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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역사기TF가 재정의한 통상 컴플라이언스 가이드라인

Executive Summary

통상 리스크는 더 이상 비용 이슈가 아닙니다. 글로벌 공급망(SCM)의 지정학적 균열과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통상 리스크는 공급망 운영과 경영의사결정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집행 체계는 2025년부터 빠르게 재편되었습니다.

  • 2025년 8월, 법무부(DOJ)와 국토안보부(DHS)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이 '무역사기TF'를 공동 출범시켰습니다.

  • 2026년 6월 3일, 행정명령 제14411호가 관세 집행 기반을 강화하고 공급망 규정 준수의 정책 우선순위를 높였습니다.

  • 2026년 7월 14일, 법무부가 첫 가이드라인 「무역사기 집행 리소스 가이드」를 발간했습니다.

집행 방식도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사후 관세 추징과 통관 보류(Detention) 중심의 행정 제재였습니다. 지금은 고의적 관세 회피와 밀수 혐의에 민·형사 집행이 연계됩니다.

한국의 노출도는 특히 높습니다. 2024년 대미 수출 1,278억 달러, 무역수지 흑자 557억 달러로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동시에 중국산 원자재·부품 의존도가 높아 대중(對中) 제재와 우회수출 검증 강화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이 리포트를 통해 무역사기TF의 집행 동향과 기업의 통상 컴플라이언스 점검 과제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무역사기TF가 높은 집행력을 갖는 이유는 법무부(DOJ)의 민·형사상 기소 역량과 세관(CBP) 및 국토안보수사국(HSI)의 현장 집행 권한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었기 때문입니다. 해외 수출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세 가지 사법적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정부에 납부해야 할 관세 및 세금을 '주의의무 위반'(Reckless Disregard) 혹은 '고의적 외면'(Willful Blindness)을 통해 누락한 경우,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적 요건에 따라 FCA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책임이 인정되면 실제 피해액의 최대 3배에 달하는 손해배상과 건별 민사제재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미국 법원이 규정하는 '고의적 외면'의 개념입니다. 이는 단순히 상위 공급망(upstream partners, Tier 3·4 vendors)의 위법 행위를 미처 몰랐다는 사실적 무지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공급망 내에 잠재적 위험 신호(Red Flags)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합리적인 실사(Due Diligence) 프로세스를 의도적으로 수행하지 않은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즉, 공급망 실사 시스템이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거나 협력사가 제시한 정보에만 의존해 필요한 검증을 생략했다면, FCA상 실제 인식, 고의적 외면 또는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불리한 요소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또한 내부 임직원이나 경쟁사 등 정보 보유자가 관련 행위를 고발할 경우 포상금을 지급하는 퀴탐(Qui Tam) 또는 내부고발자(Whistleblower) 제도는 기업 내부자료와 대외 신고자료 간 불일치가 조사 단서로 활용될 가능성을 높입니다. 미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3 회계연도 기준 FCA 전체 합의 및 판결액은 4조원(26.8억 달러)을 넘어섰으며, 이는 미 법무부가 FCA를 활용한 민사 집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편 AI 시스템과 내부고발 제도의 상호작용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CBP의 AI 시스템(ACE 2.0)이 공급망의 외형적 데이터인 선적 정보와 지분 구조를 분석해 이상 징후(Anomaly)를 포착한다면, 내부고발자 제도는 허위 서류 작성이나 이중 계약처럼 데이터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위법 행위의 정황과 의도를 드러냅니다. 내부고발자가 제공하는 이메일과 내부 보고서 등의 증거가 AI 분석 결과와 함께 검토될 경우, 사법 당국이 위법 행위의 존재와 관련 당사자의 인식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밀수 및 위법한 방법으로 물품을 미국에 수입한 경우에는 미국 형법 제545조에 따라 법정 최고 20년의 징역형과 형사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며, 밀수 물품 또는 그에 상응하는 가치는 몰수 대상이 됩니다.

또한 방조·공모 책임에 관한 규정에 따라, 수입업자뿐 아니라 해당 물품이 위법하게 수입된 사실을 알면서 허위 서류를 제공하거나 물품의 수령·운송·은닉·판매 등을 지원한 공급망 참여자도 형사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관세 포탈을 통해 부당하게 유보한 이익을 모기업으로 송금하거나 재투자하는 행위는 단순한 회계·재무상 조정의 범위를 넘어,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자금세탁 관련 법률(18 U.S.C. §§ 1956·1957)의 적용 가능성까지 검토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관련 거래구조와 자금 흐름에 대한 추가적인 법률 및 재무 검토가 요구될 수 있습니다.

