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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3주차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미국 증시의 강세 전환과 재개되는 무역 전쟁에 대해 다룹니다.
불확실성과 무역 전쟁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미국 증시가 반등하며 강세로 돌아서자, 이를 둘러싸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1]
한 가지 해석은 달러화 가치가 하락함으로써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창출한 수익의 달러 환산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국 통화 평가절하는 기업 가치 평가에 긍정적이다. 더욱이 달러화 가치 하락 자체가 투자자들을 놀라게 한 것도 사실이다. 경제 이론에 따르면 관세 인상은 통화 가치 상승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정반대의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상은 달러화로부터의 자본 도피가 관세로 인한 충격을 압도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달러화 약세는 미국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여 잠재적으로 미국 기업의 수익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림 1. 미국 S&P500과 달러화지수
출처: Tradingeconomics.com, 딜로이트 인사이트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 주가가 급락한 이후 강력한 회복세를 보인 것은 유럽 주식과의 수익률 격차를 메웠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2] 이는 각국의 주가 지수를 해당 국가의 통화 가치로 평가할 때 사실이다. 하지만 유럽 주식을 미국 달러화 가치로 평가한다면, 유로화와 파운드화 가치 상승으로 인해 미국 주식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보인 셈이다. 이러한 차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아직 미국 경제에 대해 유럽보다 더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이는 무역 전쟁에 대한 불안감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다양한 해석에도 불구하고, 미국 투자자들이 무역 갈등의 잠재적 영향에 대해 상대적으로 느긋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예상 밖이다. 아마도 이는 4월 말 이후에는 갈등이 상대적으로 가라앉았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4월에 급등했던 정크채와 국고채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이제 2월 수준으로 낮아졌는데, 이는 위험에 대한 인식이 줄어들었음을 시사한다.[3] 그러나 최근 미국 행정부의 무역 관련 발표와 위협을 고려할 때, 무역 전쟁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그림 2. ICE BofA 미국 하이일드지수 옵션조정 스프레드(%)
출처: Ice Data Indices, LLC via FRED®, 딜로이트 인사이트
아마도 투자자들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이 실효 법인세율에 미칠 영향에 대해 낙관적인 기대를 할 수도 있다. 이와 반대로, 해당 법안으로 인해 차입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면 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은 무역 전쟁이 이미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예상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건강한 상태이고 인플레이션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향후 5년간 기대 인플레이션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무역 전쟁의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좀더 걸릴 수 있다.
그림 3. 5년 기대 인플레이션율(%)
출처: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via FRED®, 딜로이트 인사이트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의약품에 200%, 구리에 50% 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지만, 미국 주식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4] 분명히 다수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협상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상당수 투자자들은 아예 무역 관련 뉴스를 무시하고 다른 변수에 주목하기도 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정작 대통령이 역사적으로 높은 관세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잊고 있는 것 같다.
