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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금융, 첨단기술 접목한 ‘맞춤형 고객경험’이 성공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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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 인사이트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구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이슈에 대한 인사이트를 소개하고 최신 경제산업 데이터와 그 함의를 분석한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매주 금요일에 발행합니다.

딜로이트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 아이라 칼리시(Ira Kalish) 박사를 비롯한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GEN)가 매주 배포하는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를 통해 중요한 세계 경제 동향을 간편하게 파악하실 수 있습니다.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국내 유력지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부 배포되고 있으며, 딜로이트의 풍부최한 경제·산업 인사이트를 전달하는 플랫폼의 기초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 및 활용을 부탁드립니다.

2023년 11월 1주차부터 8주간 딜로이트 주간 글로벌 경제 리뷰는 ‘딜로이트 2024 금융산업 전망’을 부문별로 다룰 예정입니다. 이번 주에 다룰 첫 번째 주제는 소매금융(Retail Banking) 산업 전망입니다.

1. 소매금융, 첨단기술 접목한 ‘맞춤형 고객경험’이 성공 열쇠
  • 예금 유치 경쟁은 지속된다
  • 대출 둔화 속 미상환 증가 위험
  • 고객 자문 서비스가 생존 열쇠
  • 기술 발전과 혁신을 십분 활용하라

 

1. 소매금융, 첨단기술 접목한 ‘맞춤형 고객경험’이 성공 열쇠 

소매금융 업계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을 도입하고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최상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자본조달 비용 상승, 디지털 은행들과 경쟁, 맞춤형 서비스에 대한 수요 급증 등 여러 가지 과제를 안고 씨름하고 있다. 하지만 소매금융 고객들은 복수의 선택지를 제시하는 금융 환경에 익숙해져 있는 데다, 다양한 플랫폼을 오가며 계좌를 이동하고 예금을 분산하기가 더욱 간편해지고 있는 만큼,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임베디드 금융(embedded finance)1과 오픈뱅킹(open banking)2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객들이 알고 있는 소매금융의 면모가 완전히 변하고 있다.

2023년 초 미국 지역은행들의 연이은 파산으로 글로벌 은행권이 한바탕 소요 사태를 겪은 후 예금 유출 양상은 대부분 안정화됐지만, 당시 은행권을 뒤흔든 위험 요인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먼저 금리가 상승하면서 신규 대출과 재융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또 소매금융 고객의 결제 연체로 인해 오토론, 신용카드, 소비자 대출 등의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이에 전 세계 은행들은 채무 불이행이 증가할 것에 대비해 완충장치를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캐나다의 5대 은행은 올해 1분기(1~3월)에 대손충당금을 전년 대비 13배나 늘렸다.3 전 세계 은행들은 2024년까지 대출 기준을 강화하고, 나아가 서브프라임 오토론과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홈에쿼티론(home equity loan)4을 매각 정리하는 등의 방식으로 대차대조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도전 과제들로 인해 2024년 전 세계 소매금융 업체들은 저마다 상이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어떤 은행이 가장 큰 압박을 받게 될 것인가?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려면 사업모델을 어떻게 재편해야 하는가? 고객 충성도를 다시 끌어올리고 거래 시점 이후에도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떠한 기회를 모색해야 하는가?

예금 유치 경쟁은 지속된다

글로벌 예금 흐름은 2023년 2분기에 안정을 회복했으나, 은행이 예금을 유치하기 위해 드는 비용은 갈수록 증가할 것이다. 일례로 미국 은행들의 이자부 예금(정기예금, 적금,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 예금 등 포함)의 비용 부담은 2023년 상반기 말 기준 2.1%로, 1년 전 0.2%에 비해 무려 192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상승했다.5 이러한 상승세는 올해 초 미국 지역은행 줄파산 이후 예금 유치가 한층 중요해지면서 가속화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소매금융 산업은 정책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예금 비용을 낮추기 위해 고전해야 할 것이다(그림 1).

