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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인프라를 재편하는 4가지 구조적 변화와 유연한 기술 기반 구축

Key Summary

기업들은 클라우드 전환과 생성형 AI 도입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별 프로젝트 중심의 기술 도입이 반복되면서 시스템 간 연결 구조는 오히려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딜로이트는 이러한 현상을 '설계된 불이익(Architected Disadvantage)'으로 설명하며, 기업의 기술 인프라를 재편할 4가지 구조적 변화를 제시합니다.

· 멀티클라우드는 선택지를 넓혔지만, 데이터 위치와 애플리케이션, 보안 정책을 하나의 구조에서 관리할 운영 체계가 함께 필요합니다.
· AI 에이전트가 확산될수록 개별 AI의 성능보다 여러 에이전트를 조율하는 통제 계층(Control Layer)이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 공간 컴퓨팅과 스마트 글래스로 인터페이스가 현실로 확장되면서, 네트워크와 엣지 컴퓨팅이 곧 사용자 경험이 됩니다.
· 양자기술이 던지는 질문은 도입 시점이 아니라 신뢰 설계입니다. 양자내성 암호 전환 계획을 밝힌 사이버보안 의사결정권자는 38%에 그쳤습니다.

미래의 경쟁력은 기술 도입 속도가 아니라 변화를 유연하게 수용하는 아키텍처에 달려 있습니다. 경영진을 위한 5가지 핵심 시사점을 리포트에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 들어가며: 기술 인프라는 보이지 않는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기업들은 최근 클라우드 전환, 생성형 AI 도입, 데이터 활용 고도화 등 다양한 디지털 혁신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다고 해서 시스템이 반드시 더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개별 프로젝트 중심으로 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시스템 간 연결 구조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기존 시스템을 확장하는 일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집을 계속 증축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방이 필요할 때마다 공간을 덧붙이고 배선과 배관을 연결하면 처음에는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체 구조는 복잡해지고 작은 수리나 구조 변경조차 어려워진다. 기업의 IT 환경 역시 기존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기보다 필요한 기능을 계속 추가하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과거의 레거시 시스템을 해소하기도 전에 또 다른 '새로운 레거시(New Legacy)' 가 만들어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오늘날 이러한 문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클라우드, 생성형 AI, 데이터 플랫폼, 네트워크, 사이버보안뿐 아니라 AI 에이전트, 공간 컴퓨팅, 양자기술 등 새로운 기술이 동시에 빠르게 발전하면서 각각의 기술을 개별적으로 최적화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기술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고 있다. 하나의 변화가 다른 기술과 운영 방식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딜로이트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설계된 불이익(Architected Disadvantage)' 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이는 잘못된 의사결정 하나 때문이 아니라, 당시에는 합리적이었던 기술 선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누적되어 기업의 민첩성과 확장성을 제약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결국 문제는 개별 기술이 아니다. 다양한 기술을 하나의 구조 안에서 연결하고 지속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Enterprise Architecture)에 있다.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빨리 도입하는가보다, 어떤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이를 유연하게 수용하고 확장할 수 있는 구조를 얼마나 잘 설계했는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딜로이트는 향후 기업의 기술 인프라를 재편할 4가지 ‘구조적 핵심 변화(Architectural Shifts)’에 주목한다. 