주 정도 걸린다. 또한 석유와는 달리 천연가스는 전략적 비축량이 없다. 유럽연합(EU)은 최소 저장량을 의무화하지만, 겨울을 보내면서 현재 저장량이 평소보다 낮아진 상태이다. 리스타드는 카타르의 공급 차질이 4월까지 지속될 경우, EU가 내년 겨울을 대비한 가스 저장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러시아산 가스 수입 전면 금지 조치가 재고될 가능성이 거론된다.[13]
아시아 국가들이 중동 LNG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한국은 52일치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이지만, 일본은 약 20일치, 대만은 11일치 정도의 재고만 확보하고 있다. 인도는 재고가 5~6일치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어 비상이 걸렸다. 
미국 휘발유 가격과 소비자의 저항
석유 수출국인 미국은 유가 상승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휘발유 가격 상승은 불안 요인이다. 미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원유 가격이 10% 오르면 약 5%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유권자들이 생활비 부담에 대한 불만이 증가하는 와중에 이러한 휘발유 가격 상승은 중간선거에 악재로 작용한다.
미국 자동차 단체 AAA에 따르면 3월 11일 현재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58달러까지 올랐으며, 전쟁 이후 20% 상승했다. 최신 입소스(Ipsos)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3분의 2가 향후 1년 동안 휘발유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약 절반 정도의 미국인들이 전쟁이 개인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14]
게다가 원유 가격이 안정된다고 하더라도 미국 소비자들은 좀더 오랜 기간 높은 휘발유 가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주유소는 매년 6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 여름철용 휘발유를 의무적으로 판매해야 되며, 이러한 계절적 요인으로 연료비가 상승하기 때문에 이란 전쟁 발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
또한 휘발유 중에서 원유는 소매 가격의 약 절반 정도만 차지하며, 나머지는 정제 마진과 소매 마진 등이다. 원유 가격이 안정을 찾더라도 정제 및 소매 마진의 정상화는 더디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최신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2026년과 2027년 평균 소매 휘발유 가격 전망치를 각각 갤런당 3.34달러 및 3.18달러로 전쟁 이전 예측치보다 14.7% 및 8.4% 각각 상향 조정했다.[15] 
그림 5. 미국 단기 에너지 시장 전망

출처: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Short-term Energy Outlook(2026 March) 딜로이트 인사이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선언 이후 미국 해군의 호위와 보험료 지원 계획을 내놓으며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결의를 공언했다. 하지만 이러한 부담 요인들 때문에 실행에 옮기기 힘든 상황이 되자 서둘러 전쟁 승리 선언을 하고 조기에 종결하려는 방향으로 태도를 전환했다. 물론 중동 산유국들과 중국의 불만이 거세지기 시작한 것도 부담인데, 이들 국가들은 미국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 경제에도 많은 투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위험 프리미엄 변화
이제까지 금융시장의 반응은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에 대한 세계 금융시장의 익숙한 반응 패턴과 유사하다. 긴장 고조 이후 공개적인 무력 충돌이 발생하면 장기적인 세계 에너지 공급 차질 위험에 따라 국제 유가가 초기에 급등했다가 빠르게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실질적인 공급 감소가 없더라도 ‘위험 프리미엄’을 통해 신속하게 전망을 반영한 뒤 공급 차질이 해소되면 원래 추세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이번 미국-이란 전쟁 이후 2주가 지난 3월 12일 현재 국제 유가는 브렌트유 선물 기준으로 40% 가까이 올랐지만, 미국 주가는 상대적으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달러화지수가 꾸준히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 시세는 반락했고, 미 국채 수익률은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를 감안해 상승했다(국채 가격 하락). 한국 종합주가지수의 경우 이틀 만에 18.4%나 하락했다가 낙폭을 줄였지만 불안한 모양새다. 금융 위기 이후 처음 1,500원선을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은 1,490원대로 계속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그림 6.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금융자산 가격 변화