소매금융 고객들은 더 높은 예금이자를 요구하고 있으며, 상당수는 이미 금리가 더 높은 정기예금으로 갈아탔다.6 일부 미국 증권사는 고객의 ‘유보 현금’(held-away cash), 주로 은행 계좌에 예치돼 있지만 고객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나타나지 않는 이러한 현금을 유인하기 위해 은행 예금보다 금리가 더 높은 신규 서비스를 제시하고 있다.7 디지털 뱅킹도 예금 유치 경쟁을 가열하는 요인이다. 디지털 전용 은행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도해지에 따른 불이익이 없는 CD 상품을 제공하는 등 기존 금융상품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 앨라이파이낸셜(Ally Financial)과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마커스(Marcus) 등과 같은 일부 온라인 은행들은 ‘예금 이탈 사태’에 시달렸던 일부 지역 및 중형 은행들과 정반대로 2023년 상반기 총 예금액이 증가했다.8 전통적 은행의 지원을 받는 이러한 디지털 은행과 핀테크 업체들은 2023년 3월 은행권을 강타한 ‘안전 도피’ 사태의 승자였다.9 핀테크 기업 머큐리(Mercury)를 지원하는 초이스파이낸셜그룹(Choice Financial Group)은 올해 1분기 예금 규모가 17% 증가했고, 소파이(SoFi)와 바로뱅크(Varo Bank)도 분기 예금 규모가 각각 37% 및 43% 증가했다.10

유럽에서는 회사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이자가 치솟자 오토론을 위한 대체 자금원을 찾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늘고 있다. 그 결과 더 높은 예금 이자율을 제공11하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통적 은행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12

일부 유럽 은행들은 중요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예금을 유치하기 위한 비용을 지불하기를 꺼리기 때문에, 더 높은 이자율을 찾아 이탈하는 예금 고객이 늘고 있다. 유럽 대형 은행들은 대부분 올해 1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예금 순유출을 기록했다.13 머니마켓펀드(MMF)도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더 높은 현금 투자 수익률을 찾는 고객들에게 인기다.14

새로운 규정과 규제도 소매은행 업계에 부담이다. 특히 규제당국들은 자본 및 유동성 요건 강화, 이른바 ‘예금 고착도’(deposit stickiness)15에 대한 감독기구의 가정 재평가, 자본과 예금의 역학이 은행의 위험 모델링에 반영되는 방식에 대한 감시 강화 등을 우선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은행 파산 사태로 규모와 안정성의 중요성이 부각됐고, 일부 은행들은 특정 자산 규모를 임계점보다 낮게 유지하려는 욕구가 없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금융산업 내 인수합병(M&A) 활동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 특히 향후 M&A 열풍이 거세지면, 예금 고착도는 높지만 대출 플랫폼이 약한 은행들이 매력적인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중형 및 지방 은행들도 저수익 자산을 매각할 수 있도록 외부 자본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M&A 기회를 모색할 수도 있다.16

은행들은 자산관리와 보험서비스와 같은 추가적인 영역을 포함하도록 대화를 넓혀서 고객에게 예금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야 한다. 또한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여 위험 고객 계좌를 식별하고 개별고객의 고유한 상황에 맞는 맞춤형 상품 및 가격 제시 솔루션을 창출해야 한다.17

대출 둔화 속 미상환 증가 위험

금리 상승, 끈질긴 인플레이션, 가계재정 악화 등으로 은행의 대출 사업이 압박을 받고 있다. 상당수 은행은 순이자수익이 개선됐지만, 미상환 건수가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대손충당금 부담이 수익성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지고 있다. 또 미국에서 지난 10월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되면서 가계재정 스트레스가 커져 소비지출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결과적으로 은행은 고객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다가가 부채 관리를 도울 수 있는 금융자문 기반 모델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미국 은행들은 대출 증가세 둔화를 예상하고 소비자 대출 채무 불이행이 증가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지난 1분기 신규 주택담보대출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56% 줄며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일부 은행들은 주택대출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이기 시작했다.18 게다가 조만간 미국 금융 규제당국이 은행 자본 규정을 개편하면서 자본 요건이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19 이러한 변화로 인해 최초 주택구매자 및 소외계층 주택구매자들에 대한 은행 대출 실행 능력이 제한될 수 있다.20