각각의 변화는 독립적인 기술 트렌드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미래 기업의 아키텍처와 운영 방식, 그리고 변화 대응 역량을 함께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① 멀티클라우드 시대의 역설: 유연성은 커졌지만 복잡성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기업들은 멀티클라우드(Multi-cloud), 다양한 형태의 AI, 그리고 여러 AI 에이전트가 동시에 작동하는 환경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시스템의 유연성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아키텍처와 운영 체계가 변화의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클라우드 인프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저장 방식, 네트워크는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전력과 반도체 등 하드웨어까지 기술 인프라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업무가 하나의 데이터센터나 단일 클라우드 환경에서 처리됐다. 하지만 이제는 클라우드와 엣지(Edge), 기업 내부에 구축한 온프레미스 AI 인프라(On-premises AI Infrastructure) 등 여러 환경으로 업무가 분산되고 있다. 일부 애플리케이션은 여러 AI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누어 협업하는 형태로 발전하면서 시스템 간 연결 구조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처럼 운영 환경이 분산될수록 데이터는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시스템을 연결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공유할 수 있는지, 그리고 누가 데이터 접근과 활용을 통제하는지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겉으로 보면 오늘날의 디지털 인프라는 전 세계에 분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터넷 서비스의 상당 부분이 소수의 글로벌 기술 기업의 인프라 위에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특정 사업자나 핵심 시스템에서 장애가 발생하면 그 영향은 개별 서비스를 넘어 다양한 산업과 기업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최근 발생한 대규모 IT 장애는 이러한 구조적 위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기업들은 특정 사업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멀티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인프라 전략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기술 생태계가 완전히 분산되는 방향으로만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각자의 플랫폼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AI 서비스를 공동으로 제공하거나, 서로 다른 플랫폼 간 연동성을 강화하고, 자사 서비스를 다른 생태계에 통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클라우드 시장이 단순한 플랫폼 간 경쟁을 넘어 상호 연결성과 개방성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의 IT 환경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제 기업은 하나의 클라우드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클라우드와 AI 서비스를 함께 활용하는 환경이 일반화되고 있다. 멀티클라우드는 특정 사업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선택지가 아니라 복잡한 디지털 환경을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클라우드를 여러 개 도입하는 것만으로 유연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 위치, 애플리케이션, AI 서비스, 보안 정책 등을 하나의 일관된 구조 안에서 연결하고 관리할 수 있는 운영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결국 멀티클라우드 시대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클라우드를 사용하는가가 아니다.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미래 변화에도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을 구축하는 데 달려 있다.

