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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언더라이팅

판단력·책임·구조의 재설계

들어가며

생성형 AI의 확산은 보험산업 전반에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상당수 보험사가 보험 가치사슬 내 여러 영역에서 AI를 사용 중이다. 국내에서도 회사별 경영 전략이나 자산 규모에 따라 AI 활용 수준에 편차가 있으나 32개 보험사가 AI를 업무에 활용 중이거나 활용 예정이다.

특히 방대한 데이터 처리와 복잡한 판단이 요구되는 언더라이팅 영역에서 AI는 효율성과 정확도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생성형 AI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비정형 정보를 해석하고 판단 근거를 정교화해 언더라이팅의 역할과 방식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

다만 AI를 언더라이팅에 적용하는 문제는 기술 도입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인수 여부와 보험료 산출은 소비자 권리와 직결되는 판단이며, AI 활용은 설명 책임, 차별 리스크, 내부통제, 데이터 활용 규제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언더라이팅은 보험산업 내에서도 AI 활용 시 가장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책임성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생성형 AI는 언더라이팅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판단의 질과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보조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핵심은 AI를 도입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구조와 통제 하에서 활용할 것인가다. 본 보고서는 언더라이팅 업무 전반에서 생성형 AI가 만들어낼 수 있는 변화의 방향을 살펴보고, 국내 보험사가 규제 환경 속에서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구조적 과제와 전략적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생성형 AI, 언더라이팅의 판을 바꾸다


보험산업이 기술 혁신을 본격적으로 수용하고 있지만, 언더라이팅의 본질적 목적, 즉 리스크를 정확히 평가하는 일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달라진 것은 방식이다. 맥락을 이해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에이전트 기반 보고서 자동화, 그리고 방대한 문서와 비정형 정보를 지능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은 언더라이팅 업무 전반의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AI 기반 언더라이팅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모습은 명확하다. AI가 리스크를 평가하고 그 판단 근거를 구조화해 제시하면, 이를 바탕으로 사람이 최종 검토와 결정을 내리는 체계다. 이러한 전환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손해보험(P&C), 생명보험, 단체보험 등 각 보험 영역의 특성을 반영한 단계적 기술 도입이 필요하며, 동시에 AI 활용이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교한 변화 관리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아래는 보험 부문별로 고려해볼 수 있는 AI 기반 언더라이팅 전환의 초기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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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생성형 AI 기반 언더라이팅 운영 구조

자료: 딜로이트

공통: 과거 사례와 내부 데이터를 활용한 판단 보조

생성형 AI는 보험 부문별 경계를 넘어, 언더라이팅 전반의 업무 효율과 판단 품질을 보완하는 기능이 공통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영역이 과거 사례와 내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판단 지원이다. 언더라이팅 과정에서 유사 사례를 찾아 비교하고, 과거 인수 결과나 손해 경험을 참고하는 작업은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업무 부담이 큰 영역이기도 하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언더라이터는 복잡한 데이터 구조를 직접 다루지 않고도, 필요한 과거 사례와 판단 근거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리스크 평가를 기존 사례와 비교·점검하고, 판단의 일관성과 설명 가능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 이러한 공통 기능은 특정 보험 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언더라이팅 전반의 업무 흐름을 보다 체계적으로 정비하는 기반으로 작용한다.
다만 내부 데이터와 과거 사례가 활용되는 만큼, 데이터 품질 관리와 접근 권한 통제, 활용 목적의 명확화는 필수적인 전제 조건으로 요구된다. 이러한 관리 체계는 이후 규제 환경과 내부통제 논의에서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

손해보험(Property & Casualty)

