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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외환-채권 시장 개입과 불안한 시중 금리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 8월 3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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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고 주요국 장기 금리 상승세에 대해 금융시장의 ‘공포’가 조성되자, 미국 재무부가 이례적으로 국채 바이백(재매입) 확대를 통한 채권시장 개입에 나섰다.[1]앞서 미국 재무부가 엔화를 방어하기 위해 일본과 공동 개입에 나서며 40년 최고치를 돌파하던 달러/엔 환율을 끌어 내린 것과 더불어 매우 이례적이면서도 전방위적 금융시장 개입 사례가 됐다.[2]
올해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 일본의 강력한 확장 재정 정책과 엔화 약세 지속, 미국 누적 공공부채에 대한 우려, 통화 정책 불확실성, 인공지능(AI) 테크 기업의 막대한 채권 발행 부담 등 다양한 불안 요인들이 혼재된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공격적인 시장 개입의 배경에 대해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월가는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이 마치 ‘최고 채권거래 전문가’ 역할을 자처하기 시작했다며, 이례적이고 공격적인 개입의 배경에 대해 해석하기 바쁘다.[3]
이번 미국 정부의 외환 및 채권시장 개입 배경을 살펴보면서, 앞으로 이러한 정책이 미칠 영향이나 부작용에 대해 검토해 보자. 
미국의 외환 및 채권시장 개입 배경
이번 주 화요일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5.4%에 근접하며 거의 2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앞서 미국 정부가 채권 시장의 무분별한 매도세를 방지하기 위해 일본과 함께 외환시장에 공동 개입한 이후에도 채권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7월 하순 164엔 선까지 40년 최고치를 돌파하던 달러/엔은 강력한 시장 개입 이후 즉시 155엔 대로 크게 하락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슬슬 160엔 부근으로 반등하는 상황이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7월말 일본과 외환시장 개입 공조 당시 미 달러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입하는 대신, 보유한 유로화를 매도하여 그 돈으로 엔화를 매입해 유럽중앙은행(ECB)을 놀라움과 불쾌감에 빠뜨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수조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매각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했다. 만약 일본이 엔화 방어를 위해 미 국채를 매각했다면 채권 수익률이 더욱 크게 상승했을 것이다. 결국 외환시장 공조 개입의 목표도 결국은 자국 채권시장의 안정화라는 목표가 뒤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4]
하지만 8월 19일 미국 재무부의 채권 유동성 지원 확대 발표 직후, 3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5.2%선 아래로 급격히 후퇴했고, 달러/엔도 158엔 선으로 내렸다. 6개 주요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지수(DXY)는 거의 1% 하락하며 5월 중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의 채권 시장 개입이 외환시장에도 즉각적인 효과를 보인 것이다.[5]
미국 재무부는 성명서를 통해 10~20년 만기 및 20~30년 만기 장기 명목 국채에 대한 유동성 지원 매입(buyback) 규모를 현재 건당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늘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정책 변경은 오는 9월 9일부터 효력을 발생한다. 이렇게 바이백 규모를 늘리는 것은 장기 국채 시장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확대하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6]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에 달한 미국 30년 금리와 공공 부채
지난 8월 18일 미국 30년 만기 국채(U.S. Treasury) 수익률은 5.339%를 기록하며 2007년 이후 1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4.75%까지 올라 2025년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10년 만기 국채(OAT) 수익률은 4.1%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독일 10년 만기 국채(Bund) 수익률도 3.26%로 2011년 수준까지 각각 상승했다.[7] 

그림 1.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장기 국채 수익률
(1996.1.1~2026.8.17)

그림 1.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장기 국채 수익률(1996.1.1~2026.8.17)