유럽도 주택담보대출 및 소비자 대출 수요가 약화될 것으로 보이는 한편 신용 여건이 경색되면서 소비지출과 경제 성장이 제약을 받을 수 있다.21 아시아태평양 지역 또한 대출 수요가 위축돼 상당수 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본토의 은행들은 고령층 고객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자녀가 대출을 상속받는 릴레이 대출이나 결혼하지 않은 커플에게 공동 대출을 시행하는 등의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22 호주의 주요 은행들은 아예 주택담보대출 사업을 축소하고 상업 대출 사업으로 초점을 전환하고 있다.23

각국 정부와 규제당국들도 은행들의 대출 관행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은행들에게 소비자 지원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주택담보대출 승인 마감 단계에서 대출자에게 불합리하게 부과되는 이른바 ‘쓰레기 수수료’(junk fee) 단속에 초점을 맞추고, 주택담보대출 및 오토론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24 한편 영국 규제당국은 주택담보대출 투명성을 강화하는 규정을 마련했고,25 한국 금융당국은 기존 금융회사의 시중은행 전환 규정을 완화해 은행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려는 조치에 나섰다.26

또 은행들은 신용 위험 모델을 개선하는 데도 힘을 쏟아야 한다. 임대료 지급 이력, 긱(gig) 경제 소득, 공과금 납부 이력 등 대체 데이터를 활용하면, 신용 이력이 없어 이른바 신용 사각지대에 놓인 소비자들을 수용할 수 있다. 또한 자동차 대리점에서 바로 오토론을 승인할 수 있는 기술 등 대출 절차에 도입할 수 있는 임베디드 금융 도구의 개발을 확대할 수 있다.

고객 자문 서비스가 생존 열쇠

글로벌 은행들은 이제 브랜드 인지도에만 의존해서는 고객 기반을 확대할 수 없다. 고객 충성도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고객이 누릴 수 있는 지원과 선택지를 강화해 고객 관계를 고도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은행들은 소비자가 금융 니즈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찾는 허브’(go-to hub)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2024년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무거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인 만큼, 소비자의 금융 니즈가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서베이 결과, 지난 2022년 1월부터 2023년까지 상당수 미국인들의 재정 건전성이 크게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주거래 은행으로부터 안내나 조언을 받았다는 응답자는 21%에 그쳤다.27 은행이 제공하는 자문 서비스로 문제나 요구를 해결한 고객은 그에 상응하는 충성도를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서베이 결과 은행으로부터 재무 자문을 받은 응답자 중 약 절반이 해당 은행에서 신규 계좌를 개설했다.28

은행들은 또한 고객경험을 맞춤화하고 고객 생애주기 가치를 심화하기 위해 고객 데이터를 어디에 활용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고객 맞춤화 서비스는 글로벌 은행 리더들의 우선순위 과제가 된 지 꽤 오래됐다. 하지만 레거시 시스템, 개인정보보호 침해 우려, 데이터 부족, 맞춤형 경험을 설계할 수 있는 데이터 수집 능력 부족 등으로 인해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글로벌 은행 3곳 중 2곳은 특정 시점을 제외하고는 고객의 상황에 대한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9 이는 고객경험에 부정적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재무 성과와 금융사기 탐지에도 악영향을 준다(그림 9).

은행들은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다각도의 고객 접점에서 예측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는 첨단 모델링 도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첨단 AI 역량을 활용하면 더욱 풍부한 맞춤형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결국 은행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 한 명 한 명을 하나의 세그먼트로 보는 단계까지 초맞춤화를 발전시키는 것이다.30 예를 들어, 대출 상품을 찾는 고객이 다른 대출 플랫폼을 알아보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신청을 철회한 것을 발견하면, 은행은 컨설턴트를 해당 고객에게 배치해 타 대출 플랫폼보다 경쟁력 있는 금리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31

