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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2, 인수합병 이후 세무 전략의 기준을 다시 세우다

M&A 과정에서의 세무체계 통합 전략

기업이 인수합병(이하 M&A)를 추진할 때, 세무 책임자들은 복잡하고 다양한 과제에 직면한다. 서로 다른 두 조직에 흩어져 있는 세무 데이터를 수집하고, 통합되지 않은 시스템을 연결해야 하며, 각기 다른 프로세스와 기술 환경을 조율해야 한다. 특히, 인수 대상 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는 세무 책임자의 세심한 조율과 전략적 판단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에서도, 인수 기업은 거래 종결 직후부터 곧바로 세무 보고를 이행하고, 세무 충당 업무도 신속히 마쳐야 한다. 거래가 확정되는 순간부터 종결일까지의 기간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세무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통합의 성패를 좌우한다.

여기에 글로벌 최저한세(Pillar Two, 이하 필라2) 규정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한층 더 복잡해진다. 각 사업체와 관할지역별로 정밀한 세무 데이터를 수집해 계산해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도 갖추어야 한다. 데이터 확보와 시스템 정비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에서, 필라2는 M&A 이후 과정 전반에 걸쳐 본사와 각 사업체에 새로운 리스크 대응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M&A 과정에서 세무 책임자들이 마주하게 되는 데이터, 프로세스, 기술, 인력 측면의 과제를 짚고, 필라2 규정이 이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한다.

필라2, 기준을 높이다

과거의 일반적인 M&A 회계 관행, 특히 기업인수가격배분(Purchase Price Accounting, PPA) 방식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업권 상각과 같은 회계 조정은 필라2 계산에 반영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합병 후 정확한 유효세율(ETR)을 산정하려면 관련 항목들을 정교하게 분류하고 배분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M&A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연법인세자산(Deferred Tax Assets)과 부채도 추가세금(top-up tax) 부담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면밀하게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는 M&A 이후 통합 조직의 시스템 요건을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든다. 재무 및 세무 부서는 회계 목적과 세무 목적에 따라 특정 수치를 명확히 구분하고 별도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M&A 시 양측 조직 중 하나라도 기존 시스템이 이를 지원하지 못한다면, 세무 조직은 결국 비효율적인 수작업 방식에 의존해야 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인수 및 통합 과정에서의 업무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2026년까지 많은 기업들이 필라2의 전환기 적용 면제(transitional safe harbor rule) 요건을 활용해 규제 대응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그러나 M&A가 이루어질 경우, 특정 국가에서는 해당 요건을 충족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예컨대, M&A로 인해 기업의 매출이나 이익이 면제 기준을 초과하거나, 인수 관련 회계 조정이 간소화된 유효세율 계산 방식에 영향을 미칠 경우 면제 요건 충족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점은, 이제 피인수 기업의 세무 데이터를 기존 법인의 세금 계산에 단순히 더하는 방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피인수 기업의 법인세 수준이 추가세금 부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존 회사와 인수 대상 기업 모두 프랑스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제는 프랑스 전체에 대한 통합된 세금 계산 체계가 필요해진다. 필라2 규정에 따른 의무를 정확히 이행하려면, 필요한 데이터를 적시에 확보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공적인 M&A를 위한 핵심 원칙

글로벌 기업의 M&A를 수행하며, 세무 책임자가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핵심 원칙이 있다.

• 첫째, 인수 대상 조직의 세무 구조와 운영 현황을 가능한 한 조기에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단계에서 정확한 이해를 갖추는 것이 이후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는 핵심이 된다.

• 둘째, 세무 조직은 통합 조직의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새롭게 구축하는 과정에서 필라2 대응을 염두에 두고 세무 기능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스마트하게 준비’해야 한다.

• 셋째, M&A은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기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특히 필라2가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컴플라이언스를 감안할 때, 이러한 개선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가시성 확보