출처: Federal Reserve(US); OECD via FRED®. 딜로이트 인사이트

이러한 주요 선진국 금리 상승세를 놓고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및 유럽 부채 위기 이후 지속된 비정상적인 ‘저금리 시대’가 가고 다시 금리가 정상화되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일본의 경우 10년 국채(JGB) 수익률이 2.95%를 돌파하면서 1996년 이래 최고 수준에 도달했는데, 이는 ‘버블 경제’ 붕괴 이후 일본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극단적인 통화 및 재정 정책을 구사한 국가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제 전문가들이나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최근 채권 시장 상황에 대해 2022년 영국 국채(Gilt) 위기나 2023년 미국 은행 파산 사태와 같은 금리 상승에 따른 충격 사태를 떠올리고 있으며, 특히 미국의 장기 재정 건전성에 의문 부호가 켜졌다는 경고가 나오는 상황이다.
장기 채권 수익률을 시중 금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이론적으로는 미래 단기 금리에 대한 예측이며, 결국 미래 통화 정책에 대한 예측이기도 하다. 통화 정책 예측은 미래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연동된다. 이러한 기대는 경제 활동과 물가 상승 전망에 결부되어 있다. 이런 점을 기초로 최근 장기 금리 상승 요인을 분석해 보자.
먼저 올해 2월 말 중동 전쟁이 시작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채권 수익률이 상승했다.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긴축 통화 정책 전망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중동 전쟁이 잦아들면서 국제 유가는 최고점에서 후퇴했고, 기대 인플레이션은 크게 높아지지 않았음에도 채권 수익률은 계속 상승했다.
채권 시장의 수요 및 공급 상황이 초과 공급으로 불리하게 돌아갔다. 공급이 계속 증가하면 투자자들은 장기 채권 보유 위험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을 높이기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한다.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일자리가 창출되는 한 이러한 장기 금리 상승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심지어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조건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계속 장기 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장기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 정부의 재정 지속성에 가장 직접적인 타격이 된다. 미국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8월 19일 현재 총 공공부채 잔액은 40조 470억 달러에 도달했다. 사회보장기금 내 정부 내부 부채를 제외한 일반 대중이 보유한 공공부채는 32조 2,660억 달러 수준으로, 미국 연간 GDP에 육박한다.[8]
공공부채 잔액은 연간 재정 적자가 누적된 것이다. 최근 미국 재정 적자는 연간 약 6%에 달하는데, 이는 경기 침체나 전시에만 발생할 정도로 세입보다 세출이 큰 상황이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10년 내에 GDP 대비 공공부채 규모가 120%에 이르러 지속불가능 재정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센트 장관은 장기 재정 적자를 GDP의 3% 수준으로 안정시키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그림 2. 미국 공공부채 잔액

그림 2. 미국 공공부채 잔액

출처: U.S. Department of Treasury via WSJ. 딜로이트 인사이트

공공부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미 미국 정부의 부채 지급 이자는 연방 세입의 5분의 1에 달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미국 정부의 이자 비용은 평균 GDP의 2.1%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3.3%로 늘어나고 2036년에는 4.6%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망은 올해 10년물 국채 수익률 4.1% 전망에 기초한 것이었는데, 현재는 국채 수익률이 4.7%를 넘어서고 있다.[9]
장기 금리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에 근접하자 미국인들의 전반적인 차입 비용 부담이 늘고 있다. 차입 금리를 낮추겠다고 공언하며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재정적자 상한선과 금리 안정을 장담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11월 초로 다가온 중간선거를 앞두고 비상 상황인 셈이다.
시장의 기대와 불균형, 그리고 개입 성공의 조건
최근까지 금리 상승 배경을 종합해 보면, 올해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 일본의 강력한 확장 재정 정책에 대한 우려(‘호네부토(骨太) 쇼크’)와 엔화 약세 외에도 미국 누적 공공부채에 대한 우려, 통화 정책 불확실성, 인공지능(AI) 테크 기업의 막대한 채권 발행 부담 등 다양한 충격이 한꺼번에 작용하고 있다.
채권 전문가들은 당연히 경제가 회복탄력성을 보인 것이 보다 큰 요인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다른 변수들이 한꺼번에 작동하면서 장기 금리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형성된 것으로 본다.[10]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시장 개입 이루어질 경우, 금융시장에서는 과연 개입이 성공적인지 여부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개입의 성공'이 무엇인지는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에서 정부가 개입하는 이유는 단기적으로 금융 거래를 안정시키고 과도하게 기울어진 포지션을 청산하도록 만들며, 금리와 환율을 원하는 방향으로 다소 큰 폭 이동시킴으로써 추가적인 혼란이나 과도한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개입이 기초 경제적 변화를 수반하거나 그럴 것이란 신호나 조짐이 없는 한 금융시장의 지속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이런 면에서 이번 개입 이후 베센트 장관의 발언을 되짚어 보면, 그가 개입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으며, 금융 시장의 '잘못된 정렬'이 발생한 데 대해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미국은 엔화 매수 개입을 위해 달러가 아닌 유로화 매도를 활용했고, 향후 달러 매도(및 엔화 매수) 개입이 미국 국채 매도를 통해 이루어지지 않도록, 개입 조치가 연준의 해외 및 국제통화당국 환매조건부채권(FIMA) 제도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힌 점은 분명한 정책 의도와 전문적인 식견, 그리고 견고한 향후 대응 계획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궁극적인 개입의 성공 방정식은 금융시장이 이를 수용할지 아니면 거부할지에 달려있다. 후자의 경우 금융시장은 단순한 경고를 넘어 정책 심판 내지 정권 심판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엔화 약세와 ‘호네부토 쇼크’, 영국 국채 위기 사태 환기
미국과 일본은 지난 7월31일 엔화 가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다. 시장 개입 규모는 불분명하지만, 일본의 개입 규모는 약 870억 달러, 미국 측의 개입 규모는 이보다 작은 50억~100억 달러 사이로 추정된다.[11] 