은행들은 또한 상품 중심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소비자 중심 조직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금융산업 내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데다, 다른 영역에서 경험한 서비스를 소매금융에서도 기대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일부 고객들은 비금융 기관을 이용하는 것을 오히려 더 편하게 여기기도 한다. 은행 리더들은 비금융 기관들의 고객 소통 방식을 배우고 보다 차별화되거나 총체적인 방식으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 금융서비스 회사 노스웨스턴 뮤츄얼(Northwestern Mutual)은 데이팅 앱을 벤치마킹해 각각의 고객에게 그들의 니즈를 가장 잘 충족시켜줄 수 있는 금융 컨설턴트를 연결해주는 ‘매치메이킹 알고리즘’을 설계했다.32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것도 고객 유치 및 유지를 위한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제3자 기관과 협력해 이벤트성 고객 혜택을 제공하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캐피털 원(Capital One) 카드 발급 시 인기 콘서트 투어 티켓 사전 예약 이벤트를 론칭하자, 음악 팬 수백 명이 소셜미디어에서 이벤트를 공유해 일종의 자동 마케팅 효과가 나타났다.33 이처럼 뱅킹과 관련 없는 새로운 혜택이 고객의 주거래 금융서비스 기관  선택 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브랜드 스폰서십에 수반되는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기술 발전과 혁신을 십분 활용하라

은행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위험을 축소하고, 운영을 간소화하고, 새로운 사기 방지 안전장치를 제공함으로써 고객과의 신뢰관계를 구축할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특히 세계 각지에서 본인의 금융정보에 대한 개인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오픈뱅킹 이니셔티브가 동력을 얻고 있다. 영국, 유럽,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멕시코 등 규제당국과 중앙은행들이 데이터 공유를 가로막는 장벽을 계속 허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CFPB가 고객의 개인정보 통제권을 강화하는 새로운 규정을 고려 중인 만큼, 미국 시장에도 오픈뱅킹 열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새 규정이 마련되면 3P 기업들이 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고객 데이터 접근 동의를 구할 수 있어, 예산계획, 재무관리, 대출 등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 대형 은행들도 지방 은행과 신용협동조합 등 타 기관으로부터 데이터를 공유 받아 자체 사업을 성장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다.34

은행들은 또한 디지털 신원 발행 및 인증을 위한 새로운 방법도 개발해야 한다. 특히 실제 또는 가상의 인간을 흉내내는 딥페이크(deepfake)가 늘어나는 만큼, 신원 관련 기술이 매우 중요해졌다. 또 디지털 지갑(digital wallet)의 도입이 확대되면서 안전장치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북유럽과 캐나다에서는 상당수 금융기관들이 ‘뱅크ID’(BankID)와 ‘인터랙 베리파이드’(Interac Verified) 시스템35을 개발해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 신뢰도를 크게 개선했다. 디지털 경제에서 신뢰 기관으로 거듭난 셈이다. 사용자 개인의 터치스크린, 모바일 앱, 자판 사용습관 등을 분석하는 행동 생체인식 기술 등 생체인식 기술도 금융사기와의 싸움에서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생성형 AI가 위험 대응, 컴플라이언스, 운영 효율화 등 많은 이점을 가져다줄 것이다. 일례로 은행들은 금융상품 인수(underwriting) 절차를 간소화하면서도 정확도를 높이고, 정보 기입이 누락됐거나 불완전할 경우 대화형 AI 툴이 즉각 대출자에게 알림을 보내는 등의 방식으로 AI를 활용해 주택담보대출 신청 경험을 개선할 수 있다.

일부 은행들은 이미 생성형 AI를 활용해 고객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는 시범 사업을 론칭했다. 네덜란드 ABN암로(ABN Amro)는 직원 200명이 고객과의 대화를 요약하는 데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실시간으로 고객 불만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36 스웨덴 클라르나 은행(Klarna Bank)은 전 직원에게 생성형 AI 언어 모델 사용을 지원하고, 이를 직접 경험하게 하고 있다.37 JP모간 체이스(JPMorgan Chase)는 생성형 AI 툴로 인해 2023년 말까지 미화 15억 달러에 달하는 가치가 추가로 생성될 것으로 추산했다.38 JP모간의 소매은행 사업부는 AI를 활용한 신용카드 업그레이드 등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해 이미 성과를 얻고 있다.39