손해보험 영역에서 현장의 상태를 정확히 보여주는 이미지는 그 자체로 중요한 리스크 정보다. 건물의 노후 흔적, 내부 구조, 잠재적 위험 요소와 같은 세부 정보는 언더라이팅 판단의 정밀도를 크게 좌우한다. 이미 일부 보험사는 위성 이미지를 활용해 부동산 리스크를 평가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확인되는 정보까지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에는 범용 멀티모달 AI 모델의 발전으로, 전문가가 촬영하지 않은 사진이나 소셜미디어, 오픈 웹 등 다양한 출처의 이미지도 의미 있는 분석 대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이미지는 단순 참고 자료를 넘어, 리스크 판단에 직접 활용 가능한 수준의 인사이트로 전환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는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에 대한 관리 체계가 전제돼야 하며, 규제 준수와 고객 신뢰 확보 역시 핵심 과제로 남는다.
다양한 고정밀 이미지 데이터를 활용하면 고비용의 현장 실사 의존도를 낮추고, 위험 요소를 보다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 생성형 AI는 이미지 한 장에 담긴 방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해석해 확장 가능한 분석 결과로 전환함으로써, 소수의 사례를 검토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수천 건의 사례를 동시에, 그리고 일관된 기준으로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낸다. 이는 인간의 판단 역량만으로는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어려웠던 수준의 정확성과 깊이를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변화는 개별 리스크를 정밀하게 모델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고객의 생활 방식과 우선순위를 반영해 개인화된 보험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획일적인 위험군 분류 대신, 고객이 실제로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에 맞춰 보장 구조를 설계함으로써, 보험사는 가장 적합한 상품을 제안할 수 있다. 그 결과 리스크 평가의 신뢰도는 높아지고, 고객의 니즈와 가치관을 반영한 민첩하고 고객 중심적인 언더라이팅 체계가 구현된다.

생명보험 및 연금보험(Life & Annuity)

생성형 AI의 핵심 경쟁력은 고도화된 NLP를 바탕으로, 그동안 자동화가 어려웠던 방대한 비정형 텍스트에서 핵심 정보를 체계적으로 추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언더라이팅 과정 중 가장 많은 시간과 인력이 투입되는 리스크 평가 영역을 보다 일관되고 효율적인 프로세스로 전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생명보험의 근간을 이루는 대규모 의료 기록을 다루는 환경에서는, 이러한 기술이 리스크 평가의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핵심 수단으로 작용한다.
NLP 기반 요약 기술을 활용하면, 수백 쪽에 달하는 의료 문서도 단 몇 분 만에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로 압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언더라이터는 주치의 소견서(APS)를 자동으로 요약해 제공함으로써, 반복적인 수작업 검토에서 벗어나 보다 중요한 판단에 집중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방대한 문서 속에 묻혀 있어 사람이 놓치기 쉬운 미세한 위험 신호까지 포착함으로써 오히려 더 정밀한 분석 결과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초기 리스크 평가 단계의 효율화는 이후 프로세스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오며, 사람과 자동화 시스템이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구조화된 데이터 기반을 형성한다. 이는 다양한 AI 활용 가능성을 후속 단계까지 확장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여기에 더해, 언더라이터는 생성형 AI 기반 ‘언더라이터 어시스트(Underwriter Assist)’ 대화형 도구를 활용해 보다 능동적인 분석이 가능해진다. 이 도구는 복잡한 의료 이력을 맥락적으로 이해하고, 추가 확인이 필요한 지점이나 중요한 건강 지표, 잠재적 리스크 요인을 자연스럽게 짚어준다. 예를 들어 여러 해에 걸친 검사 수치의 변화가 우려되는 경우, 관련 추이를 정리해 제시하는 동시에 동반 질환이나 생활 습관 요인까지 함께 검토하도록 사고의 범위를 확장해 준다.
이러한 상호작용형 지원은 단순히 정보를 빠르게 찾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언더라이터가 리스크를 보다 구조적으로 사고하도록 돕고, 놓치기 쉬운 질문과 분석 관점을 선제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판단의 완성도를 높인다. 그 결과 개별 사례에 대한 이해는 한층 입체적으로 깊어지고, 리스크 평가의 정확도 역시 자연스럽게 향상된다. 이는 보험사가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고객에게 보다 일관되고 신뢰할 수 있는 언더라이팅 경험을 제공하는 기반으로 이어진다.