그림 3. 달러/엔 현물 환율과 엔화 실효환율

그림 3. 달러/엔 현물 환율과 엔화 실효환율

출처: BIS; Federal Reserve via FRED®. 딜로이트 인사이트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러한 공동 개입의 배경으로 “엔화 안정이 아시아 지역 무역과 금융 안정에 매우 중요하다. 엔화가 계속 약세를 보이면 다른 문제들이 발생하거나 경쟁적 평가절하를 유발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원론적인 설명을 내놓았다. 다만 그는 외환시장 개입이 단기적인 변동성을 억제할 수는 있지만, 엔화 약세를 유발하는 요인들을 해결하는 일본 정부의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실상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과 정부의 재정 규율을 요구한 셈이다.[12]
베센트 장관이 언급하지 않은 개입 배경은 일본 정부가 엔화 매입을 위해 미국 국채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개입 직후 40년 최고치인 164엔 대에서 155엔 선까지 후퇴했던 달러/엔 환율은 다시 159엔 선까지 되돌림 양상을 보이며 개입 효과가 제한적임을 시사했고, ‘백약이 무효’라는 인식은 다시 장기 금리 불안 요인이 되었다.[13]
정부의 시장 개입은 시장에 신호를 줄 수는 있지만, 실제로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경제 정책이다. 이 때문에 외환 시장 공동 개입은 매우 드문 일이다. 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한 뒤 정책 당국자들은 환율 추세가 주로 통화 및 재정 정책, 무역 수지와 경제 여건에 달려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외환 시장 개입 또한 ‘무질서한’ 환율 변동성을 단기적으로 조정하는 수단으로만 정당성을 인정받는다.
미국과 일본의 공동 엔화 매수 시장 개입이 이루어진 가장 최근 사례는 아시아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이다. 엔화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주요 7개국(G7)의 외환시장 개입 공조가 이루어진 적도 있는데, 이는 2011년 후쿠시마 지진과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다 ‘엔고’(円高) 등 삼중고에 시달리게 된 일본 측의 요청에 따른 공동 시장 개입 사례다.
사실 일본 엔화는 최근 들어 갑자기 약세를 보인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꾸준히 약세를 보이고 있었다. 올해 들어서는 특히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미일 금리 격차 확대 우려 속에 투자자들이 달러 매수에 치중하면서 더욱 매도 압력을 받았다. 엔화가 40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진 와중에 헤지펀드와 같은 투기 세력의 ‘엔저’(円低) 베팅 규모는 2007년 이후 최대치로 축적됐다. 일본 외환 당국이 계속해서 개입을 시사하며 시장을 진정시키고자 했지만, 투기적인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이른바 ‘호네부토(骨太, 정책의 뼈대를 의미) 쇼크’가 발생했다. 당시는 연준이 7월에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긴축 정책을 예고한 반면 일본은행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조짐을 보이자 미일 금리 차이가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엔화 약세 베팅을 부추기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일본 정부의 최신 ‘경제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 방침’, 이른바 ‘호네부토 방침’이 나왔다. 정부의 확장 재정 정책 기조가 분명해지면 재정 건전성 우려를 불러일으켰다.[14]
다카이치 내각의 호네부토 방침은 2027 회계연도를 ‘책임 있는 적극재정 원년’으로 삼고, 2040년까지 AI 등 분야에 370조 엔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전 방침과 달리 ‘재정 건전화’ 문구를 삭제하고 일본은행의 적극적인 공조 정책을 주문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것을 재정 지출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는 신호로 해석했다. 낮은 정책금리를 유지하면서 재정 지출을 늘리면 인플레이션이 악화되고 엔화 가치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 때문에 일본 장기 국채 금리가 추가로 상승하고 엔화 약세가 더욱 심화됐다. 이것이 ‘호네부토 쇼크’의 기본적인 내용이다.
‘쇼크’라는 명칭은 채권 전문가들 사이에서 금융 시장이 일본 총리에게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으면서 의미가 커졌다. 지난 2022년 영국 리즈 트러스 총리가 제안한 재정 확대 방안에 따라 영국 국채와 파운드화 매도세가 발생하면서 위기 상황이 발생했고 결국 영국 트러스 정부가 붕괴한 경험을 환기한 것이다.[15]