무역사기TF는 기존 관세·무역사기 집행사례를 바탕으로 우회수출, 관세 회피, 품목분류 오류 등 주요 위험 유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배터리, 자동차, 철강, 전자 등 한국의 주력 수출산업이 특히 점검해야 할 세 가지 핵심 리스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3국 우회수출 및 원산지 허위 표시 (Transshipment)

중국산 원자재나 반제품을 한국 또는 베트남 등 제3국으로 반입해 단순 조립·가공(Simple Assembly 또는 Screwdriving Process)만 거친 후, 한국산으로 원산지를 허위 신고함으로써 미국의 대중(對中) 고율 관세를 회피하는 행위는 미국 당국의 중점 집행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비특혜 원산지 판단에서는 일반적으로 가공을 통해 새로운 명칭·성질·용도를 가진 물품으로 실질적 변형(Substantial Transformation)되었는지가 핵심 기준이며, 단순 조립이나 경미한 가공만으로 원산지가 변경되지는 않습니다.

한국 관세청도 미국의 고율 관세와 수입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국산 둔갑 우회수출에 대응해 2025년 무역안보특별조사단을 출범시키고 집중 단속에 나섰습니다. 관세청은 그 배경으로 국가 신뢰도 저하와 국내산업 피해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대표적 집행사례: Ceratizit USA 사건
Ceratizit USA는 중국에서 생산된 텅스텐 카바이드를 제3국을 거쳐 우회 수입한 혐의와 관련해 816억원(5,440만 달러)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미 법무부는 이후 이 사건을 무역사기TF의 주요 집행사례로 제시했습니다.

반덤핑·상계관세(AD/CVD) 회피와 세번(HTS) 오분류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부과하는 반덤핑 및 상계관세율은 최대 600%에 달합니다. 개별 수출 제조사별로 상이한 관세율이 부과된다는 점을 이용해 관세율이 낮은 수출자 명의로 신고하거나,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품목분류나 물품의 성격을 허위로 신고하는 행위는 중대한 재무적·사법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대표적 집행사례: Perfectus Aluminum 사건
중국산 알루미늄 압출재를 점용접해 반덤핑·상계관세가 적용되지 않는 완제품 '팔레트'인 것처럼 신고한 업체들은 관련 혐의를 해결하기 위해 8,250억원(5.5억 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대표적 집행사례: Ford Motor 사건
포드 자동차는 화물용 밴에 임시 뒷좌석을 설치해 관세율이 낮은 승용차로 신고하고, 통관 후 좌석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회피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5,400억원(3.6억 달러)의 합의금을 지급했습니다. 이는 제품의 형식적 변경이나 허위 분류를 통해 관세 장벽을 우회할 경우 막대한 법률·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강제노동 규제범위 확대와 입증책임 전환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과 러시아·이란·북한 통합제재법(CAATSA)은 완제품뿐 아니라 공급망에 포함된 원자재와 부품까지 추적 대상으로 삼습니다. 특히 UFLPA의 고위험 단속 업종은 기존 4개에서 알루미늄, PVC, 철강, 구리, 리튬, 가성소다 등 총 12개 분야로 대폭 확대되었습니다. 배터리 양극재 원료인 리튬과 차량 경량화 소재인 알루미늄 등을 다루는 한국의 핵심 제조 벨트가 정조준된 셈입니다.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전부 또는 일부가 생산되었거나 UFLPA 제재 대상 기업이 생산한 물품을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것으로 추정하여, 원칙적으로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법률
**러시아·이란·북한 통합제재법(CAATSA): 러시아·이란·북한을 대상으로 금융·무역·방위산업 등과 관련된 제재를 규정한 미국 연방법

표 1. UFLPA 고위험 단속 업종 (High-Priority Sectors for Enforcement)

UFLPA 고위험 단속 업종 (High-Priority Sectors for Enforcement)

표 2. 미국 CBP의 강제노동 관련 수입규제

표 2. 미국 CBP의 강제노동 관련 수입규제

C-Suite가 주목해야 할 핵심은 UFLPA의 '반증 책임'(Rebuttable Presumption) 원칙입니다. 미국 정부가 개별 화물의 강제노동 연루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수입업자가 '명백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로 해당 물품이 강제노동과 무관함을 입증해야 합니다. 사실상 입증책임이 수입업자에게 전환되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미국 CBP의 공식 UFLPA 집행 대시보드에 따르면, 법 시행 이후(2022년 6월~2026년 4월) 42,807건의 화물이 심사 또는 집행 대상이 되었으며, 이 가운데 미국 반입이 허용된 화물은 40.8%에 그쳤습니다. 

한국 기업의 화물이 미국 항만에 도착한 후 UFLPA 단속 대상인 잠재 연계 화물(Potential Input) 또는 직접 연계 화물(Direct Input)로 분류되어 통관보류 대상이 될 경우,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극히 제한적입니다.