단체보험(Group Insurance)

NLP와 예측 모델은 단체보험 영역에서도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단체보험에 적용되는 개인화 리스크 모델은 머신러닝을 활용해, 기존처럼 포괄적이고 획일적인 기준에 따라 위험을 판단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각 집단의 특성과 행동 양식을 반영한 맞춤형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직무 유형, 근무 환경, 건강 특성, 생활 패턴 등 집단별 차이를 정교하게 반영함으로써, 보다 현실에 가까운 리스크 산정이 가능해진다.
생성형 AI의 강점은 텍스트와 이미지 등 서로 다른 형태의 비정형 데이터를 연결해 해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초기 언더라이팅 단계에서는 놓치기 쉬웠던 미묘한 위험 신호까지 포착할 수 있으며, 보다 정밀한 정보가 제공될수록 언더라이터는 근거에 기반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는 언더라이팅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수준 전반의 개선으로 이어진다.
다만 인간의 특성과 행동을 분석하는 머신러닝 모델을 활용하는 과정에서는 데이터 편향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수적이다. 편향된 데이터가 그대로 학습·재현될 경우, 판단의 왜곡은 물론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모델이 특정 집단이나 특성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지는 않은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결과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관리 체계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한편 머신러닝 모델이 패턴을 축적하고 재학습하는 특성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중요한 강점으로 작용한다. 개인화된 리스크 모델은 새로운 데이터가 추가될수록 지속적으로 보완·진화하며, 단기적인 활용을 넘어 중·장기적으로도 안정적인 성능과 활용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자연어 처리 기술은 데이터 검색(Data Retrieval) 영역에서도 언더라이팅 업무의 부담을 크게 줄인다. 데이터 탐색은 현재 언더라이팅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는 핵심 업무 중 하나다. 딜로이트가 제공하는 ‘Talk to My Data’는 사용자가 대규모 데이터 세트에 연결해 자연어로 질문을 입력하면, 시스템이 해당 질문에 맞는 데이터를 즉시 찾아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생성형 AI는 방대한 데이터와 리소스 저장소를 관리하는 ‘데이터 큐레이터’ 역할을 수행하며, 사용자는 데이터베이스를 다루기보다 대화하듯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이미 사망률표 분석에서 활용 가능성을 입증했으며, 향후 다양한 언더라이팅 데이터 자원으로 확장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언더라이터는 과거 사례 데이터에 기반해 이전 손해 경험을 조회하고, 이를 현재 진행 중인 리스크 평가와 비교함으로써 판단의 타당성을 점검할 수 있다. NLP를 활용한 이러한 접근은 과거 사례를 단순 참고 자료가 아닌, 현재 의사결정을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근거로 전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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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보험 부문별 생성형 AI 활용 포인트

자료: 딜로이트

다음 단계: 언더라이팅을 재편하는 AI 에이전트

보험산업의 기술 고도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AI 에이전트는 언더라이팅 프로세스를 질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업무 전반의 판단과 실행을 보조하는 지능형 동반자로서의 역할이 본격화되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언더라이터의 업무 환경에서 다음과 같은 가치를 제공한다.
 
① 규제 변화와 정책 개정 사항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약관·내규 업데이트 과정에서 드러나는 공백을 선제적으로 식별해 개선 방향을 제시
② 자연어 질의를 바탕으로 방대한 비정형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즉시 찾아주는 지능형 정보 탐색자 역할 수행
③ 개별 업무와 케이스를 정리하고 우선순위를 제안함으로써, 언더라이터가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보다 중요한 판단과 역량 고도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

 

AI 에이전트가 도입되면, 언더라이터는 단순한 분석 도구가 아니라 사고를 함께 확장해주는 파트너를 갖게 된다. 에이전트는 과거 사례와 학습 결과를 토대로 개별 케이스별 다음 행동을 추천하고, 업무 흐름을 구조화한다. 이에 따라 언더라이터는 전략적 의사결정에 필요한 여유와 집중도를 확보할 수 있다. 그 결과 언더라이팅은 더 효율적이고 정확해질 뿐 아니라, 고객의 상황과 니즈를 보다 정밀하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이러한 AI 에이전트를 기존 업무 체계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기술 도입 자체보다 명확한 실행 로드맵이 중요하다. 투자 대비 효과를 분명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실제 업무 효율 개선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또한 단계적 도입과 확장이 가능하도록 설계해, 조직과 업무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AI 에이전트는 단발성 실험이 아닌, 지속 가능한 언더라이팅 혁신의 핵심 구성요소로 자리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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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언더라이팅 업무 관점에서 본 생성형 AI의 진화 단계