아슬아슬하게 투기 세력의 공격적인 엔화 매도 포지션이 구축되던 와중에 일본과 미국의 공조 개입이 이루어졌다. 단기적으로 투기적 포지션의 청산을 촉진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무질서한 변동성을 억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추가적인 시장 개입 가능성을 경고함으로써 최근 엔화 약세 상단 아래에 보이지 않는 저항선을 구축했다.
하지만 엔화 약세는 에너지 수입국인 일본의 부담 확대, 부진한 외국인투자 자금 유입, 일본의 방만한 재정 지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일본 경제의 기초 체력이 변화하거나 상대적으로 낮은 실질 금리를 인상하는 정책이 없다면 엔화가 반등하기 힘들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저금리 및 엔화 약세 선호가 최근 쇼크와 개입을 불러일으킨 원인의 중심에 있다고 본다. 일본 경제가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적극 인상하면 엔화 약세를 되돌릴 수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경기 부양을 원하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를 원치 않았다고 한다.
현 일본 내각은 금리가 올라 정부의 부채 상환 비용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2026 회계연도 이자 부담액이 31조 엔으로, 정부 지출액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게 됐으며, 3년 내에 이 비중이 3분의 1까지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 제기된다.
일본은행이 7월 회의에서 내부 논쟁 끝에 금리 인상을 자제하고 자산 축소 속도를 늦추기로 결정한 것도 이러한 다카이치 내각의 분위기를 고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장 개입 이후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사실상 일본의 적극적인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위험을 피해갈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은 앞서 예상과 달리 일본은행이 10월이 아닌 9월에라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보기 시작했다. 
개입의 숨은 목표와 위험: 연준 통화 정책
엔화 방어 공동 개입과 미국 국채 바이백 확대 등 전방위 개입은 일견하기에 시장의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하지만 좀더 들여다 보면, 이번 시장 개입은 좀더 공격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은 엔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의 약세를 억제하는데 큰 이해 관계를 가진다. 그 동안 미국은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 일본을 관세 부과와 무역법 조사를 통해 괴롭혀 왔고, 이를 통해 5,500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투자 약속을 받아낸 바 있다. 한국 역시 이런 과정에서 3,500억 달러에 달하는 전략 산업 투자 약정을 맺었다. 그런데 이러한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면서 달러화 수요가 발생하고, 다른 조건이 같다면 이는 엔화나 원화를 약세 압력에 노출시키는 일이 된다.
외환시장이 불안해지면 대미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 엔화 약세를 억제하는 것이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미국 정부는 판단했을 것이다. 앞서 엔화 약세는 달러화 강세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고, 이는 아시아 주요 통화들 역시 마찬가지로 달러/엔 환율에 동조화를 나타냈다. 결국 엔화 방어 공동 개입 배경에는 약속 받은 대미 투자를 본격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판을 깔기 위한 의도가 숨어 있다고 판단된다. 한국 외환당국도 지난 7월 말 미일 외환시장 개입 당시 이레적으로 개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책 공조 차원으로 이해된다.[16]
7월 초 1,500원대 고점에서 돌아선 뒤 1,500원을 하향 돌파한 원/달러 환율은, 이러한 미일 외환시장 공조 개입 이후 더욱 속도를 높여 11개월 만에 1,300원 대로 내려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로 인해 기업의 달러 매물이 증가한 시장 수급 여건에, 최근 미국 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하고 재정 건전성 우려가 불거지며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것이 환율 하락 요인이다. 여기에 한국 경제의 전망이 강화되고, 개입 요인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림 4. 원/달러 및 원/100엔 환율 추이