②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통제 계층(Control Layer)'이 새로운 경쟁력이 된다.

앞에서 살펴본 변화가 클라우드와 인프라 같은 기반 기술에서 나타나고 있다면, 이제는 그 위에서 정보를 찾고 활용하는 방식 자체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의 디지털 환경은 사용자가 직접 검색하고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는 구조였다. 사용자는 검색어를 입력하고 검색 결과를 비교한 뒤 원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러한 과정 자체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핵심 변화는 생성형 AI 자체가 아니다.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AI가 사용자를 대신해 정보를 검색하고, 여러 상품의 가격을 비교하며, 예약이나 구매를 진행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서로 연결하는 일이 점차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사람은 원하는 결과만 제시하고 실제 업무는 여러 AI 에이전트가 대신 수행하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인터넷의 작동 방식 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여러 웹사이트를 직접 방문하며 필요한 정보를 찾았다면, 앞으로는 여러 AI 에이전트가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협력하며 업무를 수행하는 구조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흔히 '에이전트 인터넷(Internet of Agents)' 이라고 부른다. 이는 사람이 직접 개입하지 않아도 AI 시스템들이 서로를 찾아 연결하고,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며, 업무를 분담해 처리하는 새로운 인터넷 환경을 의미한다.
이처럼 여러 AI 에이전트가 함께 작동하는 환경에서는 개별 AI의 성능만큼이나 서로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는 표준과 운영 체계가 중요해진다. 사람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면 협업이 어렵다. AI 에이전트도 역시 공통된 규칙이 없다면 서로 정보를 교환하거나 업무를 나누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주요 기술 기업들은 AI 에이전트 간 상호운용성을 높이기 위한 표준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예를 들어 Google은 A2A(Agent-to-Agent) 프로토콜을 제안해 서로 다른 AI 에이전트가 안전하게 정보를 주고받고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은 개방형 표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단순히 연결만 가능하다고 협업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상황을 함께 이해하고, 서로를 신뢰하며, 역할을 나누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Cisco가 제안한 '인지의 인터넷(Internet of Cognition)' 은 이러한 방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개념이다. 이는 여러 AI 에이전트가 공통된 상황(Context)을 이해하고 동일한 목표를 공유하면서 함께 판단하고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MIT의 Project NANDA 역시 비슷한 방향을 연구하고 있다. 중앙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지 않더라도 여러 AI 에이전트가 서로의 신원을 확인하고, 역량을 검증하며, 안전하게 협업할 수 있도록 분산형 탐색(Discovery), 디지털 신원(Identity), 신뢰(Trust) 체계를 연구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AI 에이전트가 다양한 기업과 서비스를 넘나들며 협력하는 환경에서 중요한 기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데이터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활용하는 것이 중요했다. 앞으로는 여러 AI 에이전트가 같은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반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AI의 의미 기반 검색을 지원하는 벡터 데이터베이스(Vector Database), 필요한 정보를 AI에게 전달하는 검색·추론 파이프라인(Retrieval Pipeline), 그리고 누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관리하는 데이터 접근 권한 관리(Data Permissioning System)와 같은 기술이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여러 AI 에이전트를 어떻게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AI 에이전트 운영 체계와 하이브리드 인프라 전략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에도, 각각 다른 조직에서 별도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AI 에이전트가 늘어날수록 오히려 운영 복잡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기업에는 여러 AI 에이전트를 하나의 목표 아래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통제 계층(Control Layer)이 필요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각각의 AI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 결정하고,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며, 충돌 없이 협업하도록 조율하는 운영 체계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체계가 갖춰질 때 기업은 AI를 단순히 개별 기능으로 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업무 전반에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기술을 실제 업무에 빠르게 적용하기 위한 새로운 운영 방식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운영 체계를 실제 업무 환경에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전진 배치 엔지니어링(Forward-Deployed Engineering)’과 같은 접근도 활용될 수 있다. 기술 엔지니어와 현업이 함께 AI 시스템을 설계·검증함으로써, 에이전트의 역할과 권한, 거버넌스를 실제 업무 흐름에 맞게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기술과 업무를 처음부터 함께 설계할 수 있으며, 거버넌스와 운영 기준도 실제 환경에 맞게 마련할 수 있다.
결국 AI 에이전트 시대의 경쟁력은 더 많은 AI를 도입하는 데 있지 않다. 여러 AI 에이전트를 하나의 목표 아래에서 안전하고 일관되게 연결하고 조율할 수 있는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이러한 운영 체계가 갖춰져야 AI 활용을 단순한 시범사업에서 실제 기업 환경 전반으로 안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③ 인터페이스가 현실로 확장되면서, 네트워크가 곧 사용자 경험이 되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 방향은 과거 메타버스와 같은 완전한 가상공간에서 점차 현실과 연결되는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 스마트 글래스, 앰비언트 AI*처럼 사용자의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인터페이스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는 앞으로의 디지털 서비스가 스마트폰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사용자 경험을 현실 공간으로 확장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앰비언트 AI(Ambient AI): 사용자가 직접 앱을 실행하거나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주변 환경과 상황(Context)을 인식해 필요한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제공하는 인공지능

이러한 변화는 사용자 경험뿐 아니라 기업의 기술 인프라에도 새로운 요구사항을 만들어내고 있다. 현실 공간과 디지털 정보가 실시간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성능,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 실시간 데이터 동기화(Real-time Data Synchronization)와 같은 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화면의 디자인이나 기능만큼이나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가 사용자 경험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 데이터를 중앙 클라우드가 아닌 데이터가 생성되는 현장이나 가까운 곳에서 바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지연시간을 줄이고, 실시간 서비스와 AI 기반 의사결정을 더욱 빠르게 수행할 수 있음