흥미롭게도 모든 투자자가 대통령의 발언을 무시한 것은 아니다. 50% 관세 부과 위협 소식이 나온 뒤 구리 가격이 이틀 새 약 10% 상승한 것이다.[5] 구리가 다양한 중요 제품 및 산업에서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사소한 일이 아니다. 50% 관세 부과가 시행되면, 많은 핵심 제품의 생산 원가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주식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는 관세율 설정 마감일인 8월 1일 이후 평균 미국 관세율이 18%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약 18%인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전망은 상대적으로 낙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의견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관세율은 9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평균 관세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의 비중은 5% 미만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은 관세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의 잠재적 영향을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부터 무역 환경은 관세 위협, 관세 부과, 관세 철회, 관세 결정 연기 등으로 점철되어 왔다. 이로 인해 전략적 의사 결정과 그에 따른 투자가 어려워지고 있다. 상당수 기업들은 더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결정을 미루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다수의 기업이 결정을 미루는 것은 전반적인 기업 투자와 결과적으로는 전반적인 경제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채권 수익률과 달러화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압력은 크지 않다. 4월 초 고율 관세 부과 발표 직후 미국 주식 시장이 급락하면서 미국 정부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관세 부과를 연기했던 것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최종 관세율이 8월 1일 이전에 발표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시장의 기대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계속해서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지금까지 체결된 네 건의 무역 합의(영국,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에서 미국이 부과한 관세율은 사상 최고 수준이었으며, 이는 향후 다른 나라들과 협상에 있어 본보기가 될 수 있다. 미국은 관세 최종 결정을 8월 1일로 연기했지만, 점차 미국과 나머지 세계 간 새로운 관계 구축을 위한 틀이 형성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정상에게 서한을 보내 구체적인 사항을 명시하지 않은 채로 이들 국가가 무역 정책을 변경하지 않는 한 해당국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밝혔다.[6]
현행법에 의하면, 미국과 한국은 오랜 기간 협상을 거쳐 미국 의회의 승인을 받은 양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상태다. 새로운 관세가 부과된다면 해당 협정은 종료될 것이다. 이는 한국 정부가 미국을 달래기 위해 어떤 양보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필자가 보기에는 아마 양보할 것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보낸 서한은 한국과의 양자 무역 적자에 초점을 맞추고,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더 많이 투자할 것을 촉구한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면 미국으로의 수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서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해 보자면, 첫째, 미국으로 유입되는 투자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무역 적자 증가로 이어진다. 자본 흐름과 무역 흐름은 서로 상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한 국가의 전반적인 무역 불균형이 중요하지만, 이는 무역 규칙의 결과는 아니다. 셋째, 한국이 미국을 만족시킬 만한 의미 있는 양보를 하지 못한다면, 높은 관세 장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는 한국 경제에 분명히 타격이 되겠지만,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더욱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다른 국가로 무역을 전환하게 될 수도 있지만, 이는 다른 국가의 수출에 대한 관세가 더 낮을 때에만 가능하다. 미국이 대부분의 국가에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면, 수입 대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일본 지도자들은 미국이 일본제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려는 한다는 소식에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7] 일본 측은 양국 간의 광범위한 경제적, 정치적 관계를 감안해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이시바 일본 총리는 최근 "일본은 미국에 대한 세계 최대 투자국으로,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우리는 다른 나라들과는 다른 여건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분명히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이들 국가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8월 1일부터 발효되는 잠재적 관세율을 발표했다.[8] 그가 합의 가능성을 열어 두었기 때문에 이러한 제안된 관세율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매우 불확실한다. 다만 우리가 아는 것은 최종 관세율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경우 지난 4월 2일에 발표되었지만 부과가 연기된, 이른바‘상호’ 관세와 유사한다. 이러한 새로운 관세율이 시행되면 평균 미국 관세율은 10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하고, 이에 따라 세계 무역 흐름과 대외 투자 흐름을 교란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러한 제안은 현재 고려 중인 특정 품목에 대한 잠재적인 새로운 관세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미국 법원이 국가 단위 관세가 대부분 불법이라고 판결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9] 만약 이 판결이 상급 법원에서 인정된다면, 미국 정부는 주요 무역정책 도구로 품목 관세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높아질 경우, 세계 경제의 판도가 바뀔 것이다.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강화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는 결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 정책 경로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관세는 수입 감소와 소비자의 구매력 저하로 이어져 미국 경제 성장 둔화를 초래하고,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른 국가들의 경우, 미국의 고율 관세에 따라 상호 무역 증진 및 내수 진작 노력을 강화할 것이다. 지난주 독일 총리 가 유럽연합(EU)에 대해 시사했듯이, 일부 국가들은 보복 조치를 시행할 것이다.[10]
미국 정부는 동남아시아에도 매우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기업들이 중국 내 사업 운영 위험을 줄이기 위해 투자금의 상당한 부분을 동남아시아로 옮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요한 문제다.