그림 4. 원/달러 및 원/100엔 환율 추이

출처: 한국은행(ECOS). 딜로이트 인사이트

한편, 미국이 원하는 대로 한국과 일본이 빠른 속도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지 여부는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일본이나 한국 중앙은행이 미국 연준에 앞서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정도로 적극적이지는 않다. 따라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동시에 미국 채권 금리가 안정되고, 나아가 아시아 주요 통화가 강세를 보이려면 미국 정부의 재정 정책적 노력과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17]
이는 미국 정부(재무부)가 중앙은행의 정책에 관여하게 되어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또한 연준의 FIMA 프로그램을 확대할 것을 권장한 것도 연준의 신뢰 훼손을 불러올 수 있는 움직임이다.
원래 FIMA는 외국 정부 보유자가 보유한 미국 국채를 달러 현금으로 교환하는 환매 계약을 통해, 보유자가 유동성이 부족할 수 있는 시장에 국채를 매도해야 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당장 금융 안정에 대한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외국의 환율 관리 활동을 지원하여 국채 금리를 안정시키는 용도로 설계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미국 재무부의 연준에 대한 ‘권고’(라고 쓰고 요구라고 읽는다)는 중앙은행에 대한 재정 지배(fiscal dominance)에 가깝다.[18]
최근 미국 국채 금리 상승 배경에는 연준의 인플레 억제 의지에 대한 의문이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재무부의 개입에 따라 연준의 정책 신뢰가 훼손된다면 또다시 장기 채권 금리 상승이라는 악재가 재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재무부가 유동성이 낮은 장기 국채 매입을 확대하겠다고 깜짝 발표한 것은 근본적인 원인이 아닌 증상만을 해결하는 조치다. 단기적으로는 수익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미국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에 대한 평판을 훼손하여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을 상승시킬 가능성이 남는다. 

[1] U.S. Department of the Treasury(USDT), “Treasury Announces Increased Sizes of Nominal Long-End Liquidity Support Buybacks Beginning September 9,” Aug. 19, 2026.

[2] The Wall Street Journal, “Scott Bessent’s Yen Trade Has Unintended Consequences for the Markets,” Aug. 5, 2026.

[3] The Wall Street Journal, “Bessent Leans Into His Role as America’s Bond Trader in Chief,” Aug. 19, 2026.

[4] Ibid.

[5] The Wall Street Journal, “Stock Market News, Aug. 19, 2026: Bond Yields Dive After Bessent Steps Up Buybacks,” Aug. 19, 2026.

[6] USDT, op. cit.

[7] The Wall Street Journal, “High Anxiety in the Bond Market,” Aug. 18, 2026.

[8] The Wall Street Journal, “U.S. Debt Just Topped $40 Trillion: How We Got Here,” Aug. 19, 2026.

[9] The Wall Street Journal, “High Anxiety in the Bond Market,” Aug. 18, 2026.

[10] The Wall Street Journal, “Bonds Are Getting Hammered, and Wall Street Says the Rout Won’t End Anytime Soon,” Aug. 18, 2026.

[11] Maurice Obstfeld (PIIE), “In trying to prop up the yen, the US wants to have its cake and eat it too,” Aug. 11, 2026.

[12] CNBC, “Bessent says U.S. backed Japan’s yen intervention to help stabilize Asia,” Aug. 4, 2026.

[13] The Wall Street Journal, “Bonds Are Getting Hammered, and Wall Street Says the Rout Won’t End Anytime Soon,” Aug. 18, 2026.

[14] DoubleLine, “Honebuto Shock: Japan Courts a Truss-Like Redux,” Jul. 20, 2026.

[15] Ibid.

[16] 메리츠증권, “미일 외환시장 공조 개입의 여러 논점들”, 2026년 8월 11일.

[17] Morgan Stanley, “Why the Yen’s Next Move Depends on the Fed,” Aug. 18, 2026.

[18] Maurice Obstfeld, op. c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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