M&A 거래 종결 전 수행되는 세무 실사는 통상적으로 모든 세무 관련 질문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M&A 거래 결정은 대개 세무적인 판단에 좌우되지 않으며, 세금 문제는 주된 결정 요인이 되기 어렵다. 그러나 M&A 거래가 발표되면 신속하게 관련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M&A 이후 통합 계획 수립 시에는 IT 및 재무 부서를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사전 협력을 통해 세무 요구사항을 효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에 세무 책임자는 통합 조직 내 세무 요건이 효과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발 빠르게 협업에 나서야 한다. 세무 부서는 인수 대상 기업의 프로세스 구성 방식과 보고 체계, 시스템 내 데이터 저장 위치, 사용 중인 추가 소프트웨어 모듈 등에 대한 정보를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세무 부서가 인수 대상 기업의 정보를 파악하는 목적은 단순히 현황을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회사의 세금 부담을 줄이거나 세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도출하고, 이를 조직에 적극적으로 제안해 타당성을 입증하고 조직의 동의와 실행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거래가 체결된 이후부터 종결되기 전까지의 시간은 이러한 작업을 준비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비록 거래 종결 전에는 데이터 공유나 시스템 연동에 제약이 따르지만, 사전 학습과 구조적 이해를 시작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세무 담당자는 인수 대상 기업의 세무 조직 구조를 우선적으로 파악하고, 허용된 범위 내에서 전략적으로 데이터를 요청해 인사이트를 확보해야 한다. 인수 대상 기업의 세무 처리 방식을 검토해 자사 기준과 얼마나 부합하는지, 향후 컴플라이언스 리스크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도 판단해야 한다. 실사 과정에서 새로운 이슈가 드러날 수 있으므로, 우선순위 이슈를 미리 식별하는 것이 좋다. 특히 필라2와 관련해서는 사업체 및 관할지역 단위의 세무 데이터를 얼마나 정교하고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가 핵심 과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필라2 전환 준비를 적극적으로 진행 중인 기업일수록 M&A 통합 작업을 훨씬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다. 반면, 소규모 거래 또는 비정기적 M&A을 주로 수행하는 기업의 경우, 필라2 준비가 다소 미흡하더라도 합병 완결에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수 있다. 그러나 기업 인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조직이라면, 필라2 컴플라이언스에 대비한 체계적인 준비와 표준화 노력이 뒷받침될 때, 인수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세무 부담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다.

전략적으로 구축하라

필라2 도입으로 강화된 데이터 요건은 M&A 계획 및 실행 시 세무 부서의 전략적 의사 결정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친다. 필라2 컴플라이언스 도입과 함께 세무 절차 및 결정에 대한 중앙 집중적 통제와 가시성 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이는 데이터 및 프로세스 표준화의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세무 조직은 데이터를 ‘보유’하기보다는 ‘수신’하는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M&A 과정에서 새로운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시점은 주요 데이터 출처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조직 구조를 재설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통합 조직에서 새롭게 수립되거나 유지되는 세무 프로세스를 문서화해 두는 일은 향후 높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특히 M&A 이후 인력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세무 책임자는 주요 데이터 출처와 핵심 프로세스를 미리 식별하고 문서화해, 특정 인물만이 정보를 독점하는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

또한 세무 책임자는 양측 조직의 세무 시스템과 운영방식 중 우수 사례를 식별하고, 이를 통합 조직의 세무 체계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는 인수 기업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어느 쪽의 세무 시스템이 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인지를 판단해, 우수한 요소는 그대로 유지하고 양측에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라2 대응 수준도 마찬가지다. 피인수 기업의 세무 조직이 필라2 대응에 더 앞서 있거나, 관련 시스템과 데이터, 프로세스가 더 정교하게 갖춰져 있다면, 이를 그대로 통합 조직에 적용해 세무 기능 기반으로 삼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M&A의 순간을 기회로 바꾸다

M&A는 단순히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이 아니다. 새로운 인력의 유입과 역할 재조정을 통해 세무 기능을 재구성하고, 혁신과 시스템 개선을 추진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이기도 하다. 인수 완료 후 통합 추진이 본격화되면 일시적으로 예산 제약이 완화될 수 있고, 그동안 보류되었던 시스템 업그레이드나 기술 도입이 빠르게 추진될 가능성도 높다.

세무 책임자는 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통합 조직의 원활한 운영을 돕고 필라2가 요구하는 보다 강건한 세무 역량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특히 M&A 과정에서 다양한 부서가 협업하며 실행 계획을 논의하는 상황은, 세무 조직의 요구사항을 명확히 전달하고, 세무 기능 강화가 가져올 장기적 가치를 전사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M&A는 기업이 새로운 단계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다. 복잡한 이슈를 정교하게 조율함과 동시에, 전략적 기회를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이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의 조언은 세무 조직의 시야를 넓히고, 내부 리소스를 보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거래 종결 전, 일정 수준의 정보를 확보한 초기 단계에서 세무 책임자는 내부 강점과 외부 지원의 효과적인 활용 가능 영역을 신속히 판단해야 한다. 이러한 판단은 통합 과정 전반에서 세무 역량을 체계적으로 강화하는 토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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