하지만 AI는 새로운 윤리 및 보안 리스크를 수반하기 때문에, 상당수 금융기관들이 여전히 고객 애플리케이션에 AI를 내재화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CFPB는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은행들이 사용자의 질의에 ‘즉각 올바른 대답’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소비자보호법 위반 소지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40 하지만 은행들이 생성형 AI를 안전하게 활용하는 법을 터득하면, 챗봇이 고객과 더욱 디테일하고 이해하기 쉬운 대화를 할 수 있고, 사용자 개인의 콘텐츠 소비 습관에 맞춘 맞춤형 마케팅 캠페인을 펼칠 수도 있으며, 주택담보대출 시행 절차를 간소화해 대기시간을 줄일 수도 있다.


1 임베디드 금융(Embeded Finance)이란 비금융회사가 금융회사의 금융상품을 중개 및 재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자사 플랫폼에 핀테크 기능을 내재화(embed)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입출금계좌 서비스, 전자지갑 및 결제, 대출 등의 금융 서비스를 비금융회사에서 번들(bundle) 형식으로 다른 서비스와 함께 제공하여 본업인 온라인 제품 판매, 서비스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금융수익을 추가로 획득하는 방식이다.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수단을 직접 이용하지 않아도 결제를 할 수 있는 각종 페이 간편결제, 식음료 전문점의 모바일 앱 주문 및 선불카드 결제, 차량 내 간편 결제 서비스, 완성차 업체의 자체 보험 서비스 등이 있다. 출처: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포커스 2021-15호 “임베디드 금융의 성장과 규제”, 2021.07.26
2 오픈뱅킹(Open Banking)은 핀테크 사업자와 금융회사가 금융결제 서비스를 원활하게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 등이 핵심 금융서비스를 신뢰할 수 있는 제3자 기관에 표준화된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Open API)로 제공하는 개방형 금융결제 인프라를 뜻한다. 국내 오픈뱅킹의 특징은 핀테크 회사 등이 합리적인 비용으로 은행결제망을 이용할 수 있는 공동형 플랫폼으로 구축되었다는 것이다. 오픈뱅킹 시스템 단일접속으로 전체 참가 금융회사에 접속하는 효과를 가진다. 이를 통해 은행계좌 잔액조회, 거래내역 조회, 이체 등의 기능을 효율적인 API 인프라를 활용하여 편리하게 구현할 수 있다. 출처: 금융결제원, “오픈뱅킹 운영 및 추진현황”, 2020.07.06
3 Jaren Kerr, “Canada’s big banks log 13-fold rise in loan loss provisions,” Financial Times, May 28, 2023.
4 홈에쿼티론(Home Equity Loan)은 1차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 이후 남은 잔존 담보가치를 활용한 2차 주택담보대출을 말한다.
5 Tim Partridge, Richard Rosenthal, Val Srinivas, and Abhinav Chauhan, Higher deposit costs will challenge banks, even after interest rates drop, Deloitte Insights, July 27, 2023.
6 Nathan Stovall, Syed Muhammed Ghaznavi, and Zain Tariq, “CDs jump at US banks as institutions market increasingly higher rates,”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April 28, 2023.
7 Bernadette Berdychowski, “What’s next for Tampa startup after its bank collapsed,” Tampa Bay Times, April 3, 2023.
8 Gina Heeb, “Online banks winning fight for deposits,” Wall Street Journal, June 3, 2023.
9 Kate Drew, “BaaS banks outperform regionals in deposit fight,” CCG Insights, May 18, 2023.
10 Ibid.
11 Monica Raymunt, Abhinav Ramnarayan, and Albertina Torsoli, “Europe’s carmakers are competing with retail banks for deposits,” Bloomberg, July 3, 2023. 
12 Ibid.
13 Darragh Riordan and Marissa Ramos, “Deposit outflows emerge at European banks,” S&P Global Market Intelligence, June 15, 2023.
14 Val Srinivas and Abhinav Chauhan, End of cheap deposits: Implications for banks’ deposit betas, asset growth, and funding, Deloitte, 2022, p. 5.
15 예금 고착도(deposit stickness)란 스트레스 상황에서 고객이 해당 예금을 계속 유지하는 경향을 다른 예금과 비교한 정도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소매금융 회사가 예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경우 이를 안정적이라고 여겼으나, 급격한 예금 인출 사태로 인한 위기가 발생하자 예금의 안정성이 화두로 부상하였고 이에 따라 고객 예금 종류별로 빠른 이탈 혹은 유지 정도를 비교하는 이른바 ‘고착도’에 대한 가정을 은행 위험 분석에 적용하게 되었다.