자료: 딜로이트

AI 활용 확대와 함께 강화되는 규제 환경

AI를 언더라이팅 업무에 적용하면 효율성과 정확도 측면에서 분명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AI 활용은 기존에 보험산업 내에 존재하던 리스크를 증폭시키고, 새로운 유형의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적 관심 역시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설명 오류, 차별, 사기, 운영 장애와 같은 전통적 리스크는 AI 적용 시 실시간으로 대량 확산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소비자 피해가 단기간에 광범위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환각(hallucination), 데이터 오염, AI가 탑재된 로봇·산업 설비·IoT의 오작동 등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위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러한 문제 인식 하에 각국의 금융 감독당국은 AI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금융기관의 책임 있는 AI 활용을 유도하기 위한 규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AI 기본법이 2024년 12월 국회를 통과했으며, 2026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동 법은 고영향 AI, 투명성, 안전성 등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AI 활용 전반에 대한 공통 규율의 틀을 제시하고 있으며, 2024년 9월 공개된 하위법령(안)을 통해 AI 안전성 확보 절차, 고영향 AI 해당 여부 판단 기준, 투명성 고시·표시 범위, 사업자 책무 등이 구체화됐다.
특히 금융 분야에서는 이러한 법적·정책적 흐름을 반영해, 금융위원회가 2025년 12월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하며 AI 활용의 실질적인 운영 기준을 제시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거버넌스, 합법성, 보조수단성, 신뢰성, 금융안정성, 신의성실, 보안성이라는 일곱 가지 원칙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AI를 언더라이팅에 적용할 때 고려해야 할 핵심 통제 요건을 사실상 정리한 기준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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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 주요 원칙과 언더라이팅 적용 시 고려사항

자료: 금융위원회, 딜로이트 분석

예를 들어 보조수단성 원칙은 AI가 인수 여부나 보험료를 독립적으로 결정하는 구조보다는, 사람의 판단을 지원하는 형태로 활용돼야 함을 명확히 한다. 신뢰성 원칙과 신의성실 원칙은 요율 산출과 계약 체결 과정에서 AI의 공정성·편향성 점검과 설명 가능성을 요구하며, 이는 언더라이팅에서 차별 논란과 소비자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핵심 요건으로 작용한다. 또한 금융안정성 원칙은 AI 모델 오류나 외부 IT 리스크가 대규모 계약과 재무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비상정지장치, 백업모형, 감독당국 보고 체계 구축을 의무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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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AI 언더라이팅을 둘러싼 규제 설계 프레임

자료: 딜로이트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AI 언더라이팅을 제한하기 위한 장치라기보다, 어떤 구조와 통제 하에서 AI를 활용해야 지속 가능성이 확보되는지를 제시하는 설계 기준에 가깝다. 결국 국내의 AI 언더라이팅 경쟁력은 모델 성능 그 자체보다, 이러한 규제 원칙을 전제로 한 거버넌스와 운영 체계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축할 수 있는지가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규제 환경에 대한 고려: 한국형 AI 언더라이팅을 규정하는 네 가지 핵심 쟁점

한국의 AI 규제 체계는 AI 활용 자체를 제한하기보다는, 어떤 위험을 어떻게 통제하면서 활용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언더라이팅과 같이 계약 성립과 가격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영역에서는, AI 도입 여부보다 활용 구조와 운영 방식이 규제 수용성과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형 AI 언더라이팅을 설계·운영할 때 다음의 네 가지 규제 쟁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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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국내 규제 환경 하에서 AI 언더라이팅을 가능하게 하는 4대 설계 판단 쟁점