현재 미국 행정부는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25%에서 4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처럼 고율 관세가 부과될 경우 이들 국가에서 조립된 제품을 많이 구매하는 미국 소비자들은 상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해당 수출국에는 매우 큰 악영향을 미쳐 기존 공급망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11]
아직 동남아 지역에 대한 관세율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협상이 진행 중이다. 미국은 이미 베트남과 합의에 도달했는데, 미국이 베트남산 수입품에 20% 관세를 부과하는 대신 베트남은 미국산 수입품에 무관세를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이러한 합의가 이웃 국가들에 본보기가 될지는 불확실하지만, 인도네시아의 경우도 베트남에 이어 무역 협상을 최종 타결하여 당초 32%였던 관세율을 19%로 낮췄다. 이 정도 관세율 인하조차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다른 동남아시아 주요국 지도자들은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새로운 무역 환경을 비판하며 "전 세계적으로 한때 성장 촉진을 위해 활용되던 수단이 이제는 압박, 고립, 그리고 억제에 사용되고 있다. 관세와 수출 제한, 투자 장벽은 이제 지정학적 경쟁의 날카로운 무기가 되었다"고 말했다.[12]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은 내수 진작과 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2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13]
몇 달간 잠잠했던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관계가 다시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적용 대상 품목을 제외한 캐나다산 수입품에 3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정부에 따르면, 캐나다에 대한 관세 면제 범위가 변경될 가능성은 있다.[14]
이 소식에 대한 금융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미국 주가는 일시 급락 후 소폭 반등했고, 캐나다 주가도 마찬가지였다. 캐나다 달러화의 가치는 급락했지만, 이후 35% 관세가 반드시 발효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에 크게 반등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이 제기하는 모든 위협이 협상의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다른 국가들과 합의한 내용을 보면, 미국은 비교적 높은 관세를 유지할 의도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캐나다 수입품에 대한 35% 관세율은 올해 초 부과하려던 25%보다 높다. 캐나다는 마크 카니 신임 총리가 취임한 뒤 미국과 관계 개선에 힘써왔다. 심지어 미국이 불만을 제기했던 디지털 서비스세를 폐지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이러한 관세는 부분적으로 펜타닐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가 펜타닐 유통을 막기 위해 협력한다면, 이 서한에 대한 조정을 고려할 것이다. 이 관세는 캐나다와의 관계에 따라 상향 또는 하향 조정될 것이다. 여러분은 미국에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캐나다가 보복 조치를 취할 경우 미국의 관세가 더 인상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펜타닐의 양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캐나다 정부는 이러한 펜타닐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지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카니 총리는 이러한 측면에서‘중대한’ 진전이 있었다며, 미국 정부와 협력하여 이견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미국과 캐나다 무역 관계에 어떠한 변화가 발생하든 궁극적으로는 미국-멕시코-캐나다 간의 기존 자유무역협정(USMCA)에 대한 재검토로 대체될 것이다. 이러한 재검토는 2026년에 이루어지며, 협정을 개정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행정부가 4월 초 상호 관세를 부과했을 때, 각국의 관세율은 대미 무역흑자 규모에 따라 결정되었다. 대미 무역적자를 기록한 국가에는 10%의 기본 관세가 부과되었다. 브라질은 대미 무역적자를 기록한 국가 중 하나이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 정부가 쿠데타 시도 혐의를 받고 있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기소하고 있다는 이유로 브라질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15] 이는 경제적 요인이 아닌 정치적 요인에 기반한 관세다. 이번 사례로 볼 때, 미국 정부는 경제적 요인과 관계없이 관세를 외국 정부에 압력을 가하는 궁극적인 수단으로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브라질이 트럼프를 만족시키기 위해 자국의 법적인 판단을 변경할 가능성은 낮다. 이번 미국의 위협에 따라 브라질 통화 가치가 급락했고 브라질 주식 시장도 하락했다. 브라질 수입품에 50% 고율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브라질은 미국의 최대 커피 공급국가이다. 이번 소식에 커피 선물 가격이 급등했다.[16]
그림 4. 아라비카 커피 선물 가격(미화 센트/파운드)
출처: Tradingeconomics.com, 딜로이트 인사이트
브라질은 또한 미국의 3위 제철용 석탄 수입국이다. 브라질 기업이 석탄을 가공하여 미국에 판매하기 때문에, 관세는 곧 미국 제철 기업의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 나아가 브라질은 미국 항공사들이 단거리 노선에 선호하는 중형 항공기를 포함한 여러가지 제품을 미국에 수출한다. 이 때문에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면 매우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 행정부는 8월 1일부터 구리 수입품에도 5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약 18%인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이 8월까지 크게 인상될 것이다. 올해 초까지 해도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3% 미만이었다.