16 The Economist, “Why America will soon see a wave of bank mergers,” April 20, 2023.
17 Srinivas and Chauhan, End of cheap deposits, p. 5.
18 ATTOM, “Home-mortgage lending across U.S. falls to more than 20-year low in first quarter,” press release, June 1, 2023.
19 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 “Agencies request comment on proposed rules to strengthen capital requirements for large banks,” press release, July 27, 2023.
20 Paige Smith and Katanga Johnson, “Bank capital rules risk shutting out first-time homebuyers,” Bloomberg, July 27, 2023. 
21 Iain Withers, Valentina Za, and Jesús Aguado, “European banks flag bad loan risks as global economy falters,” Reuters, July 26, 2023.
22 Amy Hawkins and Helen Davidson, “Chinese banks try to revive housing market with mortgages for 95-year-olds,” The Guardian, March 1, 2023. 
23 Byron Kaye, “Analysis: Australian banks' bid to shake mortgage reliance brings new risks,” Reuters, May 16, 2023.
24 Rohit Chopra, “The CFPB intends to identify ways to simplify and streamline the existing mortgage servicing rules,” CFPB blog, June 15, 2023.
25 John Marr, “Consumer duty: the journey continues…,” UK Finance blog, March 8, 2023.
26 Shinhye Kang, “New players can enter Korea’s banking sector for first time in 30 years,” Bloomberg, July 4, 2023.
27 J.D. Power, “U.S. retail bank customers: stressed and looking to their bank for help, J.D. Power finds,” press release, March 30, 2023.
28 Ibid.
29 Fair Isaac Corporation, “Unlocking hyper-personalization at hyper-scale,” accessed September 25, 2023.
30 Plaid, “Tech Talk: Unlock the future of banking personalization to win and retain customers,” Plaid blog, July 23, 2023.
31 Ibid.
32 Garret Reich, “8 inspirational ideas for banks from other industries,” The Financial Brand, January 12, 2022.
33 Jasmin Baron, “Capital One cardholders can get early access to Taylor Swift concert tickets — here are the best cards to consider if you want to get in on the presale,” Business Insider, April 19, 2023.
34 Evan Weinberger, “Open banking rule backers push CFPB to expand eligible data sets,” Bloomberg, April 7, 2023.
35 Finextra, “Banks must act now to embed themselves in the digital identity market,” February 1, 2023.
36 Ryan Browne and MacKenzie Sigalos, “Big banks are talking up generative A.I. — but the risks mean they’re not diving in headfirst,” CNBC, June 13, 2023.
37 William Shaw and Aisha S. Gani, “Wall Street banks are using AI to rewire the world of finance,” Bloomberg, May 31, 2023.
38 Catherine Leffert, “JPMorgan Chase aims to create $1.5 billion in value with AI by yearend,” American Banker, May 30, 2023. 
39 Ibid.
40 Consumer Financial Protection Bureau , “CFPB issue spotlight analyzes 'artificial intelligence' chatbots in banking,” press release, June 6, 2023. 

저자

Mike Wade, US Banking and Capital Markets Practice Leader
Neil Tomlinson, Global Retail Banking Leader
Val Srinivas, Banking & Capital Markets Senior Research Leader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

딜로이트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네트워크(Deloitte Global Economist Network, DGEN)는 다양한 이력과 전문성을 지닌 이코노미스트들이 모여 시의성 있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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