그림 1. 강제노동 연루 의심 물품에 대한 미국 CBP의 집행 절차

UFLPA상 잠재 연계 화물에 대해 통관보류 통지서가 발령되면 수입업자는 원칙적으로 30일 이내에 해당 물품이 UFLPA 적용 대상이 아님을 소명하는 원산지 및 공급망 자료를 제출하고, 적용성 검토(Applicability Review)를 요청해야 합니다. CBP의 승인을 받아 30일씩 두 차례 연장하는 경우 대응기간은 최대 90일까지 늘어날 수 있으나, 기한 내 충분히 소명하지 못하면 화물은 수입 배제(Exclusion) 처리될 수 있습니다. 미국 현지 법인과 한국 본사 간 의사소통 및 자료 취합이 지연될 경우 이 기한을 놓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WRO(인도 보류 명령) 적용 물품 역시 3개월 이내에 원산지증명서와 강제노동 무관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기존의 원산지증명서(CO: Certificate of Origin)만으로는 충분한 소명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미국 당국이 요구하는 소명자료는 원자재 채굴 단계부터 제련, 가공, 중간재 조립, 최종 완제품 운송에 이르는 전 과정의 인보이스, 계약서, 자재소요명세서(BOM), 생산지시서, 제품원가 산정 내역, 은행 송금내역을 비롯해, 필요한 경우 현지 노동자의 급여명세서와 근무기록까지 포함합니다. 평시에 공급망 참여기업과 원자재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고 관련 증빙을 축적하는 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면, 최대 90일이라는 제한된 기간 안에 이 방대한 서류를 구비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규제가 사법 집행과 결합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수출기업은 다음과 같은 선제적 조치의 실행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역 실무를 통관·물류 부서에만 맡기기는 어려워졌습니다. 법무, 구매, 재무, 물류 등 관련 부서가 참여하는 최고경영층 직속의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이사회 차원에서 주요 공급망 위험과 대응체계를 주기적으로 감독해야 합니다. 이는 법적 분쟁 발생 시 기업이 합리적인 실사와 관리체계를 운영해 왔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원자재 단계부터 최종재까지의 전 공급망을 디지털로 시각화하고, 고위험 지역이나 지정기업 관련 원자재의 혼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이력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협력업체가 제출한 서류에만 의존하지 않고, 거래·생산·물류 데이터를 연계한 디지털 추적 플랫폼을 운영해야 합니다. 아울러 고위험 원자재 품목에 대해서는 동위원소 분석(Isotopic Testing) 등 과학적 원산지 검증 기술을 보완적 수단으로 활용해 법적 소명과 대응 근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기업이 고의로 무역사기에 연루되지 않았더라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 구조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경로로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대비해 미국 수입 법인이 아직 조사를 받은 이력이 없는 평시에 CBP의 CTPAT 무역 준수 프로그램(CTPAT Trade Compliance Program)에 가입할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CTPAT 파트너사는 강제노동 단속 시 소명자료에 대한 우선 심사 혜택(Front of the Line)과 통관보류·수입배제 또는 압류 가능성에 대한 사전 알림(Preliminary Hold Notification)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혜택이 통관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초기 대응시간을 확보하고 장기적인 물류 지연 위험을 완화하는 실질적인 안전장치가 될 수 있습니다.

* CTPAT(Customs Trade Partnership Against Terrorism): 관세당국과 민간기업 간의 대테러 무역 파트너십

1. 수입자(IOR) 최종 책임의 귀속성 명확화

관세사(Customs Broker)나 현지 수입 대행사에 실무를 위탁했더라도, 허위 신고나 우회 시도에 대한 최종 법적 책임은 계약으로 면책되지 않으며 수입업자(IOR)인 본사 및 법인에 전적으로 귀속됩니다. 이사회 차원에서 이러한 책임 구조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가? 신고의 적정성을 확인하는 정기 검증 절차를 갖추고 있는가?

2. UFLPA 12대 고위험 원자재 공급망 디지털 추적성(Traceability) 검증

리튬, 구리, 철강, 알루미늄 등 UFLPA 우선 집행 분야의 원재료가 다단계 공급망을 거치는 과정에서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또는 UFLPA 지정기업과 연계되지 않았음을 추적하고 소명할 수 있는 디지털 이력관리 시스템과 상시 검증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는가? 고위험 단속 분야의 확대와 UFLPA 지정기업 목록 갱신에 맞춰 공급망 추적 및 검증 프로토콜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는가?

3. 우회 수출(Transshipment)의 위험성 스크리닝

동남아시아나 멕시코 등 제3국 법인에서 원자재를 가공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경우, 미국 세관이 규정하는 실질적 변형(Substantial Transformation) 기준과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는지 사전에 검토했는가? 신제품 출시 또는 신규 거래구조 도입 시 원산지 및 관세 검토 절차를 필수 단계로 운영하고 있는가?

4. 내부 통제 및 내부고발자 보호 시스템 고도화

미국 법무부의 기업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 평가 기준(Evaluation of Corporate Compliance Programs, ECCP)을 반영해 관세 및 통관 관련 내부통제 규정을 명문화하고 있는가? 민사 허위청구법(FCA)의 3배 배상과 내부고발자 제도를 고려한 신뢰성 있는 내부 신고채널, 회계 및 물류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하고 있는가? 임직원이 관세 및 통관 컴플라이언스 위반 우려를 안심하고 제기할 수 있으며, 회사가 이를 신속히 조사하고 시정하는 사내 소통 창구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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