출처: ICE, S&P Global, KRX, FRED. 딜로이트 인사이트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압력은 또한 중앙은행의 금리인하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며, 이미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두세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를 한두 차례로 줄이고 있으며, 9월까지는 금리인하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7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올해 1월에 4.30%까지 오른 뒤 전쟁 발발 직전까지 3.97%로 하락했지만, 현재 4.26%까지 반등했다.[16]
전쟁이 몇 주 내로 종결된다면 금융 시장의 혼란과 경제에 미칠 충격파는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인들 다수는 이번 전쟁에 반대하고 있다. 이란 공습 개시 일주일 전 실시한 이코노미스트/유고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27%만이 이란을 공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공습 개시 직전인 2월 27일부터 3월 2일 사이 실시한 새로운 조사에서도 지지율은 5%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운신 범위를 제약할 것이다. 물론 상원은 계속 공화당이 장악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탄핵은 어렵고, 트럼프 대통령은 거부권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국제법과 규범을 무시한 행보를 중단하지 않을 수 있다. 전쟁은 일방적으로 개시할 수 있지만, 전쟁을 끝내려면 당사국 간 협력이 필요하다. 이란도 이제는 이번 전쟁의 규모와 지속 기간을 결정할 수 있는 발언권을 갖고 있다. 발언권을 제 때 사용하려면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되어야 하고, 미국도 이란에서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17] 
전쟁 종료의 전제 조건
현 시점에서 이번 중동 전쟁의 종료 시점에 대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2025년 이스라엘-이란 12일 전쟁과 유사하게 약 2주 내외 지속되는 짧은 전쟁으로 마무리되는 경우다. 그 다음으로 기간이 한달 이상 지속되지만 시간이 갈수록 충돌의 규모가 줄어드는 제한적인 전쟁 시나리오, 마지막으로 3개월가량 강력하게 지속되어 파괴적인 충격을 유발하는 시나리오이다. 가능성이 높은 것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시나리오 혹은 이들 시나리오의 중첩 지대일 것이다.[18]
관건은 합의 당사자가 된 이란의 태도에 달려 있다. 이란은 개전 초반 주변국 미국 주요 군사시설과 기관시설을 공격하는데 그치지 않고 주변국 석유 시설까지 공격했다. 동시에 해송 운송 경로를 차단해 글로벌 석유 및 가스 공급을 끊고 물류 대동맥을 옥죄는 방식으로 부담을 주고자 했다. 앞서 지난해 12일 전쟁은 국제 유가를 단기간에 10%, 천연가스 가격을 18%가량 각각 끌어올렸지만, 종전 이후에 에너지 가격은 신속하게 전쟁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실질적인 공급 충격이 발생하기 전에 금융시장에서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되었다가 소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며, 분석가들은 전쟁이 조기에 종료되더라도 에너지 시장의 혼란이 몇 주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파상적인 유조선 공격과 함께 기뢰를 설치하는 등 장기 항전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은 군사 호위와 보증보험 제공을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선주들은 파괴적 위협이 사라지지 않는 한 선박을 운용할 의지가 없다. 이전까지 한 번도 제대로 폐쇄된 적이 없었던 호르무즈 해협이 결정적인 변수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군사적으로는 미국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전략적으로는 이란 정권 쪽으로 기울어질 것이며, 세계 경제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게 될 것이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사한 전략을 추구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이란에서 새로운 강경파 지도자가 등장하면서 성공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은 성공으로 전쟁을 종료하고 떠나려면 자신들의 요구에 응할 만큼 약하지만 동시에 그러한 요구를 이행할 만큼 충분히 조직화되고 권위 있는 새로운 이란 국가 권력이 필요하다.[19]