스마트 글래스 시장의 성장도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 글래스라는 기기 자체가 아니다.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현실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보는 새로운 방식의 인터페이스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작업자는 설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점검 정보를 확인하고, 물류 담당자는 창고를 이동하면서 실시간 재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즉, 화면을 찾아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정보가 사용자의 시야에 즉시 제공되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Counterpoint Research에 따르면, 스마트 글래스 출하량은 2025년 하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기기가 등장했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현실 공간과 디지털 정보를 결합하는 인터페이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에게도 새로운 기술 역량을 요구한다. 앞으로는 증강현실(AR) 기반 서비스 설계, NVIDIA Omniverse와 같은 디지털 시뮬레이션 플랫폼 활용, 현실 공간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 홀로그램 기반 시각화, 그리고 음성 기반 인터페이스와 같은 '보이지 않는 인터페이스'가 점차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은 화면을 직접 조작하기보다 말하거나 주변 환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필요한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인터페이스가 현실 공간으로 확장될수록,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아무리 뛰어난 AI와 인터페이스를 갖추더라도 네트워크가 느리거나 연결이 불안정하다면 사용자 경험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앞으로는 네트워크 자체가 하나의 사용자 경험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인 Wi-Fi 6·6E·7, 공장이나 물류센터 등 특정 공간에서 초고속·저지연 통신을 제공하는 프라이빗 5G(Private 5G), 그리고 데이터를 생성하는 현장과 가까운 곳에서 빠르게 처리하는 엣지 연결성(Edge Connectivity)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단순히 통신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현실 공간에서 AI와 디지털 서비스를 끊김 없이 연결하는 기반 역할을 한다.
이러한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멀지 않은 미래에, AI 에이전트는 센서, 위치정보(Geolocation), 로봇과 결합해 현실 세계에서 직접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인터페이스와 네트워크는 더 이상 별개의 영역으로 구분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사용자가 어떤 화면을 보느냐보다, AI와 디지털 서비스가 현실 공간에서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연결되고 반응하는지가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미래의 경쟁력은 새로운 기기를 얼마나 빨리 도입하느냐에 있지 않다. 현실과 디지털 공간을 끊김 없이 연결하고, 사용자가 이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축하느냐가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다.

④ 양자기술은 '연결'보다 '신뢰'를 다시 설계하게 만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양자컴퓨팅(Quantum Computing)을 아직 먼 미래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이 지금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양자컴퓨터 자체 때문이 아니다. 현재 구축하고 있는 시스템이 미래의 보안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는가라는 이슈 때문이다. 지금 내리는 기술적 의사결정이 앞으로 5년, 10년 뒤 기업의 경쟁력과 보안 수준을 좌우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양자내성 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 양자 네트워크(Quantum Networking)*, 광자 기반 전송 기술(Photonic Transmission)*과 같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각각의 기술은 목적은 다르다. 하지만 이 기술들은 공통적으로 미래의 컴퓨팅 환경에서도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신뢰할 수 있는 통신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기업은 이러한 기술 자체보다 현재의 보안 체계가 앞으로도 충분한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양자내성 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 미래의 양자컴퓨터로도 해독하기 어려운 새로운 암호화 기술이다. 기존 암호 체계를 대체해 앞으로도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함

*양자 네트워크(Quantum Networking):양자역학의 원리를 활용해 데이터를 매우 안전하게 전달하는 차세대 통신 기술이다. 데이터가 전송되는 과정에서 도청이나 위·변조 여부를 즉시 확인할 수 있어 높은 수준의 보안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

*광자 기반 전송 기술(Photonic Transmission): 전기 신호 대신 빛(광자)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기존 전자 기반 통신보다 더 빠른 속도와 낮은 전력 소비, 높은 대역폭을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음