자료: 딜로이트

한국의 정책·법제 흐름은 언더라이팅에서 AI를 독립적인 의사결정 주체로 인정하기보다는, 사람의 판단을 보완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의 보조수단성 원칙, 그리고 개인정보 보호법상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정보주체 권리 규정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보험 인수 여부나 보험료 산출과 같이 소비자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판단을 AI가 전적으로 수행하는 구조는, 규제 수용성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을 동반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환경에서는 AI가 리스크 분석과 판단 근거를 제시하고, 최종 판단과 책임은 언더라이터와 조직이 보유하는 구조가 보다 현실적인 설계 방향으로 작용한다.
AI를 활용한 언더라이팅의 가장 큰 구조적 과제 중 하나는 설명 가능성이다. 보험업법과 금융소비자보호법은 보험요율 산출과 계약 체결 과정에서 부당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는 AI 모델이 산출한 결과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리스크를 세분화하고 개인화할수록, 왜 특정 계약자가 불리한 조건을 적용받았는지에 대한 설명 요구는 더욱 강해진다. 다시 말해, AI 모델의 성능이 높아질수록 규제 부담이 완화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판단 근거의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에 대한 책임이 함께 증가한다. 이로 인해 언더라이팅에서는 모델 정확도 못지않게, 결과를 어떻게 설명하고 내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한다.
AI가 언더라이팅 프로세스에 편입되는 순간, 해당 모델은 단순한 분석 도구가 아니라 내부통제의 대상으로 전환된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AI 위험관리 프레임워크는 AI를 거버넌스, 위험 평가, 위험 통제의 관리 체계 안에 포함시키고, 업무 영향도가 클수록 관리 강도를 높일 것을 요구한다.
언더라이팅은 계약 대량 처리, 가격 자동 반영 등으로 인해 모델 오류가 단기간에 대규모 재무·소비자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는 영역이다. 이에 따라 AI 언더라이팅은 설계 단계부터 검증, 모니터링, 변경 이력 관리, 비상 정지와 같은 운영 통제가 내재화되지 않으면, 효율성보다 감독 리스크가 먼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언더라이팅 고도화의 출발점은 데이터지만, 한국에서는 신용정보법과 가명정보 제도를 중심으로 데이터 활용의 범위와 방식이 비교적 명확하게 규정돼 있다. 외부 데이터, 결합 데이터, 비정형 정보의 활용은 모두 법적 근거와 절차를 전제로 하며, 이는 AI 모델 설계와 직결되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데이터 편향이나 품질 문제는 곧 차별 논란과 규제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한국형 AI 언더라이팅에서는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쓰는가’보다, 어떤 데이터가 왜 사용됐고, 그 결과가 공정한지를 지속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체계가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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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한국형 AI 언더라이팅 설계를 위한 규제 쟁점별 실무 체크포인트

자료: 딜로이트

생성형 AI도입을 위한 전략적 시사점: 한국형 AI 언더라이팅은 ‘기술 도입’이 아니라 ‘구조 설계’의 문제

이처럼 한국의 규제 환경은 한국에서 생성형 AI를 언더라이팅에 적용할 때 단일한 기술 로드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개인정보 보호, 차별 금지, 자동화된 결정에 대한 권리, 내부통제 요구가 동시에 작동하는 환경에서는, AI 도입 자체보다 규제 맥락을 전제로 한 구조적 설계가 성패를 좌우한다. 생성형 AI 기반 프로세스는 업무에 적용되는 순간부터 해당 판단이 어떤 규제 기준 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검증할 수 있어야 하며, 이는 사후 대응이 아니라 기획·설계 단계에서부터 전제돼야 한다. 결국 한국형 AI 언더라이팅은 기술 구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AI의 역할 분담, 통제 구조, 책임 체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결론

규제 환경과 통제 원칙이 전제될 경우, 생성형 AI를 활용한 언더라이팅은 소비자 경험 전반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인수심사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대기와 반복이 줄어들면, 개인과 기업은 필요한 보장을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또한 AI 기반 언더라이팅은 고객의 리스크 특성을 보다 정밀하게 반영한 보장 구조와 가격 설계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보험의 접근성을 높이고 합리적인 보험료 형성에도 기여한다. 이는 규제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AI 활용이, 보험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현실적인 보호 수단으로 확장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자 관점에서 볼 때, 생성형 AI를 활용한 언더라이팅은 보험 이용 경험 전반을 근본적으로 바꿀 잠재력을 지닌다. 인수심사 과정의 불필요한 대기와 반복이 줄어들면, 개인과 기업은 필요한 보장을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또한 AI 기반 언더라이팅은 고객의 리스크 특성을 보다 정밀하게 반영한 보장 구조와 가격 설계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보험의 접근성을 높이고 합리적인 보험료 형성에도 기여한다. 이는 보험이 특정 집단만을 위한 상품이 아니라, 더 많은 소비자에게 현실적인 보호 수단으로 자리 잡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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