미국은 앞서 2020년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암살했을 때나 2025년 이스라엘과 이란 간 12일 전쟁에서 이란 핵 시설에 대한 대규모 폭격을 실시한 뒤에도 이란 지도부가 ‘약속대련’ 정도의 반응에 그치자, 이란이 더 이상 미국에 저항하거나 반격할 힘이 약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제재로 인한 경제의 붕괴와 대규모 내부 시위에 대한 잔인한 탄압으로 인해 정권의 지위가 흔들리는 틈을 타 쉽게 역사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그러나 이란은 베네수엘라와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의 이란에 대한 공격 성공 사례들은 이란 정권과 이슬람 공화국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 아니었고 제한적인 군사작전이었기 때문에 반응도 제한적이었다. 이번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압도적인 파괴력으로 이란을 제압했지만, 이것은 이란 정권이 패배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아닐 수 있다. 가시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되는 양상이 지속된다면 미국이 불리해지고 이란이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란은 군사적인 전쟁 승리가 없이도 계속 버티면서 전쟁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미국이 원하는 바를 방해하는 것을 넘어 곤란한 처지게 놓이게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란은 전쟁 발발 이후 일주일도 되지 않아 세계 석유 물동량의 4분의 1일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통행을 90% 이상 줄어들게 하고, 카타르 천연가스 생산을 중단시켰다. 또한 중동 지역 항공기의 이동을 사실상 폐쇄하여 지역 정세의 불안정 강화와 더불어 세계 경제에 커다란 비용 부담을 주고 있다. 이러한 지정학적인 불안정 상황과 경제적 비용 부담이 증가할수록, 중간 선거를 앞둔 미국 내에서 정치적 압박이 높아지고 동맹국들의 불만 또한 드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가 중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 외에도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동 석유 및 가스의 중요한 수입국인 중국은 이번 분쟁 종식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과거에도 국제적 위기 사태에서 중재와 지원 역할을 한 경험이 있는 당사국이다. 중국은 기존 브릭스(BRICs)를 확장한 BRICS+의 5개 신규 회원국에 이란을 포함하고 있다. 
[1] Jim O’Neill, “How Will This Energy Shock Play Out?”, Mar. 11, 2026
[2] BBC, “Oil and gas prices fall after Trump says war is 'very complete',” Mar. 10, 2026
[3] Reuters, “Oil settles up nearly 5% as supply fears mount despite record stocks release plan,” Mar. 11, 2026
[4] MarketWatch, “Oil could hit $100 if volumes from this key passageway don’t ramp soon, says Goldman Sachs,” Mar. 4, 2026
[5] Financial Times, “Donald Trump says Iran war will end ‘very soon’”, Mar. 10, 2026
[6] Reuters, “Oil prices to remain high for days with Strait of Hormuz in spotlight, analysts say,” Mar. 2, 2026
[7] CNBC, “Food prices could rise as Iran conflict disrupts fertilizer supply chain,” Mar. 11, 2026
[8] J.P. Morgan, “U.S.-Israel military operation against Iran: Are markets on edge?”, Mar. 3, 2026
[9]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Short-Term Energy Outlook”, Mar. 10, 2026
[10] Financial Times, “The economic consequences of war with Iran,” Mar. 11, 2026
[11] 현대경제연구원, “미-이란 전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2026년 3월 3일
[12] Avri Shechter, “Iran’s Energy-Warfare Strategy”, Mar. 6, 2026
[13] The Economist, “Liquefied natural gas: the overlooked economic chokepoint”, Mar. 11, 2026
[14] Ipsos, “Poll on U.S. military strikes on Iran”, Mar. 6-9, 2026
[15]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Short-Term Energy Outlook”, Mar. 10, 2026
[16] Financial Times, “Iran war muddles expectations of likely Federal Reserve interest rate cuts,” Mar. 8, 2026
[17] CNN, “Iranian intelligence sends word to US on potential talks to end war, but US officials say no active negotiations,” Mar. 4, 2026
[18] Financial Times, “The economic consequences of war with Iran,” Mar. 11, 2026
[19] Stephen Holmes, “A Deal With Iran Requires an Iran that Can Make One”, Mar. 9, 2026 

Deloitte Ins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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