미국은 국내에서 소비하는 구리의 약 60%를 수입하며, 그 대부분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칠레에서 수입한다. 나머지 약 40%는 국내 광산이나 폐 구리 재활용을 통해서 나온다. 관세 부과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기업들이 신속하게 선구매에 나서면서 구리 가격이 급등했다. 실제로 미국의 구리 재고는 올해 초 이후 거의 두 배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러한 미국 기업의 움직임은 세계 최대 구리 소비국인 중국에게 우려 사항이다. 한편 관세로 인해 미국 광산이 혜택을 볼 가능성이 생기면서 글로벌 구리 시장의 혼란이 예상되자 다국적 대형 광산 회사들의 주가가 하락했다.[17]
그림 5. 구리 선물 가격(미 달러/파운드)
출처: Tradingeconomics.com, 딜로이트 인사이트
미국의 관세가 크게 인상되자, 조만간 수입품 가격이 크게 상승하여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승리를 선언했다.
예를 들어, 미국 정부는 일본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관세에 대응하여 가격을 인하하면서 일본산 자동차의 수출 가격이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일본 자동차 생산업체들의 마진이 타격을 입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항상 말했듯이 수입품 가격이 실제로 하락하고 있다. 가짜 뉴스와 소위 '전문가'들이 또 틀렸다. 관세가 미국 경제 호황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18]
관세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을 수도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다만 관세의 영향이 공급망을 거쳐 최종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일부 생산자들이 초기에는 마진을 줄여서라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미 2024년 11월 미국 대선 이후 관세 부과 가능성이 커졌을 때, 미국으로의 수입이 일시적으로 급증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재고가 쌓였고, 기업들이 아직은 이러한 재고에 의존하고 있다. 초과 재고가 소진되면 관세의 실질적인 물가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 상황이 바뀔 조짐이 나타났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6월 물가 지표에 따르면, 물가 압력이 2개월 연속 강화되었고, 일부 내구재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 이번 결과는 관세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출처: U.S. BLS, 딜로이트 인사이트
물가 지표의 세부 사항이 좀더 흥미롭다. 많은 가정용품과 가전제품이 중국에서 수입되는데, 이들 수입품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서 일부 제품 가격이 6월에 급등했다. 예를 들어, 가전제품 가격은 월간 2.3% 상승했고, 창문 및 바닥재 가격이 4.2%, 비전기용 조리기구 가격은 4.0% 각각 올랐다. 오디오 장비 가격도2.9% 상승했다. 이 정도 월간 상승률은 관세로 인해 발생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내구재 가격은 전월 대비 0.5% 상승했으며, 1년 전과 비교하면 0.6% 상승했는데, 연간 상승률이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였다. 내구재 가격은 오랜 기간 꾸준히 하락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앞으로 몇 달 동안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연준은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선물시장은 연준이 연말까지 두 차례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확률을 70% 이상으로 보고 있는데, 10월과 12월에 각각 한 차례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연준이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을 일시적인 것으로 간주할 것이며, 관세가 경제 활동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듯하다.
한편, 예일 예산연구소(Yale Budget Lab)의 7월 14일 현재 미국 관세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20.6%로 1910년 이래 가장 높다. 소비 패턴이 변경될 경우에 평균 관세율은 19.7%로, 1933년 이후 최고치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20]
연구소는 이러한 관세로 인해 2025년 물가 수준은 기준치 대비 2.1% 상승하게 되고, 이는 가구당 평균 2,800달러의 손실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세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신발 가격이 44%, 의류 가격이 40% 각각 상승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도 각각 20% 및 18%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