이러한 변화는 AI 에이전트가 확산될수록 더욱 중요해진다. 앞으로 AI 에이전트가 여러 시스템을 오가며 정보를 조회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며 거래를 수행하게 된다. 기업은 사람뿐 아니라 AI 에이전트에 적절한 권한을 부여하는 동시에, 그 행동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 다시 말해, 누가 어떤 권한을 가지고 무엇을 수행했는지 신뢰할 수 있는 체계가 기업 운영의 핵심 요소가 된다.
기업은 앞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어떤 AI에게 어떤 디지털 신원을 부여할 것인가?
• AI가 접근할 수 있는 데이터와 권한은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 AI의 행동은 어떻게 모니터링하고 통제할 것인가?
• AI가 수행한 거래와 의사결정의 신뢰성과 무결성은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이러한 환경에서는 기존의 보안 시스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여러 AI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통제 계층과 함께, 모든 활동을 추적하고 검증할 수 있는 신뢰 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변경이 불가능한 기록(Immutable Record)과 같은 기술도 점차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기술은 AI가 수행한 활동을 추적해 책임성을 확보하고 (Accountability), 진위를 검증하며(Verification), 필요할 경우 감사(Audit)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디지털 신원과 신뢰를 위한 국제 표준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World Wide Web Consortium(W3C)은 탈중앙화 신원(Decentralized Identity, DID)과 검증 가능한 자격증명(Verifiable Credential)에 대한 국제 표준을 발전시키고 있다. 또한 Google은 2029년까지 자사 서비스 전반에 양자내성 암호 체계를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도 미래 보안 체계 전환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준비 수준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딜로이트의 Global Future of Cyber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사이버보안 의사결정권자 가운데 향후 3~4년 안에 양자내성 암호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8%에 불과했다. 이는 많은 기업들이 양자 보안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대응은 아직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결국 양자기술이 기업에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양자컴퓨터를 언제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다. '지금 구축하는 시스템이 미래에도 신뢰할 수 있는 구조인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다. 과거 기업이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연결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앞으로는 연결된 데이터와 AI의 판단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즉, 미래의 경쟁력은 연결보다 ‘신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 미래를 준비하는 기술 스택 설계

미래를 준비하는 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능력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과 아키텍처를 갖추는 것이다. 기술은 예상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기업이 구축한 시스템은 수년, 때로는 수십 년 동안 운영된다. 따라서 지금의 기술 선택은 현재의 효율성뿐 아니라 미래의 확장성과 변화 대응 능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위에서 살펴본 4가지 구조적 변화는 기업이 시스템을 설계하고 연결하며 운영하는 방식 자체를 다시 정의해야 함을 보여준다. 앞으로 기업은 개별 기술을 최적화 하는 것 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기술을 하나의 아키텍처 안에서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필요가 있다.
• 중앙집중형 플랫폼(Hyperscale Platform)과 분산형 복원력(Distributed Resilience) 가운데 우리 기업에 적합한 운영 모델은 무엇인가?
• B2B와 B2C 환경에서 앞으로 가장 중요한 고객 접점은 무엇인가? 이에 맞춰 어떤 사용자 경험을 설계해야 하는가?
• 데이터는 어디에서 생성되고 저장되며, 여러 시스템과 AI 에이전트가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어떻게 연결하고 보호할 것인가?
•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수행하는 환경을 고려할 때 현재의 업무 프로세스와 운영 체계는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 현재의 보안 체계와 암호화 방식, 디지털 신원 관리, 거버넌스는 앞으로도 충분한 신뢰를 제공할 수 있는가?
• 특정 기술이나 플랫폼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유연하게 확장하고 전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가?
결국 미래의 경쟁력은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빨리 도입하는가에 달려 있지 않다. 변화하는 기술을 얼마나 유연하게 연결하고, 안전하게 운영하며, 지속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아키텍처를 갖추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앞으로 기업이 설계해야 하는 것 지속적인 기술 변화에도 유연하게 진화할 수 있는 기술 스택과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이다.

❑ 기업 경영진을 위한 핵심 시사점

1. 기술보다 아키텍처를 먼저 설계해야 한다.
-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기보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를 구축해야 한다.
2. AI보다 AI 운영 체계를 준비해야 한다.
- AI 경쟁력은 개별 AI에 있지 않다. 여러 AI를 안전하게 조율하고 관리하는 운영 체계와 거버넌스에서 결정된다.
3. 유연성 확보가 중요하다.
- 특정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멀티클라우드와 하이브리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복원력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4. 사용자 경험은 보이지 않는 인프라가 만든다.
- 네트워크, 데이터, 엣지 컴퓨팅 등 기반 인프라가 앞으로의 서비스 품질과 고객 경험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5. 미래 보안은 신뢰를 설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 양자기술과 AI 시대에는 디지털 신원, 데이터, AI 거버넌스를 포함한 신뢰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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